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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코로나19 건강정보 빅데이터 구축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이하 건보공단)이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이하 질병청)과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 건강정보 빅데이터 구축을 추진한다. 구축된 빅데이터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감시체계의 강화, 코로나19 백신 연구 개발을 활성화하는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보공단과 질병청은 코로나19 빅데이터 구축과 이를 활용한 조사·연구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29일 질병관리청 청사에서 공공기반 빅데이터 협력 체계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코로나19 빅데이터 감시체계 구축·운영을 위한 기관간 자료를 제공·공유하고, 연계 시스템을 기반으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이상반응(AESI) 감시 및 백신 효과 평가 등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한 공동연구 수행 등을 상호 협력해 추진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 앞으로 양 기관은 단계별 자료 공유(자료 연계)로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포괄적 감시체계 구축 △코로나19 예방접종자 코호트 구축 및 연구용 자료(DB) 생성 △코로나19 환자 코호트 구축을 통한 연구 목적 자료 개발 등을 공동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건보공단은 이번 협약과는 별도로 원활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위해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한 필수 접종 대상자 및 우선접종 대상자 확인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비용 지급 △코로나19 예방접종과 의료이용 자료(DB) 구축 등 정부의 예방접종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질병청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정보, 이상반응 정보, 코로나19 환자 정보 등과 건보공단의 의료기관 진료내역, 상병내역, 투약 등의 건강보험 건강정보를 연계해 공유·분석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구축되는 빅데이터는 향후 코로나19 백신의 효과 및 안전성에 관한 과학적 근거자료로서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즉 빅데이터가 구축되면 접종자별로 백신의 종류, 접종시기, 이상반응의 유무와 증상 등을 알 수 있고, 건강정보와 연계한 분석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개인 특성을 고려한 백신 효과평가, 백신 플랫폼별 효과평가 연구 등이 용이해짐에 따라 향후 국내에 적합한 최적의 백신 선택과 국내 백신 개발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코로나19 환자정보와 의료정보 연계를 통해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임상 경과 연구 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예방접종자 코호트 및 환자 코호트 관련 연구 등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질병청은 양 기관의 데이터 연계 체계가 구축되면 이를 국외 자료에 의존해온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감시체계 강화에 활용할 예정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특별 관심 이상반응에 대한 감시, 이상반응이 주로 발생한 의료적 특성 파악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김용익 이사장은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협조하고, 향후 공동연구를 통해 제2의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 발생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대응체계 강화 등에 기여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은경 청장은 “우리나라는 3개 플랫폼, 5종의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며, 이를 전국민 건강보험 정보와 연계할 수 있는 세계에서 드문 코로나19 빅데이터 기반을 갖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빅데이터 구축으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감시체계 강화는 물론 백신 효과 및 안전성 연구를 활성화하고 국가예방 접종정책 및 감염병관리정책을 발전시키는 근거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 육군자탕은 효과가 있을까?