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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0일 (토)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71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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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海秀의 萬病萬藥論

모든 질병은 그에 맞는 약이 있다



金海秀(1858~?)는 일제시대에 『醫方大要』(1928년 간행), 『圖解運氣學講義錄』(1928년 간행), 『萬病萬藥』(1930년 간행), 『大東醫鑑』(1931년 간행) 등 醫書들을 지어 多作으로 유명했던 醫家이다. 그는 1915년 全鮮醫會가 발족될 때 총무로 활동하면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의 저술 가운데 1930년에 나온 『萬病萬藥』은 그 이름부터 특이하다. ‘萬病萬藥’이란 책 제목을 직역한다면 아마도 “만가지 병에는 만가지 약이 있다”는 것이겠지만, 그 깊은 의미를 알아내는 것이 마치 퍼즐을 푸는 것 같다.



먼저, “萬病萬藥” 즉 “만가지 병에는 만가지 약이 있다”는 것은 아무리 복잡한 질병이라도 이를 퇴치할 해당 약물이 이 땅에 존재한다는 의미가 있지 않은가 한다. 이것은 우리 땅에서 나는 약재를 가지고 이 땅에 생존하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 적합한 치료방법이라는 身土不二思想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萬病萬藥』을 살펴보면 앞부분에 “歷代醫學姓氏略述”이 나오는데, 여기에서는 주제별로 의사의 종류를 聖賢醫學, 儒醫學, 明醫學, 世醫學, 德醫學, 禪仙道醫學 등으로 구분하여 기록하고 있다. 말미에는 許浚, 柳 , 康命吉, 李景華, 李獻吉, 丁若鏞, 李濟馬, 惠庵, 洪鍾哲, 崔奎憲, 朴準承, 洪鍾哲, 金弘濟 등 조선 후기부터 당시까지의 한국의 名醫들을 꼽아 놓고 있다. 이것은 조선의 의학이 독자적 전통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깨닫고 계승하자는 주장이 담겨 있는 것이고, 아울러 당시까지의 조선의학의 맥락에서 치료체계를 정리하고 있는 이 책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만가지 병에는 만가지 약이 있다”는 것은 제아무리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라 하더라도 치료법을 강구하기만 한다면 치료방책이 있다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서 “모든 질병은 그에 맞는 약이 있다”고 풀어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金海秀가 이 책을 완성하여 간행한 1930년 무렵은 일제시대로서 한의학이 침체의 일변도의 길을 걷고 있었던 시기이다. 서양의학 위주의 의료정책은 한의학의 생존을 위협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한의학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방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만가지 병에는 만가지 약이 있다”는 구호는 그런 면에서 치료영역이 축소되고 있는 당시 한의계의 입장에서 환자들에게 한의학의 넓은 치료영역을 확인시키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도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雜病門, 婦人門, 小兒門으로 구성되어 있고 處方은 단방요법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순하면서도 찾아 사용하기 쉽게 되어 있다. 치료영역도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있는 질환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萬病萬藥”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만가지 병에 만가지 약이 있으니 각양각색의 질병에 각양각색의 약을 활용해서 하자”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맞춤형 의학을 말하는 현대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각 질환의 성격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그에 대응하는 치료체계를 정형화시키자는 주장과 통한다. 만가지 질병은 다양한 색깔의 증상을 가지고 있으며 그 해당 증상은 해당 약물과 상응한다는 면에서 치료가 되게 되는 숙명적 운명에 처해 있는 셈이다.



얼마전 한의학회에서 만든 포스터에 “百人百色 一人一藥”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그 내용은 “사람마다 체질과 환경이 다르므로 각자에 맞는 약을 찾아서 투여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한다. 이 구호는 개인별 맞춤의학을 지향하는 한의학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내주는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金海秀가 1930년에 주창했던 “萬病萬藥”論과도 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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