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최근 지역 소방예산 운용 논란과 부천 소방관의 화재진압 중 순직 사고로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과 안전·건강 보호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난현장에서 반복적인 정신적 충격을 경험하는 소방공무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건강 문제에 체계적인 치료·회복을 지원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특히 화재 진압·인명 구조 등 고위험 직무의 특성을 고려해 정기적인 정신건강 의료지원과 재난현장 긴급 심리지원을 의무화하고, 상담·진단 등에 따른 불이익을 금지함으로써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보호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방공무원복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계획에 정신건강관리 사항을 포함하고, 건강관리를 위한 진단·진료와 직무 특성을 고려한 심신건강연구 등의 의료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 진압·구조·구급 등 고위험 업무에 종사하는 소방공무원은 참혹한 사고 현장과 인명피해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PTSD,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음에도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연계하는 지원체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안은 기존의 포괄적인 의료지원 규정을 △정기적인 상담·진단·진료 △재난·재해 현장 투입 소방공무원 대상 긴급 심리지원 △업무 특성을 고려한 심신건강연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타 의료지원 등으로 구체화하고, 정기적·현장 중심의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강화하도록 했다.
특히 현행 의료지원 규정의 임의적 성격을 의무 규정으로 전환해 국가의 지원 책임을 강화하고, 소방공무원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상담·진단 등을 받았다는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명시했다.
이를 통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조기 개입과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상담·진료 이력이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도록 했다.
아울러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계획에 포함되는 생활안정 관련 사항에 ‘직무복귀’도 추가해 소방활동 중 재해를 입은 소방공무원의 치료·회복 이후 안정적인 업무 복귀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근거도 보강했다.
김예지 의원은 “소방공무원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누구보다 위험한 현장에 먼저 뛰어드는 분들이지만 정작 이들의 위험과 희생에 대한 보상과 보호는 충분하지 못했다”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분들이 자신의 안전과 건강을 걱정하지 않고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방공무원의 헌신을 사명감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위험한 직무에는 그에 합당한 보상이, 재난현장에서 입은 몸과 마음의 상처에는 충분한 치료와 회복의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소방공무원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해 보수 산정 시 자격·경력뿐 아니라 직무의 곤란성·위험도·책임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가 적정 보수 지급을 위한 시책을 수립·추진하도록 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김건·김상훈·고동진·박덕흠·송석준·신성범·안철수·이달희·주호영·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