[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한가진 경희달콤따뜻한의원 ◇KMCRIC 제목 육군자탕: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명치부위 통증 및 식후 포만감 개선에 효과! ◇서지사항 Suzuki H, Matsuzaki J, Fukushima Y, Suzaki F, Kasugai K, Nishizawa T, Naito Y, Hayakawa T, Kamiya T, Andoh T, Yoshida H, Tokura Y, Nagata H, Kobayakawa M, Mori M, Kato K, Hosoda H, Takebayashi T, Miura S, Uemura N, Joh T, Hibi T, Tack J, Rikkunshito study group. Randomized clinical trial: rikkunshito in the treatment of functional dyspepsia-a multicenter, double-blind,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study. Neurogastroenterol Motil 2014 Jul;26(7):950-961. ◇연구설계 multicenter, double-blind,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연구목적 Rome III criteria로 진단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에게 8주간 육군자탕을 투여하여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에 있어 육군자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 ◇질환 및 연구대상 Rome III criteria로 진단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 247명 ◇시험군중재 육군자탕(2.5mg powder) 하루 3회씩 8주간 복용 ◇대조군중재 위약(2.5mg powder) 하루 3회씩 8주간 복용 ◇평가지표 1. 1차 변수: 8주차에 Global patient assessment(GPA)를 이용한 responder의 비율(responder - 1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혹은 2(개선되었다)라고 응답한 환자) 2. 2차 변수 1) 5점 Likert 척도를 이용한 소화불량 증상 제거율 2) GSRS 점수의 감소율 3) responder 비율의 주(weekly) 변화량 ◇주요결과 1. 육군자탕을 8주 복용한 그룹이(33.63%) 위약을 8주간 복용한 그룹보다(23.8%) responder의 비율이 더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p=0.09). 2. 육군자탕을 8주 복용 후 명치부위 통증이 완화된 환자의 비율(44.0%)이 위약군보다 높았다(30.3%; p=0.04). 3. 육군자탕을 8주 복용 후 식후포만감이 완화된 환자의 비율(50.4%)이 위약군보다 높았다(37.7%; p=0.06). ◇저자결론 Rome III 진단기준에 의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에게 육군자탕을 8주간 투여한 결과 명치부위 통증 및 식후포만감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소화불량의 완화에 잠재적 효과를 보임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들은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에 육군자탕 혹은 다른 Japanese herbal medicine의 효과를 탐색하는 추후 연구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KMCRIC 비평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 FD)은 기질적인 문제가 없이 소화기계의 다양한 증상(식후포만감, 조기포만감, 명치부위 통증 및 작열감)들을 발생시키는 질환이다[1]. 대한민국에서의 기능성 소화불량의 유병률은 거의 25%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2], 이 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삶의 질을 매우 저하시키며, 비용증가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증가시킨다[3]. 현재 다양한 양약 치료가 제시되어있지만, 만족스러운 치료가 되지 못하여 침 혹은 한약 치료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4].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소화기계 질환에 많이 사용되고 연구된 육군자탕을 투여하여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primary outcome로 지정한 responder의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육군자탕군에서 더 높았으며, secondary outcome으로 지정했던 명치부위 통증 및 식후포만감은 육군자탕군에서 유의하게 개선됐다. primary outcome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보인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일부 지표에서 증상 개선을 나타낸 점이 기능성 소화불량의 한약 치료에 근거를 마련한 고무적인 결과라고 생각된다. self-reported outcome 외에도 ghrelin을 평가한 시도도 지표의 객관화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Trial registration(UMIN Clinical Trials Registry, Number UMIN000003954)에는 subgroup analysis 내용이 보이지는 않지만, H.pylori-positive 군과 H.pylori-negative 군을 나누어 분석해본 것은 흥미로운 접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randomization 및 allocation concealment 부분은 잘 기술이 되어있는 데 반해, 위약의 성분 및 제조과정, 육군자탕 및 위약의 배부과정에 대한 자세한 기술이 없었던 점과 primary outcome에서 육군자탕 군과 위약 군이 별 차이가 없었던 결과에 대한 충분한 discussion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한다. ◇참고문헌 [1] Tack J, Talley NJ, Camilleri M, Holtmann G, Hu P, Malagelada JR, Stanghellini V. Functional gastroduodenal disorders. Gastroenterology. 