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이번 제186차 WFK-LKC KOMSTA 봉사단(한의사 5명, 일반 단원 8명)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위치한 미타팝 병원에서 4일간 총 1,399명의 환자에게 한의 진료를 시행했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오갔던 말 - "컵짜이 라이 더(정말 감사합니다)"
라오스 전역에서 KOMSTA 봉사 소식을 듣고 찾아오신 환자분들께 최선의 치료를 해드리기 위해 모든 단원이 힘을 모았습니다. 비록 언어는 달랐지만, 통역사분들의 도움과 어설프게나마 직접 건넨 라오스어, 그리고 몸짓과 눈빛으로 진심을 담아 진료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1년 전 KOMSTA의 진료를 받았던 분들이 그 경험을 믿고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다시 찾아주시기도 했고, 먼 곳에서부터 오랜 시간 기다려 진료를 받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저 역시 라오스 현지에서 저희에게 보내주시는 기대와 신뢰를 잘 알고 있었기에, 간절함과 긍정적인 긴장감을 안고 환자분들을 마주했습니다.
라오스는 의료인력과 의료기관 등 전반적인 의료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의료 접근성이 높지 않은 편입니다.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보니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만성화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더욱 안타까웠던 점은 대부분의 환자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의료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정보 접근성이 높지 않고, 참고할 만한 자국 내 건강 콘텐츠 역시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침과 부항 치료 후, 혼자서도 꾸준히 이어 나갈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이나 생활 습관 교정을 안내해 드렸을 때 환자분들이 무척 흥미롭게 들어주셨습니다.
한편, 발달장애나 정신과 질환, 노인성 질환처럼 의료뿐 아니라 교육, 상담, 사회복지가 동반되어야 하는 분야에서는 전반적인 인프라 부족으로 당장 도움을 드리기 어려운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을 경험하고 낫길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침, 추나, 한약 등 한의학이 가진 다양한 치료적 접근은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특히 제게 오셨던 급성기 안면마비 환자분은 매일 내원하며 눈 감김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되었는데, 이번 진료를 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미타팝 병원의 현지 의사들 역시 저희의 진료 모습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침과 부항 치료의 효과에 주목하며 이를 활용한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이를 보며 라오스 현지에서도 한의학적 치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성을 가지고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내가 마주한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헤아리고 싶다.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 속에서, '내가 더 실력이 있었다면 짧은 순간에도 더 좋은 치료를 해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습니다. 환자분들을 낫게 해드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과, 그 마음을 책임질 수 있는 실력을 함께 갖춰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인생에서도 저를 믿고 찾아와 주시는 환자분들의 몸과 마음의 불편함을 헤아리고, 그분들께 가장 필요한 치료를 정확하게 해드릴 수 있는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치료해 드린 분들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그분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진심으로 함께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봉사는 한 번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고, 많이 할수록 더 좋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더 다양한 곳으로 가서, 더 많은 분께 진료를 해드리면 좋겠습니다. 한의학의 도움이 필요한 곳, 우리의 지식과 손길과 마음이 필요한 곳에 가능한 한 더 자주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KOMSTA 의료봉사에 직접 참여해 그 의미를 느끼며, KOMSTA의 봉사 정신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한의원을 운영하는 임상의로서도 꾸준히 봉사에 나서시는 선배 한의사분들의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생업을 하는 와중에도 물질적 후원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참여를 지속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애정하는 팀원들에게
7일간의 일정 동안 제 곁에는 늘 든든한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휴진하면서까지 봉사에 참여해 KOMSTA 활동의 참된 의미를 몸소 보여주신 김주영 단장님, 그리고 단원들이 건강하게 일정을 소화하고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긴장 속에서도 모든 업무를 세심하고 매끄럽게 처리해 주신 KOMSTA 사무국의 이승하, 천세정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함께 고민하며 더 나은 진료를 위해 이끌어주신 박종수, 김범수, 김세진, 강지영 원장님, 그리고 진료 보조는 물론 궂은일을 모두 도맡아 주신 김수진, 김지원, 문지원, 심유민, 이세욱, 이윤석, 전나경, 홍정인 선생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서로 발 벗고 나서 한마음으로 움직이는 우리 팀원들 덕분에 참으로 든든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혼자였다면 닿을 수 없었겠지만, 함께였기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좁은 진료실을 벗어나 제가 닿을 수 있는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해준 이번 봉사의 모든 순간과 인연에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