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주영·유영은 원장, 이상헌 교수
[한의신문] 성인 당뇨병 환자에게 호로파 등 7가지 한약재 추출물로 구성된 ‘DB(Diabetes)약침’을 시술한 결과 혈당 조절의 핵심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와 체질량지수(BMI)가 치료 횟수에 따라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당뇨병 치료 여부와 BMI 변화 등을 보정한 뒤에도 약침치료 횟수가 HbA1c 감소와 독립적으로 연관돼 고혈당·제2형 당뇨병 관리에서 약침의 강력한 보조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주영·유영은 동편부부한의원장과 이상헌 단국대 대학원 바이오융합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Pharmacoacupuncture for Lowering HbA1c in Korean Adult Patients With Hyperglycemia: A Retrospective Study’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이 최근 SCI(E)급 국제학술지 ‘Acupuncture & Electro-Therapeutics Research’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고혈당 성인을 대상으로 약침치료에 따른 HbA1c·BMI 변화와 안전성을 평가한 후향적 분석으로, 연구진은 기존 혈당강하제·인슐린 치료에도 약물 저항성·저혈당·체중 증가 등 이상반응과 치료 순응도 등의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침 자극과 한약 추출물의 약리작용을 결합한 약침의 보조치료 가능성을 분석했다.
◎ 고혈당 환자 40명 분석…19명 기존 당뇨치료 병행
연구진은 ’20년 9월부터 ’23년 8월까지 동편부부한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9∼80세 △치료 전 HbA1c 5.6% 초과 △약침치료 10회 이상을 충족한 환자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의무기록이 불완전하거나 약침치료 10회 미만, 추적 HbA1c 측정값이 없는 환자는 제외했다.
최종 대상자는 40명(남성 18명·여성 22명), 평균 연령 51.4±18.8세로, 치료 전 평균 HbA1c는 7.37±1.36%, BMI는 28.5±5.0kg/㎡였다. 동반질환은 △이상지질혈증 27명(67.5%) △고혈압 14명(35.0%) △심혈관질환 8명(20.0%)이었다.
이 가운데 기존 제2형 당뇨병 치료를 병행한 환자는 19명, 별도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21명이었다. 기존 치료군은 연구 시작 전 최소 2개월 이상 동일한 경구혈당강하제 또는 인슐린 요법을 유지했으며, 약침치료 기간에도 약물 종류와 용량을 변경하지 않았다.
기존 치료군 19명 중 18명(94.7%)은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했고 1명은 인슐린 치료도 병행했다. 치료 전 HbA1c는 기존 치료군 7.73±1.63%, 비치료군 7.04±0.99%로, 두 군간 유의한 차이(p=0.183)는 없었다.

◎ 호로파·함초 등 7종 구성 약침, 복부 혈위에 주 2∼3회 시술
DB약침은 △호로파(Trigonellae Semen) △함초(Salicornia herbacea) △패장(Patriniae Radix) △마인(Cannabis Semen) △송절(Pinus densiflora) △모근(Imperatae Rhizoma) △곤포(Laminariae Japonicae Thallus) 등 7종 약재의 수성 추출물로 조제됐다.
동량의 약재를 물과 건조약재 8대1 비율로 저온 진공추출한 뒤 여과·pH 조정·농도분석·무균검사 등 품질관리를 거쳤다. 시술은 복부의 △장문(LR13) △복애(SP16) △불용(ST19)에 주 2∼3회 시행했다.

◎ HbA1c 7.37→6.91→6.38→5.88%…30회 후 1.49%p↓
환자의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은 8개월(1∼16개월), 평균 약침치료 횟수는 71.5±38.0회였다. 핵심 평가지표인 HbA1c는 치료 횟수가 누적될수록 단계적으로 감소했다. △치료 전 7.37±1.36% △10회 6.91±1.07%(–0.46±0.55%p, p=1.30×10⁻⁶) △20회 6.38±0.90%(–0.99±0.81%p, p=1.08×10⁻⁷) △30회 5.88±0.65%(–1.49±1.12%p, p=6.16×10⁻⁷)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며, 30회 치료 후에는 초기 수치 대비 약 20.2% 감소했다.
기존 당뇨병 치료 여부에 따라 나눠도 감소 양상은 일관됐다. 30회 치료 기준 HbA1c 감소폭은 △기존 치료군 –1.54±1.23%p(p=7.01×10⁻⁵) △비치료군 –1.45±1.05%p(p=1.07×10⁻⁶)였으며, 두 군간 차이는 유의(p=0.807)하지 않았다.
BMI 역시 △치료 전 28.5±5.0kg/㎡ △10회 27.9±4.8kg/㎡ △20회 27.2±4.3kg/㎡ △30회 26.4±3.9kg/㎡ 순으로 감소했다. 치료 전 대비 감소폭은 △10회 –0.68±0.75kg/㎡(p=1.53×10⁻⁶) △20회 –1.37±1.37kg/㎡(p=9.12×10⁻⁸) △30회 –2.10±1.98kg/㎡(p=4.09×10⁻⁸)로 모두 유의했다.