2006;130(5):1466-79. https://www.ncbi.nlm.nih.gov/pubmed/16678560 [2] 이준성.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 가이드라인.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2005;11(3):18-24. http://pdf.medrang.co.kr/Jnm/2005/011/Jnm011-03-03.pdf [3] Ma TT, Yu SY, Li Y, Liang FR, Tian XP, Zheng H, Yan J, Sun GJ, Chang XR, Zhao L, Wu X, Zeng F. Randomised clinical trial: an assessment of acupuncture on specific meridian or specific acupoint vs. sham acupuncture for treating functional dyspepsia. Aliment Pharmacol Ther. 2012;35(5):552-61. https://www.ncbi.nlm.nih.gov/pubmed/22243034 [4] Moayyedi P, Soo S, Deeks J, Delaney B, Innes M, Forman D. Pharmacological interventions for non-ulcer dyspepsia.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6;(4):CD001960. https://www.ncbi.nlm.nih.gov/pubmed/15495023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404020 -
<서평>‘한의원의 인류학’을 읽고전종욱 교수 (전북대·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한의원의 인류학’ 제목부터 흥미롭다. 의료인류학 방법론으로 오랫동안 한국 한의학의 진료 프랙티스 연구에 천착해온 김태우 교수(경희대 한의학과)가 그간 연구 결과를 책자 하나에 오롯이 담아냈다. 책을 들면 단숨에 읽어내려갈 만큼 그의 문장은 맛깔스럽고 정제되어 있다. 메를로 퐁티, 들뢰즈, 푸코가 굽이마다 소환되어도 어지럽지 않다. 평소 말할 때에도 적실한 언어 선택을 신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보아왔기에, 자신의 연구를 처음으로 종합하여 간결한 철학노트의 형태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 어떤 공력과 잠심이 구석구석 스며 들어갔을지 짐작되고도 남았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장절 하나마다 치밀한 의도와 기획 아래 촘촘히 엮여 있어 필자는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눈을 감고 감탄했다. 인류학자로서 그가 본 의료는 병원과 한의원이 서로가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이었고, 하나의 의료만 연구했다면 결코 주목하지 못했을 소중한 인사이트를 끊임없이 드러내주는 것이었다. 두 체계의 의료가 공존하는 독특한 제도를 가진, 한국에서만 누릴 수 있는 환경이다. 그는 몸의 이해방식은 하나가 아니라는 논의를 비단 의료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미술 음악 같은 예술에서부터 ‘현상학’이라는 서양철학, 이기론과 사단론의 성리학, 상징과 비상징 기호를 탐구하는 언어학 등의 다양한 층위에서 전개하면서 종횡무진 설파하고 있다. 마치 흑백 사진처럼 단조로운 일양 세계에서 발랄한 천연색이 약동하는 다양 세계를 다시 소생시키려는 손길을 보는 듯했다. 생의학, 근대의학이 가지는 특징을 공간화, 물체화, 지시화라는 철학용어로 포획하여 그들이 가진 장점과 성취의 기반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서구철학의 한 반성이면서, 저자의 전공(인류학박사, 학부전공은 화학)을 살린 특기다. 동시에 그 업적의 한계를 또렷이 부각했다. 이런 탄탄한 근본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는 몸과 세계를 이해하고 기술하는 다양한 관점과 언어를 진지하고도 재치 있게 해명하고 있다. 마침내 그 중 하나로서 한의학의 관점과 언어로서 실제 환자를 치료해내는 과정, 그 리얼한 작동 방식을 영상을 보는 것처럼 드러내준다. 이 책의 부제가 “몸-마음-자연을 연결하는 사유와 치유”라고 한 이유다. 숱한 고난을 거치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한의학의 유산과 프랙티스를 새롭고 설득력 있는 언어로 재구성하여 ‘다시’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책은 일상 루틴에 지친 로컬 한의원장님들께 색다른 활력을 준다. 오늘도 갖가지 질병으로 찾아오는 환자를 직접 대하는 ‘의사’들이 이렇게 다시 비추어 본다면 스스로 매일매일 진료 활동에 대한 큰 프라이드를 얻지 않을까.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사람을 접(接·만남, 나와 세계 또는 주체와 객체의 만남. 이 책에는 유난히 接이라는 용어가 중시된다) 하면서 얻어낸 정보로 독특한 진료를 행하는 이 해묵은 방식에 대해 현대적 ‘까방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제 철학과 인류학에서 통용되는 보편적 언어를 기반으로 생의학과 한의학, 전통의학과 근대의학의 장단득실을 더욱 선명하게 형량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이 코로나 이후 뉴노멀을 고민하는 인류에게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 경로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밝혔다. 