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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0일 (화)

텃밭에서 찾은 보약 ⑨

텃밭에서 찾은 보약 ⑨

의도하고 심지 않아도 봄이 되면 찾아오는 보약, 냉이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9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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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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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가 중학생이 됩니다. 중학교 배정을 받고 예비 소집일에 가서 여러 안내문을 받아 왔습니다. “교복을 사야하고 이 서류에는 부모 동의를 받아야 하고...” 

스스로 챙기는 아이를 보니 온실 속에서만 키우지는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식물도 온실에서만 키우면 키 크고 잎에 윤기는 나지만 맛이 덜합니다. 그러나 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에 추위를 견디며 조금씩 자란 식물은 독특한 맛이 납니다. 그것을 느낄 수 있는 때가 바로 이맘때입니다. 

텃밭에 비닐하우스처럼 집을 짓거나 하지 않고 비닐 한 장이나 볏짚을 식물 위에 덮고 돌로 비닐이 날아가지 않을 정도로만 놓아둡니다. 겨울 중 날이 따뜻해서 땅이 얼지 않았을 때 비닐을 살짝 걷으면 그 안에서 시금치가 자라고 있습니다. 다른 계절에 키우는 시금치와는 달리 바닥에 붙어 자라고 잎사귀도 작지만 뿌리 쪽에서 느껴지는 단맛은 여느 계절의 시금치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겨울에 영하로 자주 내려가지 않는 남쪽 섬 지역에서는 이렇게 노지에서 시금치를 키우는데, 이것을 ‘섬초’라고 부릅니다. 


◇뿌리를 튼튼히 키운 모종이 더 잘 자라

이렇듯 추위를 견디며 천천히 자라는 식물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도 성장이 더디다고 속 태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입학을 앞둔 아이의 수학 공부가 걱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지난겨울에 아이 중학교 수학 공부를 미리 직접 봐주리라 결심하고 학원을 보내지 않았더니 아이가 잘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모종 키울 때 키가 삐쭉 큰 것들은 밭에 옮겨 심으면 적응을 잘 못 해. 물을 가끔 주고 뿌리를 튼튼히 키운 모종들이 더 잘 버티잖어.” 아파트 베란다에서 모종을 키우시는 어머니가 모종에 물을 주시며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이 수학 문제로 조급해하는 마음이 어머니 눈에는 보이시나 봅니다. 

정월 대보름에는 작년에 농사지었던 작물이 다시 등장합니다. 껍질을 벗기고 말려두었던 고구마 줄기, 무 깍두기를 담고 남은 무청을 말려 만들어두었던 시래기, 많이 나올 때 썰어서 말려두었던 긴 호박과 가지에 토란줄기까지 말입니다. 거기에 겨울을 견딘 시금치나물까지 만들면 겨울 비타민 섭취는 완벽하게 되지요. 이렇듯 옛사람들이 정월 대보름에 겨울 동안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했다면, 요즘 사람들은 고기 단백질에 시달린 몸을 식물성으로 대체하기 좋은 날이 바로 정월 대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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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이 자라듯 아이들도 쑥쑥

작년에 키웠던 묵은 작물을 나물로 먹었으니 새로 무엇을 키울까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고추를 씨로 파종해서 키울 것인가, 모종가게에서 살 것인가 또는 직접 모종으로 키워 심을 것인가. 매해 고민입니다. 어느 책에는 씨를 이른 봄에 심어 자라는 싹 중에 강한 싹을 남기고 솎아주는 것이 좋다고도 하고 어느 책은 튼튼한 모종을 옮겨 심으면서 지주대를 만들어 끈으로 묶어서 키워주라고 합니다. 해마다 이 방법, 저 방법으로 해보지만 매해 고민인 것은 아이를 키울 때도 같습니다. 내가 가르칠까, 학원에 보낼까, 혼자 하게 둘까. 어느 것도 딱 정답은 없지만 식물은 자라고 아이 역시 쑥쑥 잘 자랍니다. 

의도해서 심은 것도 아닌데 이맘때 밭에 나가면 얻을 수 있는 작물이 있습니다. 특유의 향긋한 향이 나고 봄을 알리는 식물, 냉이입니다. 각종 비타민이 많다고 하여 일부러 밭에서, 하우스에서 재배하기도 하지만 텃밭을 하시는 분들은 일부러 키우지는 않습니다. 산이나 들에 자생하는 것을 캐기만 해도 먹기에 충분하니 말입니다. 텃밭에서는 자생한 냉이를 캘 때 다른 식물을 키울 자리에서만 캐고 밭 경계나 길에 있는 냉이는 그냥 두었다가 꽃이 피는 것을 기다립니다. 하얀 냉이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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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는 이맘때 우리 몸의 보약, 냉이

냉이는 한자로 제체(薺菜)라고 하며 ‘나이’라고도 불립니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간기를 잘 통하게 하고 속을 조화롭게 하여 오장을 잘 통하게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고 봄이면 맨 먼저 나오는 식물이니 봄의 춘곤증 같은 피곤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간기를 잘 통하게 하니 같은 오행배속인 눈에도 좋습니다. 봄을 맞이하는 이맘때 우리 몸이 원하는 보약인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저는 의도해서 심지 않았는데도 여기저기 자라나 사람들이 발견해서 먹어주기를 바라는 냉이의 모습이 고맙습니다. 아이들도 냉이처럼 우리가 모르는 그들의 재능을 담고 있다가 때가 되면 나타낼 겁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어서 부모가 알아보지 못해도 말입니다. 여기서 자라라고 심고 가꾸지 않아도 그들의 봄이 찾아오면 꼭 나타날 겁니다. 25년 동안 <책과 아이들>이라는 서점을 하신 분이 “착하게 살자고 책을 읽는 거지요. 착하게 살자고”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저는 아이들이 식물처럼 스스로 자란다는 것을 믿으려고 텃밭을 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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