◎ 당뇨약·체중감소 보정 후에도 약침 횟수 ‘독립적 연관’
연구진은 단순한 치료 전후 비교를 넘어 약침치료 횟수와 HbA1c 감소 사이의 독립적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혼합효과모형과 다변량 선형회귀분석을 시행했다.
혼합효과모형에서 치료 전·10회·20회·30회에 따른 HbA1c 변화는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p<2×10⁻¹⁶)했으며, 약침치료 횟수와 기존 당뇨병 치료 여부 간 상호작용은 유의(p=0.702)하지 않았다. 즉 약침 누적에 따른 HbA1c 감소 양상이 기존 당뇨병 치료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연령·성별·BMI 변화·기존 당뇨병 치료 여부를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약침치료 횟수는 HbA1c 변화의 유의(β=–0.0156, SE=0.0055, t=–2.829, p=7.78×10⁻³)한 예측인자로 남았다. BMI 변화도 유의(β=0.188, p=8.85×10⁻³)한 연관성을 보였으나 연령(p=0.414)·성별(p=0.310)·기존 당뇨병 치료 여부는 유의(p=0.982)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HbA1c 감소가 체중 감소나 기존 당뇨병 약물치료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약침치료 누적 횟수와 독립적으로 연관된다”고 해석했다.
◎ 인슐린 감수성·항산화·항염증 등 복합 대사경로 제시
연구진은 혈당 개선 가능성의 기전으로 침 자극과 한약 추출물의 복합작용에 주목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침 자극이 △인슐린 수용체 감수성 향상 △췌장 β세포 기능 자극 △자율신경계 조절 △전신 염증 완화 등을 통해 혈당 조절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돼 왔다.
또 DB약침에 사용된 7종 약재의 기존 연구에서는 △인슐린 분비·감수성 향상 △포도당 흡수·이용 촉진 △항산화·췌장 β세포 보호 △염증경로 조절 △간 포도당신생합성 억제·글리코겐 합성 증가 등 복합적인 대사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해당 약침을 시술 중인 이주영 원장
◎ 중대한 이상반응 ‘0건’…대규모 무작위시험 후속 과제
안전성 평가에선 연구기간 중 중대한 이상반응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40명 전원에서 △피하혈종 11명 △피하출혈 29명 등 경미하고 일시적인 국소반응이 나타났으며 모두 별도의 의학적 처치 없이 1주 이내 자연 소실됐다.
연구진은 “고혈당 성인에서 약침치료 후 HbA1c와 BMI가 유의하게 감소하고, 특히 기존 당뇨병 치료와 BMI 변화 등을 보정한 뒤에도 약침 누적 횟수가 HbA1c 감소와 독립적으로 연관됐다는 점에서 고혈당·제2형 당뇨병의 보완적·보조적 치료전략으로서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단일기관·후향적 연구인만큼 약침치료와 HbA1c 감소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있도록 향후 △대규모·장기간 무작위 대조시험을 통한 유효성·장기 안전성 검증 △약침-일반 침치료 직접 비교 △약침액 주입의 추가 효과 규명 △약재 제조·용량·혈위·투여법 표준화 △품질관리 및 재현성 확보 등을 후속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DB약침은 SCI(E)급 국제학술지 등재에 이어 기술력을 인정받아 핵심 특허도 취득했다.
이주영 원장은 “이번 연구는 기존 당뇨병 치료 여부와 체중 변화 등을 보정한 뒤에도 약침 치료 횟수가 HbA1c 감소와 독립적으로 연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대규모 임상연구와 치료 프로토콜 표준화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 영역에서 한의사의 역할이 확대되도록 임상적 근거를 더욱 축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