인류사의 현재 좌표와 미래 향방을 가늠케 해주는 요소가 알알이 들어찬 책이라는 자부다. 그렇다면 우리는 저자의 눈을 통해, 하루하루 한의진료 모습 속에 배어있는 그 귀중한 단서를 찾아내는 비범한 경험도 할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환자를 오랜 기간 접하고, 의사의 오관을 활용하며 병의 포인트를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라는, 한의 진료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 늘 행하던 진료 방식에 전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부여를 해 준다.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생의학, 근대의학의 언어와 마찬가지로 한의학의 언어에도 역시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민다. “서양은 물질, 동양은 정신” 같은 진부한 이야기에 의미를 두는 시절은 이미 벗어났겠지만, 서양은 기계적이고 동양은 정감적이라는 말 역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저자는 한의학적 진료 방식이 더 인간적이어서, 더 따뜻한 의학이어서 옹호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환자를 보고 진단하는 의사 자신의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학문을 구성하는 형이상학적 기반 자체의 근본 속성이 달라 그렇다는 말이다. 그 의학이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책 전체에서 이 부분이 무엇보다 깊이 와 닿는다. 언어가 다르다는 것은 곧 세계를 보는 철학적 기반이 다른 것이고, 그런 사유방식으로 필연적 으로 전개될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이 둘의 대화를 어떻게 볼까? 각각의 장점이 있다고 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새로운 진지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나은 진료, 지금보다 나은 의료사회를 전망해볼 수 있을까? 현재 한의학의 발전 방향과 관련된 여러 논의가 개입될 소지가 있지만, 나는 그 전에 선결작업도 필요하지 않나 자문해본다. 저자가 설득력 있게 제시한 그 한의학적 언어의 술어들로 이루어진 체제는 매력적이다. 그런데 그 체제는 과연 자체 완결적인가? 비유적, 은유적, 시적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 언어는 어떻게 비판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책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서양에서도 고대의학, 예를 들어 갈렌의 4체액설 같은 것은 오히려 한의학의 언어와 가깝게 여겨진다. 그런데 그들은 어떻게 이전의 언어를 폐기하고 새롭게 현대의학의 언어로 갈아타게 되었는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진보하는 것인가?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한의학의 전통에서는 어째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지금까지 면면히 『동의보감』의 구절을 되뇌이고 있는 걸까? 『황제내경』에서 『동의보감』, 그리고 현재 한의학까지 발전과 진보의 측면을 무엇으로 평가하고 형량할 수 있을까? 김태우 교수의 입론에 따르면 오히려 고대가 더 나았고, 현대가 더 못한 것일까? 오행의 배열과 오장의 우선순위, 정기신혈의 우선순위 같은 논쟁에서 갈라져 나오는 수많은 학파가 이런 언어 그룹의 발전상을 대표하는가? 사상의학이 한의 역사 2천년에 한 번 나온 유일한 발전의 모습일까?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기존에 이미 한의학사에서 제출한 답이 있는 질문이겠지만, 저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답을 찾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 동시에 이런 의문을 촉발시키고 의학을 매개로 인류역사를 다시 전관해야 한다는 신선한 자극을 준 이 책과 저자에 다시 한 번 감사한다. -
기능성 설사(Functional diarrhea)[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흉곽출구증후군(TOS; Thoracic outlet syndrome)[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50)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73년 2월17일 경상북도한의사회에서는 『한의학회보』 제43호를 간행한다. 뒤쪽에 발행자가 경상북도한의사회와 대구시한의사회 공동명의로 기재돼 있는 것은 당시 대구시가 현재와 같은 대구광역시의 형태가 아니라 경상북도의 도청소재지였기에 경상북도한의사회는 전체 경상북도 한의사 전체를 대표하는 한의사회이고, 대구시한의사회는 도청소재지로서의 대구시만의 한의사들을 대표하는 한의사회라는 구분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잡지는 1959년 창간호가 나온 후 1968년 12월1일 경상북도한의사회(당시 회장 여원현)가 『경상북도한의사회지』 제2호를 간행한 다음 『한의학회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제43호의 출간을 보게 된 것이다. 당시 경상북도한의사회 趙璟濟 會長은 新年辭를 통해 “…하루 빨리 한의학을 현대화, 과학화하기 위한 연구를 거듭하여 대중화내지 세계화에 힘써야 하리라 생각된다.