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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4일 (수)

양의사단체의 ‘갑질’ 제재한 공정거래위 처분 확정

양의사단체의 ‘갑질’ 제재한 공정거래위 처분 확정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으로 법 개선 뒷받침



이제부터 한의사들은 필요한 현대 의료기기 구매 및 혈액검사 위탁 진단을 받는데 걸림돌이 없을까? 대법원이 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상고심과 관련해 기각 판결을 내림으로써 향후 의협 등 양의사단체들은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업체나 혈액위탁 진단 검사기관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공정위로부터 부과받은 대한의사협회 10억원, 전국의사총연합 1700만원, 대한의원협회 1억2000만원 등 총 11억3700만원의 과징금도 납부해야만 한다.

이 사건의 발단은 양의계 세 단체가 의료기기 판매 및 혈액위탁 진단 검사기관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대한의사협회, 전국의사총연합, 대한의원협회 등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의료기기 판매업체인 GE헬스케어에 대하여 한의사와는 목적을 불문하고 초음파진단기기 거래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지속적으로 한의사와의 거래 여부를 감시, 제재했다.

이 같은 부당 압력이 지속되자 GE헬스케어는 한의사와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거래 중이던 9대의 초음파기기에 대한 손실을 부담했으며, 의사협회의 요구에 따라 사과하고, 조치결과를 공문으로 송부하기까지 했다.



GE 등 초음파기기 판매업체들 판매 실적 급감소

C2174-07-1

하지만 현행 의료법상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구입은 불법이 아니다. 한의사도 얼마든지 초음파기기를 구입하여 학술·임상연구 목적으로 한의의료기관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처럼 부당 압력을 통해 기기 판매를 위축시킨 것은 결국 의료기기 시장의 자유 경쟁을 크게 제한한 결과를 초래했다. 실제 글로벌 1위 사업자인 GE헬스케어에 대하여 ‘시범케이스’ 식 제재를 지속적으로 가한 결과, 관련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쳐 국내 유력사업자인 삼성메디슨의 거래내역도 GE와 같이 2009년부터 초음파기기 판매 추이가 급감했다.

이들 양의계 단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혈액검사 위탁기관들에게 한의사의 혈액검사 요청을 거부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 의사협회는 지난 2011년 7월 진단검사기관들이 한의원에 혈액검사를 해준다는 회원제보를 받고, 국내 1~5순위(점유율 80%)의 대형 진단검사기관들에게 한의사의 혈액검사 요청에 불응할 것을 요구했다.

거래거절 요구를 받은 기관 중 일부는 한의사에 대한 거래를 전면 중단했고, 일부 기관은 한의사와의 거래 중단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의료법상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혈액검사 문제 없어

전국의사총연합도 지난 2012년 2월 한국필의료재단, 2014년 5월 녹십자의료재단, 2014년 7월 씨젠의료재단에 한의사와의 거래 중단을 요구했고, 2014년 6월 이원의료재단 등 주요 기관들에게도 한의사들과의 거래 중단을 요구했다. 거래거절 요구를 받은 3개 기관들은 결국 한의사들과 거래를 즉각 중단하게 됐다.

또한 대한의원협회 역시 2012년 2월 한국필의료재단, 2014년 5월 녹십자의료재단에 한의사와의 거래 중단을 요구했고, 이 같은 요구를 받은 2개 기관들 역시 한의사들과의 거래 중단에 나섰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한의사는 직접 혈액검사 및 혈액검사위탁을 하여 진료에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한약 처방과 치료결과 확인 등 정확한 진료를 위해 한의사의 혈액검사는 필수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부당 압력으로 진단검사 위탁시장의 업계 1위, 3위, 4위 사업자들은 한의사들과의 거래선를 잃는 타격을 받았다.

이는 한의사들과 국민들한테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의사들의 경우는 혈액검사를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정확한 진단, 한약처방, 치료과정의 확인 등이 어렵게 됐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한의의료의 표준화·객관화·과학화 등에 큰 지장을 받게 되면서 한의 의료서비스 시장의 경쟁력 약화를 지켜봐야만 했다.

국민 또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의료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고, 이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의료 선택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싶어도 제대로된 one-stop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당했다. 이에 따른 의료비용이 가중되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은 덤이다.

이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4호 불공정거래행위 강요행위 중 거래거절강요 조항을 적용해 시정 명령과 함께 3개 단체에 대해 과징금 11억3700만원을 부과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한의협과 의협이 함께 참여하는 한의정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19일 첫 회의를 연 한의정협의체에는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의료정책과장을 비롯해 한의사협회, 한의학회, 의사협회, 의학회 등의 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다.



C2174-07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한의정협의체 조속한 결론 기대

협의체 출범은 국회에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관리·운용자격에서 한의사를 포함토록 하는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김명연 의원 대표발의)과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운영하려는 의료기관에 한의원을 포괄하는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인재근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됐고, 이 사안이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한의정협의체를 구성, 대안을 마련하라는 주문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한의정협의체 운영이 8개월을 넘기고 있음에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명확한 결론 도출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의협과 한의협의 팽팽한 주장에 휘둘려서는 결코 결론이 날 수 없다. 오직 의료 수요자인 국민의 시각에서 접근해야만 결론 도출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한 국민의 입장은 분명하다.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논의가 한창이던 2017년 9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의사가 X-ray 및 초음파기기와 같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찬반여부를 물었다.

결론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찬성한다(75.8%)’가 ‘반대한다(19%)’ 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모든 정책의 기본은 국민 다수의 뜻을 따르는데 있다. 이미 정해진 답을 찾아 너무 멀리 멀리 돌아 가고 있지는 않는가 되돌아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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