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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맹유숙 원장

맹유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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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



살다보면 어느 날 문득, ‘내가 왜 이 사람과 연락도 안하고 살고 있나’ 싶은 사람이 떠오른다.

그와의 인연을 생각하면 연락 없는 무심한 세월을 보낸 시간이 길다는 것이 내가 뭐하고 살고 있는 것인가 싶은….



그런 사람에 속하는 한 친구를 만났다. 나보다 나이 어린 선배이다. 학생 때부터 항상 열정과 자신감이 넘쳤고 한의사가 되어서도 그대로 그 열정을 불사르며 진료에 매진하고 있었다. 몇년만에 본 얼굴에는 차분함, 고요함이 더해져 있었다.



문전성시를 이루던 한의원을 체력적인 한계로 그만두고 쉬는 동안 밖으로 향해있던 열정이 내면으로 향하면서 우울증 증상을 겪은 모양이다. 결국 다시 진료를 하면서 우연히도 우울증 환자를 많이 접하게 되었고 그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함께 치료가 되었다고 한다. 자신을 비롯해서 환자, 직원들 모두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을 보면서 한의원이 치유의 공간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치유의 공간



한의원을 치유의 공간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다니,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나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도 그런 게 있지 않을까?

나이가 마흔을 넘으니 20대 때보다 이해하는 폭과 괴로움을 버티는 힘이 더 생기긴 했다. 그 이유가 사람은 누구나 마흔이 넘으면 저절로 그리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자님도 ‘四十而不惑’이라고 불혹을 말씀하시지 않았나…. 또 하나 이유가 있다면 결혼생활과 아이를 키우면서 인내심을 키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만이 아니었다.



환자들과 상담하며 그들의 괴로움을 듣고 위로하고 조언을 하는 과정에서 내 인생의 문제에서도 좌표를 설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편, 아이들, 부모님, 형제, 일상의 많은 문제들에 대해 환자들은 내게 좋은 선생님이었다. 환자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의 고통에 나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견뎌내고 극복하고 모습을 보면서 ‘내가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위로를 받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하는 배움을 얻기도 한다. 한 생각에 머물러 있는 환자를 보면 어떻게든 생각을 바꾸게 하고 싶어진다. 그러면서 내가 고집스럽게 굴던 여러 가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기도 한다. 때로는 경험이 많은 분들께 나의 문제를 남의 일인냥 물어서 해답을 얻어내기도 한다. 치료비는 내가 받고 내가 치료가 되니 염치가 없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한의원이란 곳이 내겐 참 고마운 공간이다.



책을 많이 읽어서 간접 경험을 많이 해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데 책을 별로 안 읽는 내가 그래도 꽉 막힌 인간이 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고,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로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일용할 양식을 얻을 수도 있으니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란 생각도 하게 해 준다.

고맙다, 나의 치유의 공간.

고맙다, 이런 것을 깨닫게 해 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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