…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성현의 말씀은 우리들에게 능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인내를 부여할 것임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라고 한의계의 분발을 촉구했다. 당시 대구시한의사회 黃奎植 會長은 年頭辭 ‘團合된 힘을 誇示하자’를 통해 하반기에 예정돼 있는 제3차 세계침구학술대회를 통해 한국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갖자는 격문을 올렸다. 당시 경상북도한의사회 朴淳達 副會長은 이어서 한의사회의 내적 충실에 대한 노력, 회관의 개선 등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경상북도한의사회 학술위원장 許溢 先生은 ‘한의학의 발전과 우리들의 자세’라는 글을 통해 회원들의 醫道의 확립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였다. 이어서 5편의 학술논문이 이어진다. 문성한의원 徐文敎 先生은 「三七根의 效能에 驚歎한 實例」에서 三七根의 효과를 보았던 치료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영산한의원 許溢 先生은 「임상으로 본 산후부종에 대하여」를 통해 산후부종의 원인과 증상과 치료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특히 産後浮腫과 乳汁不通에 대한 임상실례를 들어 산후부종의 治療醫案을 제시하고 있다. 淸和한의원 구자도 선생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제한한의원 이두영 선생은 「解表劑의 小考」를 통해 해표제의 정의, 응용범위, 전탕할 때 주의할 문제, 복용시 주의할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그는 본 논문에서 麻黃湯, 麻黃薏甘湯, 三拗湯, 華盖散, 麻黃附子甘草湯, 麻黃附子細辛湯, 麻杏甘石湯, 麻黃杏仁飮, 麻黃連翹赤小豆湯, 麻黃甘草湯, 麻黃佐經湯, 麻黃赤芍湯, 麻桂飮, 大靑龍湯, 九味羌活湯 등을 다루고 있다. 남덕한의원 정명호 선생은 「對應經穴에 關한 小考」를 통해 불의의 사고, 화상, 자상, 전쟁, 동상, 내외인 등으로 인해 인체의 특정 부위가 절단되어 經穴을 찾아 시치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인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사용할 대용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이어서 수광산의원 車天一 先生은 ‘老生壯氣’, 숭덕한의원의 李鍾壽 先生은 ‘觀光鬱陵島’라는 제목의 자작 漢詩를 각각 소개하고 있다. 車天一 先生의 ‘老生壯氣’은 다음과 같다. “怒號一聲瀝忠肝, 擧目何多鼠輩奸, 大廈將傾嗟一木, 蒼生莫療願神丹, 龍潛虎隱難時用, 雲怪風妖作嶭端, 千里雷驚眞號令, 萬人戰慄有誰謾.” 숭덕한의원 李鍾壽 先生의 ‘觀光鬱陵島’는 다음과 같다. “滄瀛無際浩洋洋, 一汎遠風水路長, 運樹霧山皆活畵, 烟波雪浪自生凉, 奇巖萬像歸神造, 落島千年護石岡, 暫借扁舟探勝景, 壯觀疑是海金剛.” -
문화 향기 가득한 한의학 ⑭안수기 원장 - 그린요양병원, 다린탕전원 대표 장을 보러 나간 것이/봄 노을을 만나고 말았다/버스를 탄다는 것이/봄을 타고 말았다/봄바람이 동행해주던/그날 밤엔 지독한/봄 몸살을 앓고야 말았다/약을 먹는다는 것이/봄밤을 털어 넣었다//가슴이 다 타도록 잠 못 들었다 -봄을 타다, 한옥순 봄은 탄다는 것은, 신체적인 증상이자 한편의 시(詩)다. 탄다는, 그 절실함을, 애간장을 태워 보셨는지? 그래 오늘은 증상만 이야기 하자. 나른하면서 자꾸 졸리거나 피로하다. 의욕이 없다. 무기력하다. 도통 맥아리가 없다. 힘이 안 난다. 봄인데 말이다. 아지랑이에 기지개 펴듯 힘이 샘솟고 넘쳐 나야할 시즌에. 타고 말았다. 스타일 버렸다. 옹색하다. 곤궁하다. 봄이, 춘곤(春困). 왜 하필 봄이냐. 피로는 4계절도 없느냐고? 당연히 있다. 어느 계절, 어느 인간이나 다 있다. 상황에 따라서 피로는 따른다. 다만 계절과 피로란 앙상블은 없다. 춘곤 말고는, 그래서 하곤(夏困)이니 추곤(秋困), 동곤(冬困)은 족보에 없다. 오로지 봄만 있다. 피로가, 아니 이름이 말이다. 이에 불만 있으시면 그대가 지어라. 족보를 사란 말이다. 지나친 섭생과 과로가 질병의 원인 흔히들 환절기 이론이 등장한다. 기온 차의 변화, 계절의 변환기 등등, 인체가 아직 적응하지 못해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좀 더 고상하고 세련되게? 그럼 음양론(陰陽論), 그래 이 이원적 분류체계의 오묘한 배합과 신통한 해법이 필요해. 봄은 양(陽)이 발산하는 계절, 겨울은 음(陰)의 절정기. 음이 양으로 변하는 극적 변환기이다. 움츠린 신체는 활동이 증대된다. 아직 신체의 대사는 변화를 적응하지 못한다. 고로 피곤하다. 아함 졸려. 고루해! 그래? 그럼 뭐 그대는 어떻게 설명하실 건데? 양은 늘 넘치는데 음은 항상 부족하다! 주단계(朱丹溪), 그는 인체가 음이 부족한 것을 주목하였다. 주로 부족한 음기의 보충에 방점을 두었다. 지나친 섭생과 과로가 질병의 원인임을 파악하였다. 절제된 생활과 진액을 보충하는 것을 치료 원칙으로 삼았다. 후세에 치료함에 보음(補陰)를 중시하는 경향이 생겼다. 만성피로, 몸이 과도하게 무리한 것으로 규정 피로하다. 졸리다. 몸이 무겁다. 모두 만성적인 피로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를 몸이 과도하게 무리한 것으로 규정한다. 과로는 몸을 상하게 한다. 몸이 상하면 그때부터는 허약한 상태가 된다. 이를 허로(虛勞)라 규정한다. 과로는 허로를 부른다. 몸이 상하여 약해지고 기운이 없어지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니, 허로문(虛勞門)을 따로 두었다. 다섯 가지로 나누었다. 오로(五勞)라 하였는바, 간(肝)이 허로하면 얼굴이 마르며 검어지다. 불안하며 수면이 안 오고 자주 눈물을 흘린다. 심(心)이 허로하면 쉽게 우울해지고 대변보기가 힘들고 입 안에 헌데가 생긴다. 비(脾)가 허로하면 입이 쓰고 구역질을 하며 입술이 타는 증상이 나타난다. 폐(肺)가 허로하면 숨이 차고 가래 기침이 생긴다. 신(腎)이 허로하면 소변이 붉거나 진해지고 허리가 아프고 귀가 울며 꿈이 많아진다. 