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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24일 (월)

韓·日, ‘火熱’을 신경·피부·미세혈관 기전으로 해독…황련해독탕의 진화

韓·日, ‘火熱’을 신경·피부·미세혈관 기전으로 해독…황련해독탕의 진화

전국한의학학술대회서 ‘한·일 학술교류 심포지엄-황련해독탕’ 개최
탕약→‘경혈 처방’ 약침→표준화 제제→내시경 결합 지혈까지

한일 심포지엄.jpg


[한의신문] 대한한의학회(회장 이재동)가 23일 대전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중부권역)’를 개최한 가운데 ‘황련해독탕의 현대화’라는 하나의 화두로 한·일 양국의 연구가 모였다. 전통의 ‘화열(火熱)’을 현대 약리기전으로 재해석하고, 황련해독탕의 치료 영역을 확장하는 연구 성과가 한자리에서 제시됐다.

 

대한한의학회와 일본동양의학회(회장 타하라 에이치)가 공동개최한 ‘한·일 학술교류 심포지엄(좌장 요시토미 마코토·남동우)’에선 신경흥분·염증 억제부터 피부–뇌 네트워크·미세혈관 조절까지 아우르는 다중 작용기전과 함께 전통 탕약에서 약침·표준화 제제, 약리학적 지혈제로 이어지는 임상 활용 가능성이 집중 조명됐다.

 

타하라 에이치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전통의학은 공통된 뿌리를 바탕으로 각자의 역사·문화·의료제도 속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만큼 서로 축적한 임상 지식과 경험의 차이에서 배우고, 공동연구와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며 “故 김영신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젊은 의료인과 연구자들이 국경을 넘어 교류하며 고령화·만성질환 등 공통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전통의학의 새로운 가치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의 황련해독탕의 역사적 발전과 최신 적용-신경계 증상 및 질환을 중심으로(권승원 대한한의학회 편집이사) △한의 임상에서 황련해독탕 약침의 활용-전통 이론에서 근거중심 진료로(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 일본 측에서는 △황련해독탕의 피부·정신 증상 개선 효과: 외배엽 유래 증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야마오카 덴이치로 마쓰야마기념병원 교수) △항염증 효과를 넘어선 황련해독탕-약리학적 지혈제로서의 가능성(사카타 마사히로 히라이외과·위장과의원장)이 발표됐다.


권승원 발제.jpg

 

◎ ‘화열’ 잡는 황련해독탕, 신경·자율신경계 넘어 뇌혈관까지

 

권승원 편집이사(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황련해독탕이 감염성 발열·섬망에서 출혈·염증, 신경계 질환·뇌혈관 위험인자 관리로 적응증을 넓혀왔으며, 현대에는 탕약·약침·표준화 제제(HH333)로 제형도 다양화됐다고 소개했다.  

 

권 이사는 황련해독탕을 과도한 생리적 열과 신경계 흥분을 낮추는 ‘전신 냉각 시스템’으로 제시했다. 치료 성패의 핵심으로는 ‘화열(火熱) 변증’을 꼽았다. 화열형(과활동·자율신경 불안정·흉부 열감·갈증·안면홍조·초조·불면)은 빠른 개선을 보인 반면 냉증형(저활동·전신 허약·오한·무기력·우울)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뇌졸중 후 ‘병적 웃음’ 환자 14명에서도 화열형 8명과 달리 냉증형 6명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적용은 △심인성 비간질성 발작(PNES)—황련해독탕·억간산 병용 후 3일 이내 전신 근간대성 발작 소실 △일시적 혈압 상승—4명 모두 1회 투여 후 2시간 이내 수축기혈압 감소 △복부비만—13명 전원 허리둘레 감소·92.3% 체중 감소 등으로 제시됐다. 국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KM-CPG)에서도 치매 행동심리증상(BPSD)·고혈압 동반 어지럼·뇌졸중 후 신경학적 장애 등에 황련해독탕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황련해독탕 기반 표준화 제제 ‘청혈단(淸血丹·HH333)’의 뇌졸중 재발 예방 가능성도 제시됐다. 소혈관질환 허혈성 뇌졸중 환자 356명 대상 2년 관찰에서 재발률은 HH333군 2.0%(3/148명), 기존 항혈소판제군 8.2%(17/208명)였으며, 5년 관찰에서는 누적 재발률 6.2%·이상반응 0건을 기록했다. 현재 236명 대상 다기관·이중맹검·무작위배정·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권 이사는 “황련해독탕의 현대적 활용은 전통 처방의 단순한 적응증 확대가 아닌 정확한 변증을 기반으로, 신경·자율신경계 증상 조절에서 약침을 통한 국소치료, 표준화 제제를 활용한 뇌졸중 재발 예방까지 발전해 온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야아오카 발제.jpg


◎ 피부와 불안의 동시 호전…40년 임상이 던진 ‘외배엽 네트워크’

 

야마오카 덴이치로 교수는 40여 년간의 한방 임상경험을 토대로 황련해독탕 관련 처방의 피부질환·정신 증상 동시 개선 가능성을 제시했다. 피부·구강 및 비강점막·중추신경계가 외배엽에서 유래한다는 공통점에 주목, 피부–점막–장–뇌를 하나의 염증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Skin–Mucosa–Gut–Brain Network’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약용식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2015년부터 황백의 기원식물인 황벽나무를 재배해 누적 2만 그루 이상을 식재했으며, 현재 약 8000그루가 생육하고 있다. 또한 병원 내 정원에서 당귀·황벽·작약·황련·목단·치자 등을 길러 한약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야마오카 교수는 “피부를 치료했는데, 불안까지 좋아졌다”며 주요 임상사례로 △온라인 괴롭힘 이후 사회적 위축·불안과 아토피·여드름 악화→ 청상방풍탕 투여 후 피부병변·불안 감소 및 외출 재개 △항정신병약 부작용 후 불안·우울과 여드름·아토피 동반 악화→투여 후 피부·정신 증상 동시 개선 등을 젯기했다. 청상방풍탕(淸上防風湯)에는 황련해독탕 구성 약재 중 3종이 포함된다.

