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상연구의 중요한 축이 근거중심의학(EBM)으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을 비롯 산·학·연간 임상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에 앞서 공유하게 될 진료정보의 표준화를 모색키 위한 ‘한의 의료정보 표준화 및 공유를 위한 Forum- HL7’이 한의학연구원과 경희대학교가 공동 주최하고, 대한한의정보학회 후원으로 지난 7일 한의학연구원 대강당에서 개최돼 높은 관심을 끌었다.
현재 미국을 필두로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대만 등의 국가에서는 이미 HL7(Health Level 7)을 국가 표준으로 정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진료정보의 국제표준화를 통한 정보공유는 임상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물론 의학 연구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위한 기초 자료로 각종 분석을 통해 역학 및 임상 연구와 교육에 활용할 수 있고,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의사결정 시스템 개발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와함께 HL7의 또 다른 표준인 CDA(Clinical Document Archi tecture)는 문서 교환을 목적으로 한 임상문서를 구조적으로 정의한 문서 표준으로 지난 2000년 11월에 CDA release 1이 ANSI 표준으로 승인된 바 있다.
이에따라 이번 포럼에서는 진료정보의 국제표준화 추구를 위한 다양한 해법이 모색됐다.
경희대 동서의료공학과 박경모 교수는 ‘한의 의료정보 표준화의 현황’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많이 진행된 문헌검색을 위한 용어 표준에 비해 진료정보 용어 표준화 작업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며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진료정보 표준화 연구가 한의학연구원, 한의학회, 각 대학의 연구자들에 의해 중점적으로 수행돼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 경북대 의대 의료정보학과 곽연식 교수(국제표준기구(ISO) 보건의료정보표준 기술위원회 의장)는 “한의학계에서 진료정보의 공유 및 교환을 위해서는 용어의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용어의 표준화는 임상기록을 위한 코드화, 정보검색, 시멘틱웹(Semantic Web)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북대 지능정보연구실 김화선 연구원은 HL7 표준 중 하나인 임상문서규격(Clinical Docume nt Architecture, CDA)에 대한 개요와 함께 경북대병원의 퇴원요약기록을 표준 용어를 기반으로 CDA로 구현한 예를 설명했다.
경북대 컴퓨터과학과 김일곤 교수(지능형진료지원 및 공유센터장)는 CDA문서를 HL7 표준에 준하여 전달하는 소프트웨어를 비롯 HL7 v3 인터페이스 엔진 개발 모형, CDA 저장소의 설계와 병원간의 임상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와 관련 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부 문진석 연구원은 “한의학계도 세계적인 진료정보 표준화 및 공유의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국내 한방의료기관 간은 물론 양방의료기관과도 활발한 진료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HL7 표준을 받아들여 진료의 질적 향상과 한의학 세계화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L7이란 다양한 보건의료정보시스템간 정보 교환을 위해 미국 국립표준연구소(ANSI)가 인증한 표준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보건의료정보의 표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