현대에서는 혈류의 흐름이 저하된 것을 의미한다. 즉 순환이 부족해진 것이다. 치료에도 적극적이었다. 침술과 적절한 한약 등을 응용하였다. 한약 중에는 허로를 치료하는 보약이 있다. 보약은 예방과 치료를 겸하는 약인 것이다. “봄철의 보약이 일 년의 건강도 챙길 수 있어” 공짜는 없다. 특히 부지런한 농부에게 거저는 수치다. 봄철이면 가장 먼저 하는 일중에 하나가 바로 거름을 주는 것이다. 차이는 분명하다. 수확에서 나타난다. 그렇다. 과수나 곡식조차도 거름이라는 영양분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물의 영장이자 가장 귀하다는 인간들이 몸에는 소홀하다. 투자에 인색하다. 그러고도 마냥 피로 탓만 한다. 조상들은 봄에 보약을 권하는 이유가 있다. 농부의 마음에서 엿볼 수 있다. 봄이다. 인체에 거름을 주자. 기름칠을 하자. 보약 한 제는 기본이다. 한약에는 자연과 채움이 함께한다. 달인 한약이 부담된다면 이미 잘 알려진 보약도 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더불어 기대하지 않은 효과를 체험한다면 그들은 열광한다. 특히 소화기가 약해지거나 장내 미생물이 초토화 된 곳에서는 <경옥고>만한 약도 없다. 여유롭고 귀한 것 찾는다면 <공진단>은 또 어떤가? 기운이 나면서 봄이 느껴질 것이다. 봄철의 보약이 일 년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 기억해 두시라. 음(陰)은 항상 부족(不足)함이 있다. 그대의 청춘과 열정도 항상 부족함이 있다. 봄도 그렇다. 봄을 탄다. -
합천한의학박물관, '코로나를 한방에' 문화체험프로그램 운영합천한의학박물관 11월말까지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성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코로나를 한방에'라는 주제로 한방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사업에 8년 연속 선정된데 따라 진행된다. 박물관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5만년전 한반도 최초 운석분지인 '초계-적중 운석분지'를 한의학과 우주, 인문학을 통해 의미를 되새기고,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박물관과의 교류를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세부 프로그램 운영은 3회로 나눠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한반도 최초 초계-적중 운석분지 알아보기, 우주· 인간· 한의학을 접목한 음양오행, 한방차 티백 시음, 박물관의 중요 유물인 동인상을 보며 체질연구, 향기주머니 및 손세정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한편 합천한의학박물관은 한의학과 관련된 유물을 상설전시하고 있으며, 문화예술관련 감성을 키우는 미술작품들의 기획전시실에서 큐레이터의 전시설명으로 감상할 수 있다. -
고전에서 느껴보는 醫藥文化 - 32안상우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길고 짧은 인생행로에 누구나 한번쯤은 신병으로 누워 지낼 수밖에 없을 때가 있을 것이다. 대략 350년 전쯤인 1678년에 원치 않은 질병으로 집안에 갇혀 지낼 수밖에 없었던 36세의 한 젊은 선비가 평소 자신이 관심을 두었던 이런저런 얘기들을 적어놓은 글이 있다. 그 선비는 홍만종(洪萬宗, 1643~1725)이고 그 글은 보름 동안에 걸쳐 지어졌다 해서 순오지(旬五志) 혹은 십오지(十五志)라는 이름으로 전한다. 지은이가 붙여 놓은 서문에는 자신이 병으로 누워 지내면서 평소 글하는 선비들로부터 전해 들었던 갖가지 말들(詞家雜說)과 민가에 떠도는 속담(閭巷俚語) 등을 기록하여 병석에서의 지루한 시간을 이겨내고 근심을 잊고자 하였다고 밝혔다. 마침 읽고 외우기(讀誦)의 선수로 이름난 백곡(柏谷) 김득신(金得臣, 1604~1684)이 서문을 지어 붙였는데, 조선 후기에 풍속화가로 잘 알려진 긍재(兢齋) 김득신(金得臣, 1754~1824)과는 전혀 다른 시대에 살았던 동명이인이다. 아무튼 김득신의 서문에 따르면, 저자 홍만종은 어린 시절부터 도가의 장생불사하는 선술을 몹시 좋아했다고 적었다. 또한 유불도에 두루 밝고 우리나라 역사와 예술, 문장과 음악에 관한 글을 모아두고 심지어 이름 있는 명사들의 별호(別號)와 시골의 사투리(方言)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찾아보고 기록해 두었다고 밝혀놓았다. 홍만종의 ‘旬五志’, 민가에 떠도는 속담들 기록 이런 설명에 과히 어긋나지 않게, 본문은 조선의 개국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동사(東史)』와 『위서(魏書)』를 동원하여 단군 탄생과 조선건국 신화가 적혀 있는데,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서 한 마리의 곰이 하느님(天神)에게 사람이 되게 해 줄 것을 애원하여, 신령한 약(靈藥)을 먹고 갑자기 여자로 돌변하였다고 적혀있다. 우리가 읽은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는 영약이 바로 달래와 쑥이라고 했으니 계절은 이즈음처럼 봄이었을 것이고 들판에 새로 돋은 봄나물이야말로 겨우내 웅크려 지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마치 하늘이 내려준 신비로운 약처럼 귀한 선물로 느껴졌을 것이다. 필자는 종종 한의학역사박물관을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이 이야기를 우리나라 의약의 시원으로 설명하곤 한다. 내친 김에 책속에 담긴 의약 관련 내용을 몇 가지 들춰보기로 하자. 신라말엽 풍수지리로 유명한 도선스님이 당나라의 선승들과 나눈 산천비보(山川裨補)설은 동국산수에 3800군데 점을 찍어 삼국 분열을 막고 국운을 일으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이 급한 병이 생기면 혈맥을 찾아서 침도 놓고 또는 뜸질도 해야만 병을 고치게 된다.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죽음을 면치 못한다.” 