 

생물학적 연결고리로는 황련의 주요 성분 ‘Berberine’이 제시됐다. 파킨슨병 실험연구에서 △도파민성 신경세포 보호 △신경염증 억제 △신경세포 apoptosis 억제 △장–뇌 신호전달 조절 가능성 등이 보고돼 피부질환을 넘어선 작용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아울러 야마오카 교수는 “피부와 정신 증상의 동시 개선이라는 임상현상을 설명할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며 ‘Skin–Mucosa–Gut–Brain Network’를 향후 검증할 연구 프레임으로 제시했다.


안병수 발제.jpg

 

◎ 약침, 항산화 88%·TNF-α 75%↓…약물 넘어 ‘경혈까지 처방’

 

안병수 회장은 황련해독탕 약침의 전통적 ‘청열사화·해독(淸熱瀉火·解毒)’ 효능을 항염·항산화·신경보호 기전과 안전성·임상근거로 재해석하고, 약물과 경혈을 함께 선택하는 ‘동시처방’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황련해독탕 약침은 황련(Berberine)·황금(Baicalin)·황백(Palmatine)·치자(Geniposide)를 증류·여과·멸균해 조제한다. 전임상에서는 △iNOS·NO 및 NF-κB·IκB 인산화 감소 △비점막 TNF-α 75% 감소 △항산화 효과 농도의존적 증가(0.2mg/mL 23%→1.0mg/mL 88%) △ACh·BDNF·p-CREB 증가 및 기억·학습능력 회복 등이 확인됐다. GLP 단회독성시험에서도 최대 1.0mL 투여까지 사망 및 시험물질 관련 이상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임상문헌 39편의 적용 분야는 △근골격계(경항통·발목염좌·안면마비) △피부·외과계(알레르기피부염·여드름·욕창) △신경·정신계(뇌졸중 후 우울증·두통·HRV) 등이다. 주요 결과는 △안면마비 25명—House-Brackmann grade 3.4→2.7·NRS 8.5→3.0 △뇌졸중 후 우울증—HAM-D 14.3→8.6(p<0.01) △급성 발목염좌—체중부하율 개선 등이 제시됐다.

 

안 회장은 “전임상 기전과 안전성 근거는 비교적 잘 확보됐지만 임상근거는 아직 발전 단계”라며 △경혈·깊이·용량 표준화 △충분한 표본의 위약대조 RCT △장기추적 △국제학술지 등재를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사카타 발제.jpg

 

◎ “보이는 출혈점 너머”…황련해독탕, ‘미세혈관 환경’까지 겨냥

 

사카타 마사히로 원장은 황련해독탕을 기존 청열해독·항염 처방에서 대장게실출혈 등 난치성 출혈에 활용하는 ‘약리학적 지혈제(pharmacologic hemostat)’로 확장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17년 보고한 난치성 출혈 8례(코피·출혈성 위염·십이지장궤양·대장게실출혈·혈흉 등)에서 황련해독탕 투여 후 수분∼수일 내 효과가 관찰됐다. 대장게실출혈 3례는 △72세 남성: 5g씩 2회 관장 후 1∼2일 △78세 남성: 7.5g 1일 3회 복용 후 1일 △79세 여성: 5g 1일 2회 복용 후 1일 만에 효과가 나타났으며, 진행성 위암 출혈에서는 5g을 병변에 직접 살포한 뒤 수분 내 효과가 관찰됐다. 

 

지혈기전으로는 △COX-2/PGE2 조절 △미세혈관·혈관평활근 수축 △염증성 충혈 억제 △혈소판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이는 혈액응고 자체를 촉진하기보다 항염·혈관조절을 통해 출혈 부위의 미세환경을 안정화함으로써 지혈을 유도한다는 가설이다.

 

’15∼’23년 대장게실출혈 환자 161명(재입원 포함 224건) 분석에선 출혈점 확인율이 37.3%에 그쳤으며, 전체 환자의 30.7%에 황련해독탕이 투여됐다. 출혈점 확인 후 내시경 밴드결찰술(EBL)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환자의 30일 이내 조기 재출혈은 0%, 장기 재발률은 12.5%였다. 황련해독탕은 반복 출혈·출혈점 확인 불가·항혈전제 지속 복용 등 고위험군에 주로 사용됐으며, 최대 5년 추적에서 이상반응은 0건이었다. 

 

사카타 원장은 “기계적 치료는 보이는 지점을 치료하고, 황련해독탕은 게실 전체를 둘러싼 취약한 미세환경을 치료한다”면서 “출혈점 확인 시 EBL, 확인 불가·재발 고위험군에서는 황련해독탕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지혈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표 이후 자유토론에서는 발표자와 참석자 간 황련해독탕의 ‘청열(淸熱)’을 현대 약리학적 항염작용과 단순 등치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허열·실열 및 허·실에 따른 적응증 구분 △출혈을 열증으로 해석한 황련해독탕 적용의 임상적 타당성 △허증 환자의 장기투여에 따른 이상반응 가능성 △약침 치료 단계 전환을 위한 임상기준 마련 등 전통 이론과 현대 약리기전을 접목하기 위한 과제가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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