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과전공의협의회(이하 한전협)가 지난 9월 18일부터 9월 22일까지 전국 51개 수련한방병원에 재직 중인 전공의를 대상으로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한의과 전공의 수련환경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전협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전국 전공의를 대상으로 △각 병원별 수련실태 △폭력 및 부조리의 경험 여부 △체감하는 안전 보장의 정도 △수련에 대한 만족도 등을 조사해 한의과 전공의의 수련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바 있으며,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킨 올해 조사에서는 최근 4년간의 응답 경향을 비교하고, 전체 응답자를 △성별 △수련한방병원 유형 △지역 △직위 등으로 나눠 더 세밀한 분석을 시도했다.
또한 보고서에서는 최근 4년간의 응답결과 뿐 아니라 응답결과 중 유의성이 있어 보이는 결과에 대해서는 추가로 해당 결과에 대한 이유 및 전망을 함께 서술했다.
수련 중 언어 폭력 경험 15.8%…지난해 대비 소폭 하락
수련 중 전공의가 겪는 폭력 및 부조리의 경우 △언어 폭력 △신체적 폭력 △성적 폭력 △기타 부조리에 대해 조사했으며, 수련 중 언어 폭력을 경험한적이 있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27명(15.8%)으로 지난해(26.7%)보다 소폭 하락한 결과를 보였다.
신체적·성적 폭력을 당한적이 있다는 응답은 각각 0명, 1명(0.5%)으로 시대가 바뀜에 따라 점차 사라지는 추세로 보이지만, 성적 폭력의 경우 발생비율은 언어적 폭력에 비해 소수이나 피해 사실이 민감한 부분일 수 있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타 부조리의 경우 연차 및 오프 문제 31명(41.3%), 업무 관련 문제 22명(29.3%), 금전 관련 문제 11명(14.7%), 과도한 수준의 징계 6명(8.0%) 순으로 조사됐다.
수련제도 및 수련환경 개선 필요
이번 보고서에는 수련제도 및 수련환경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설문도 함께 진행됐는데 매우 만족한다 21명(11.5%), 대체로 만족한다 64명(35.2%)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총 85명(46.7%) 이었으며, 지난해(40.5%)에 비해 만족도는 다소 높게 나타났다.
다만 전공의 수련제도 및 수련환경 개선 필요성에 대한 설문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135명(74.2%)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지난해(80.2%)보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율은 다소 줄었으나 아직은 수련제도와 수련환경의 개선이 절실함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 수련제도 및 수련환경 개선시 최우선 목표에 대한 응답(복수응답 가능)으로는 경제적 여건 개선 146명(33%), 삶의 질 개선 107명(24.2%), 전공과목별 전문성 강화 105명(23.8%) 등의 순으로 조사돼 이 3가지야말로 현재 수련제도 및 수련환경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확인됐다.
“‘전공의법’ 한의과 전공의에게도 확대 적용돼야”
한전협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각종 폭력 및 부조리에 대한 응답들과 함께 한방병원 수련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며 “그 결과 현재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및 기타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과 전공의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한의과 전공의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도 설문조사를 계속 시행해 흐름을 더 정확히 파악할 것”이라며 “본 설문조사의 문항을 지속적으로 다듬고 시의적절한 설문 문항 개편을 통해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더욱 정확하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의 총 응답자 수는 182명으로 집계됐으며, 성별로는 남성 79명(43.4%), 여성 103명(56.6%)이 응답, 응답자 성비에 큰 차이는 없었다. 수련한방병원의 유형별로는 전문수련병원 소속이 167명(91.8%), 일반수련병원 소속이 15명(8.2%)으로, 전문수련병원 소속 전공의의 응답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직위별로는 전문수련의 3년차 46명(25.3%), 전문수련의 2년차 51명(28.0%), 전문수련의 1년차 34명(18.7%), 일반수련의 51명(28.0%)이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