인간의 몸에 기와 혈이 흐르는 경맥이 있듯이 산천에도 요혈이 있어 소통이 원활해야만 국사가 풀린다는 얘기인데, 자연환경과 인간사회의 조화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깨우침을 준다. “자신의 병을 고치려거든 마음을 반드시 바르게 해야” 본문 중반을 넘어서자 저자 자신의 처지를 의식한 듯, 많은 부분에서 수신양생에 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스스로 병 고치는 비결로써, “만일 자신의 병을 고치려거든 먼저 마음을 다스리고, 또한 그 마음을 반드시 바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치심법은 퇴계 이황을 필두로 조선 선비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택당 이식으로부터 받은 수련법 100여 가지를 골라 전한다고 밝혀놓았다. 그 방법은 조식법(調息法), 탄진법(呑津法), 도인법(導引法), 보화탕(保和湯) 등인데, 이는 필시 세종대 간행된 『의방유취』 양성문이나 『활인심법』 등을 통해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자인 홍만종은 젊은 나이에 아버지가 옥사에 연루되어 외직으로 축출되었다가 사망하자 이에 충격을 받아 몸이 병약해진 나머지 환로에 뜻을 버리고 문학과 단학수련에만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이듬해부터 어지럼병을 얻어 내내 고생하였으며, 와병 중 도교에 심취하게 되어 1666년 『해동이적(海東異蹟)』을 집필하였다. ‘詩話叢林’, ‘東國地志略’ 등 명저 다수 남겨 병으로 두문불출하며 이식, 김득신, 홍석기 등의 문우(文友)들과 시문을 나누던 그는 1673년 시평론집인 『소화시평(小華詩評)』을 저술하였다. 33세 되던 숙종 원년(1675) 진사과에 급제하였지만 벼슬길에 나서지 못하고 서호(西湖, 지금의 서울 마포 일대)에 머물며 『순오지(旬五志)』를 지었다. 그는 일반적인 시문보다는 역사·지리·설화·시화 등 남들이 돌아보지 않는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1705년에는 우리나라 역사를 간추려 엮은 『동국역대총목(東國歷代總目)』을 엮었으며, 70세가 되던 1712년에는 역대 시화를 집대성한 『시화총림(詩話叢林)』을 편찬하였다. 이 외에도 『동국악보(東國樂譜)』 · 『명엽지해(蓂葉志諧)』 · 『동국지지략(東國地志略)』 등 주옥같은 명저를 남겼다. 영조 원년(1725) 83세까지 천수를 누렸으니, 평생 갖가지 지병으로 시달린 것을 감안하면 당시로선 보기 드물게 장수를 누린 셈이다. 아마도 젊어서 일찌감치 출세욕을 버리고 양생술을 연마한 덕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은 보름동안 병석에서 누워 지내면서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 스스로 위안을 얻고자 지어졌다고 한다. 벌써 일년 반 가까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역병의 유행에 우리 자신을 위한 글쓰기로 자득의 묘를 발휘해보면 어떨까 싶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14#편저자 주 :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처방 및 Ext제제 등에 대하여 본초학적 입장에서 객관적인 분석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아울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코자 한다. 주영승 교수(우석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歸脾湯의 처방 의미] : 宋나라의 嚴用和가 창안해 그의 저서 濟生方에 수록된 처방으로, 元나라 危亦林의 世醫得效方을 거쳐 明나라 薛立齊의 校注婦人良方에서 當歸와 遠志를 추가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는 처방이다. 思慮過度로 心脾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健忘 怔忡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脾主後天水穀之精氣 心主血의 기전으로 氣和而血和하는데 혈액의 손상을 引血歸脾하여 脾統血하므로 ‘脾臟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의 歸脾湯으로 불리었다(血之散於外者 悉歸中州而聽太陰所攝矣 故命之曰歸脾湯). [歸脾湯의 구성] 처방을 구성하고 있는 12종 한약재의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5(微溫3) 平性4으로서 전체적으로 따뜻한 약물로 구성되어 있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8 辛味5 苦味3(微苦2) 酸味1 淡味1로서 주로 甘辛苦 3味이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脾11(胃4) 心8 肺6 肝4(膽1) 腎1으로서 주로 脾心肺 3經이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7(補氣5 補血2) 安神3 理氣1 解表1로서 補益性에 맞춰져 있다. 