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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2일 (월)

송미연 교수

송미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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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 속에서 ‘느림’의 치료의학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이다.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킹은 새로운 인맥구조를 만들어내고 스마트폰은 세상을 더 빠르게 만들어가고 있다. 춘하추동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속도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은 자연에 그대로 순응하며 살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바쁘다.



귀찮게 움직이지 않아도 손가락만으로 모든 일처리가 가능하고 심지어 즐겁기까지 하다. 빠른 사회 속에서 ‘느림’은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는 기분이다. 당일 배송을 강조하는 인터넷 사이트, 학원들이 내세우는 단기속성반, 언제 어디서나 확인하는 이메일, 그리고 어느 곳에 있던 연락되는 사람들.



하지만 그 틈새로 ‘느림’을 강조하는 움직임들 또한 하나 둘 나타난다. 하지만 그 ‘느림’을 과연 어떻게 잘 유지하며 현대사회 속에서의 중심을 찾아갈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비만 환자들은 빠른 체중 감량을 원한다. 아무리 길게 잡아도 2~3개월 내에 최소 10kg 이상의 감량을 원하고 병원을 찾아온다. 물론 합병증이 더 문제가 되는 고도비만환자의 경우는 입원을 해서 절식을 시키며 단기간 많은 체중 감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체중으로 오는 경우, 빠른 체중 감량은 오히려 건강상의 위해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해도 그들은 결국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는 곳을 찾아, 때론 수술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체중 감량을 시도한다.



그러고 나서 6개월 후, 때론 1년 후, 처음보다 더 심한 요요로 다시 병원을 찾아온다. 그리고 그 때는 보통 우울증을 같이 안고 온다. 즉, 몸의 병이 마음의 병으로까지 진행되어 찾아오는 것이다.



‘빠름’과 ‘느림’은 언제나 선택의 문제이다. 물론 ‘빠르고 부작용 없는’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경험상으로 대부분의 ‘빠른’ 치료법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했다.



하지만 응급상황에 있어서의 ‘느린’ 치료법은 분명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사실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그러한 응급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한 일상생활에서의 완급 조절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의학이 ‘진정한 치료의학’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들이 여기저기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의학은 원래부터 치료의학이다. 다만 그 ‘느림’에 있어서의 많은 장점들이 ‘빠른’ 서양의학에 의해 잠시 밀려나 있을 뿐이다. ‘빠름’ 속에서 부작용을 겪은 많은 이들은 ‘느림’의 치료를 한의학에서 찾게 된다. 특히 그런 현상은 서양의 의료계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원래 ‘느림’의 치료를 하던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잠시 ‘빠름’ 속으로 기울어져 있을 뿐이다. ‘느림’의 치료에서는 ‘몸’뿐이 아닌 ‘마음’까지 같이 볼 수 있다. ‘빠름’에서 온 병은 ‘느림’으로 치료해야 한다.



잘못된 체형으로 인한 통증은 그 어떤 외과적인 방법으로도 완치될 수 없다. 수술을 한다 해도 잘못된 체형이 바로잡히기 전에는 또 다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체형이라는 것은 일상생활에서의 잘못된 습관과 자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그러한 습관과 자세가 교정되지 않는 한 통증은 계속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십년 넘게 살아온 습관과 자세라는 것이 수술이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하루아침에 치유될 수 있을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빠른 현대사회에서의 ‘느림의 치료의학’을 알려가는 일이다.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느림치료의 프로토콜’들을 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임상 각 과에서 ‘빠른 치료’에 반하는 ‘느린 치료’의 장점과 각각의 방법, 그리고 필요하다면 ‘느린 치료’의 임상경과 과정들을 정리해서 그것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열이 떨어지지 않는 아이를 어떻게 해열제를 사용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을 것인지, 그 치료 과정 동안 아이는 어떤 경과를 겪게 되고 어떻게 치유되어 가는지, 침 치료와 한약 치료 등은 어떤 경과로 ‘느림 치료’의 과업을 달성해 가는지 하는 것들을 단순히 ‘기혈을 조화시킨다’라는 용어에서 벗어나 보다 알기 쉽고 적극적으로 알려나가야 할 것이다.



‘느림의 치료의학’을 알려나가는데 있어 ‘빠름’의 현대기기들은 소통에 있어서의 다양한 경로를 제시한다.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 소셜 네트워킹, 그리고 e-book 등 수많은 경로들이 이미 우리 앞에 있다.



‘빠름’을 취해 ‘느림’을 알려나가는 일,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너무도 많고 의욕을 가진 인재들이 많이 있는 한 우리 한의학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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