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케어 '22년까지 30조6천억원 소요…"현행 국고지원 불확실성 제거해야"
건보 기금화 찬반 논란…기금화 논의 이전 총액예산제 도입 등이 선결 과제
신영석 보사연 선임연구원, '보건복지 ISSUE&FOCUS' 통해 현황 점검 및 대안 제시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5일 '보건복지 ISSUE&FOCUS' 제355호를 발간한 가운데 이번호에서는 신영석 보건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 '건강보험 재정수입 관련 주요 과제'라는 주제로 문재인케어의 보장성 확대에 따른 향후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건보재정 상황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건강보험의 누적 적립금은 약 20조8000억원으로 건강보험 도입 이래 가장 안정적인 재정상황을 보이고 있지만 문케어는 2022년까지 약 30조6000억원이 필요한 보장성 강화계획을 추진하고 있음에 따라 이에 대한 재정 마련을 위해 정부는 매년 보험료를 3.2%씩 인상하고, 적립금 중 약 10조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신 연구위원은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지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안정적 수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또한 국내 사회보험 중 국민건강보험만 유일하게 기금이 아닌 공단의 자체 회계로 재원이 운영되고 있는데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기금화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기금관리기본법 적용 하에 예산회계의 절차를 따라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치게 되므로 국가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반해 반대 입장은 건강보험은 단기성 보험으로 제도 운영과정에서 융통성 및 유연성이 요구되며, 이해당사자간 계약시에도 전문성과 특수성이 요구되는 제도라는 것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출의 효율성은 제외하고 수입 측면에 초점을 맞춰 △국고 지원 △건강보험 기금화 △적립금의 적정 수준에 대해 논의코자 한다고 밝힌 신 연구위원은 "우선 건강보험의 재원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국민부담률 관점에서 건강보험 보장률 및 부담 수준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건강보험급여 확대 등의 복지지출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저출산·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에 의한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라 세원 마련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부담률 관점에서 건강보험 보장률 및 부담 수준을 결정할 필요가 있으며, 건강보험 재원 확보와 관련 보험료와 국고 지원간 비중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우선 국고 지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국고 지원은 재정 안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규모로 보장성 강화에 따라 확대되어야 하고, 보장성 확대 및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를 최소한 현행 수준의 국고 지원 비율을 유지해야 하며, 더욱이 시민단체 등이 보장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국고 지원규모는 현 수준 이상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찬성하는 입장과 함께 국고 지원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규모 증가 속도, 향후 고령화 속도 및 저성장을 감안한다면 건강보험 국고 지원규모가 폭증할 우려가 있어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위협받을 수 있으며, '17년 말 기준으로 건강보험 누적 흑자가 약 20조7000억원에 이르는 반면 국가 재정수지는 적자인 상태에서 건강보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국가 재정 관리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반대의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신 연구위원은 △현행 지원체계를 유지하되 불분명한 규정을 명백하게 하고 한시 지원 규정을 삭제할 것 △국고 지원규모의 증가율을 일반회계 증가율(최근 3년간)에 연동하되 부족한 재원은 간접세(목적세) 방식으로 별도 확충할 것 등의 2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각각의 장단점 및 전문가·관계자 사이에도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는 기금화와 관련 신 연구위원은 "보건의료 환경의 정비가 기금화 논의 이전에 선결과제다. 즉 기금화 도입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을 예측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환경(예: 총액예산제 등)이 전제돼야 한다"며 "또한 현재 기금화에 대한 정부부처 및 전문가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기금화 전환 논의와 더불어 기금화시 건강보험제도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기제 마련과 현행 유지시 투명성 강화방안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글에서는 지난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적립금의 적정 규모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제시하며 그동안 제시됐던 제안내용과 향후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적립금 규모를 감축해야 한다는 의견으로는 △건강보험제도가 당해연도 수입을 통해 당해연도 지출을 충당하는 단기 보험임에도 필요 수준 이상으로 적립금 보유 △건강보험 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급여 지출 비용의 50%' 기준으로 인해 적립금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해질 수 있음 △건강보험 준비금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제대로 쓰이지 않았음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적립금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는 △2010년 이후 세계적 경기 침체에 의한 이용량 감소, 의약품 가격 인하(1조7000억원) 등 지출 합리화 조치 등에 의해 2017년까지 매년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2018년부터는 적자가 예상됨 △문재인케어에 의해 보장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5년간 약 30조6000억원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어서 적립금 규모가 단시간 내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됨 △최근의 흑자 규모에 대해 과도(현행법에 의하면 1년 총지출의 50%를 적립해야 함)하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중장기적으로 재정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어 일정 수준의 적립금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건강보험 흑자 및 누적 적립금에 대해 가입자는 보험료 인상 반대 및 보장성 강화 요구를, 또한 공급자는 수가 인상 요구, 보험자 및 정부는 법정준비금 적립 등 각각의 주장을 제기하며 이해당사자간 입장 차이가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5년 뒤인 2022년에도 최소 1.5개월분 급여비 수준인 10조원을 보유할 수 있도록 재정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며, 향후 10년간 1.5개월분 급여비 수준의 준비금을 지속적으로 보유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신 연구위원은 향후 정책방향과 관련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와 국민의 부담 완화간 균형 확보를 위한 적정 규모의 적립금 보유 및 관리가 필요하다"며 "보험급여 충당 부채, 경제 위기 등에 대비한 적립금 보유는 타당성이 희하며, 예기치 않은 전염병 발병 및 의료이용량 급증에 대비 최소 1개월분의 급여비 이상을 적립하되 국민의 부담을 고려해 최대 3개월분의 급여비 이내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