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과실 주장 및 허위사실 유포 시 대처방법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현장에서 느낀 경험을 토대로 수사와 재판을 잘 받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진료를 하다보면 의도와는 다르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환자가 사망하거나 치료결과와는 다른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수술과정 또는 수술 후 예기치 않게 갑작스런 일로 사망하게 되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진료과정에서 성추행 시비 논란이 생기기도 한다. 한의사의 경우 침, 뜸, 추나요법 진료와 검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환자 또는 환자의 가족, 지인들이 병원 앞에서 병원장 또는 병원의 고의, 과실 책임을 묻는 피케팅 시위를 하기도 한다. 검정색 플래카드에 병원장의 인신을 공격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병원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병원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한다.
특히 최근에는 SNS 카페를 개설해 특정병원의 진료와 시술과정의 문제점 등을 자의적으로 판단, 과학적, 법률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허위사실(수술 부작용 심화)의 글을 작성 및 유포시켜 환자들의 진료업무를 방해하기도 한다. 민, 형사상 제소를 통해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판단보다는 실력행사부터 하는 것이다.
경찰에 진료업무 방해를 이유로 112 신고를 해도 경찰은 민사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거나 별도 고소를 제기하라고 하면서 현장을 떠나간다. 이럴 때는 과연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지,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가 맞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게 된다.
SNS 허위글 작성유포 관련 정보통신망법상의 비방 목적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죄와 형법상의 허위사실유포 진료업무방해죄로 고소를 해도 수사관은 민사상 진료업무방해가처분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사를 보류한다. 아니 그 이전에 자신의 관할이 아니라고 하면서 다른 경찰서(피고소인 주거지 관할경찰서)로 이첩을 보낸다.
이첩을 받은 경찰서는 고소인 조사를 직접 하지 않아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수사자체를 미룬다. 그 과정에서 병원의 진료업무방해로 인한 피해는 날로 커져간다.
요즘에는 병원진료과정의 부작용 호소 환자들을 모집해 이들을 상대로 민·형사고소는 물론 병원 앞 집회시위, SNS 비방글 작성유포를 부추기는 변호사까지 늘고 있다. 게다가 담당수사관은 의학지식의 부족으로 사건의 이해와 설명에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의무 고지·환자 서명 필수
필자의 생각에는 환자와의 면담, 문진과정, 진료와 수술과정에서 기록 등을 상세히 작성해 놓아야 한다. 아울러 수술 부작용, 이상 징후, 수술 후 예후관리와 관련해 환자의 주의사항 준수 등 의무에 대한 고지를 해야 하고 그와 관련 기록을 반드시 진료기록지 등에 기록해 두어야 한다. 또 이와 관련 환자의 서명날인을 받도록 해야 한다.
추나요법을 비롯해 기타 검진 시 환자신체의 은밀한 부분관련 접촉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직원을 입회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 접촉의 필요성, 환자에 대한 고지, 고지에 대한 동의 관련 녹음 등의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환자들이 수술, 진료과정의 부작용이라면서 허위사실 글을 작성, SNS, 병원 앞 피케팅시위를 하는 경우에는 그들의 주장을 분석해 사실과 다른 경우에는 이와 관련 입증자료준비 등을 통해 진료업무 방해 가처분제소를 해야 한다.
아울러 경찰서에 정보통신망법상의 비방목적 허위사실 글 작성유포, 형법상의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 진료업무방해죄 제소를 해야 한다. 진료업무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관련 가압류신청 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법적조치도 필요하다.
민·형사소송은 법적 검토이전에 사실인정, 사실인정은 증거확보가 최우선이다. 진료과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주장이 왜 허위인지에 대한 입증이 중요하다. 민사상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청구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형사상 입증책임은 경찰과 검찰에 있다. 그러나 현실은 민·형사상 입증책임 모두를 당사자에게 돌린다.
이것이 현실이다. 진료는 항상 예기치 않은 사고를 대비해야 한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진료 상 약점을 노리는 환자가 늘어나고 이를 부추기는 변호사들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진료 전 환자가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한 충분한 문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