歸脾湯 구성약물의 본초학적 내용을 生理痛을 기준으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1)기미: 氣를 보면 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고 더구나 平性약물 대부분이 使藥에 해당되는 점에서, 본 처방은 寒性에 적용되는 溫性처방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味에서 滋補和中緩急의 효능인 甘味가 주를 이루고 있고, 行氣滋養의 효능인 辛味가 보조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苦味의 경우 燥濕의 목적으로 활용되어 脾惡濕의 적용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본 처방은 虛寒性의 질환에 적응됨을 알 수 있다. 2)귀경: 주된 귀경이 脾心肺 3經인 것은 脾(脾惡濕, 脾主後天水穀之精氣) 心(心主血)으로서 본 처방의 勞傷心脾의 병증에 맞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肺의 경우에도 대상 약물이 短氣와 自汗의 병증을 나타내고 있는데 적용되고 있는 바, 이는 肺主一身之氣 및 氣가 旺盛하면 生血하고 氣는 統攝血한다는 이론에 부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효능: 본 처방은 주된 목표점이 補益임을 알 수 있는데, 특히 補氣(補脾氣)의 약물과 補血(補心血)은 본 처방의 의미를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즉 虛寒性의 질환 중 脾氣虛와 心血虛의 약물을 주축으로 하여, 이에 수반(脾主思 脾統血, 心主血)하여 나타나는 증상인 心悸 脈微 虛弱無力 등의 心氣虛에 대응하여 安神藥을 배치하고 있다(心藏神). 전체적으로는 補氣 補血 安神의 관계를 ‘氣之旺盛卽生血 陽生陰長’, ‘氣爲血之首 氣爲血帥’, ‘氣行卽血行’, ‘氣能生血’, ‘氣能攝血’, ‘心中無血如魚無水怔忡躁動’의 한방원리에 부합됨을 알 수 있다. 4)歸脾湯의 처방 해석: 아래의 효능 분류를 기준으로 益脾養心 寧心安神하는 補氣統血의 처방으로 해석된다. ①人蔘 黃芪 白朮 甘草 大棗 : 補脾益氣 ②當歸 龍眼肉 : 補血養血→安神 ③白茯神 酸棗仁 龍眼肉 : 養心安神 ④遠志 : 心腎相交 安精神 定魂魄 ⑤木香 : 理氣健脾→脾主運化 ⑥生薑 : 散血凝, 약의 흡수와 순환 및 소화 증진 5)보다 높은 약효 발현을 위한 약물 선택: 본 처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응용방법으로, 黃芪의 경우 補脾氣의 효능 증대를 위해서 蜜炙黃芪로의 전환을 권고하며, 甘草의 경우에도 脾愛暖에 맞추어 炙甘草를 사용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사용금지약물인 木香의 경우 靑木香Aristolochia contorta으로 일부 문헌에 기록돼 있으나, 이는 順下焦氣약물로서 원래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현재 신장암 유발약물로서 사용금지 약물이므로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 본 처방의 경우에는 順中焦氣의 약물인 土木香Inula helenium을 사용함이 마땅하다. 6)주지하다시피 生理痛은 血滯가 원인인 生理前痛과 生理中痛 및 血虛가 원인인 生理後痛으로 나뉜다는 점에서, 본 처방은 生理後痛(양이 적고 빛이 淡한 것)에 응용가능하며 여기에 脾氣虛 및 心神장애를 동반한 경우에 더욱 적합함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脾氣虛로 인하여 飮食無味와 泄瀉 등을 주증상으로 하는 四肢無力 全身倦怠感 胸腹脹滿 肌肉消瘦 등의 증상과 心血虛로 인하여 心悸怔忡 不眠 顔面蒼白 脈細數 月經障碍 등의 心脾血虛에 적용된다. 7)한편 每觸遺精(성적접촉시 걸핏하면 遺精(早漏)이 되는 병증)에 적응된 것 역시 心脾의 손상에 따른 비정상적인 성신경과민으로 해석한다면, 본 처방의 적응증을 쉽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2.加減 응용과 방약합편의 歸脾湯 활용에 대한 분석 1)加減 응용 ①氣不升降 加 便香附: “氣病의 總司요 婦科의 主師”약물인 香附子는 婦人科에서 기본적으로 활용됐던 약물이었다. 이는 여성질환의 바탕이 氣滯에 근간을 두고 있다고 보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氣滯로 인한 疼痛 특히 月經痛이나 月經不順 등에 그 적용범위를 넓혀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추가가능한 약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②虛火吐血 加 熟地黃 乾薑炒黑: 脾統血장애로 出血이 발생한 경우에 補血의 목적으로 熟地黃을 추가하고 溫性止血의 목적으로 乾薑炒黑을 추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생리통 적용시의 歸脾湯의 경우에는 虛寒性인 관계로 生理量이 적다는 점에서 乾薑炒黑의 추가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③崩帶日久 倍蔘 加地楡 荊防 升麻之類: 이것 역시 脾統血의 장애로 인한 대량 出血이 오래된 경우에 해당되는 가감예로서 補脾氣의 人蔘 증량과 止血 목적의 기타 약물의 배합인 바 이는 생리통 적용시의 歸脾湯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④不眠 加 熟地黃: 陰血不足과 心神失養으로 인한 心悸怔忡 失眠多夢 神志不寧 등에는 滋陰補血藥 등과 배오되어 그 효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歸脾湯의 적용시 血虛性의 不眠에는 熟地黃의 추가는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다. 2)방약합편의 歸脾湯 활용- 사용된 8부문의 기본 病證 모두 脾氣와 心血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해가 가능한 활용이다. 특히 생리통에 사용되는 歸脾湯의 적응증에 합당한 내용은 婦人門의 鬱火에 사용된 점으로 충분히 설명가능하다. 3.歸脾湯의 실체 이상을 근거로 歸脾湯의 생리통 사용근거는 다음과 같다. 1)歸脾湯의 적응증으로 서술된 ‘治憂思 勞傷心脾 健忘 怔忡’에 맞추어 生理痛 중 心血虛와 脾氣虛가 동시에 나타나는 병태(생리양이 적고 淡白)에 心神장애를 동반한 경우에 補脾補血安神시키는 처방으로 정리된다. 2)아울러 歸脾湯은 生理痛 이외에도 일반적인 부인병에서 위의 사용근거에 맞추어 광범위하게 활용되어질 수 있는 처방이며, 문헌에 기록된 많은 응용예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 기고내용과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의 고견과 우선 취급을 원하는 한방약물처방이 있으면 jys9875@hanmail.net, 전화 (070)8286-1561로 제안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