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일본 오카야마 컨벤션센터에서 제75회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The 75th Annual Congress of The Japan Society of Acupuncture and Moxibustion)가 개최됐다.
올해 학술대회는 ‘환자에게 다가가는 의료(Patient-centered care)–의사와 침구사의 협력’을 주제로 열렸으며, 일본 전역의 침구사와 의사, 연구자들이 참석해 침구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침구치료 자체의 효과를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의료체계 안에서 침구의료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이다.
학회 측은 의사와 침구사의 협력을 통해 환자 중심 의료를 구현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으며, 이를 주제로 다양한 강연과 심포지엄을 구성했다.
학회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 진료와 침구치료의 역할, 한약을 활용한 통합진료, 총합진료(General Medicine)와 침구의 협력 모델 등 다양한 기조 강연이 진행됐다.
또한 파킨슨병 최신 치료, 두통 진단과 치료, 침구치료 근거(Evidence) 구축 등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주제들이 폭넓게 다뤄졌다.

특히 심포지엄에서는 지역사회 의료기관과 침구원의 협력, 진료 가이드라인 기반 침구치료, 암 환자 지지·완화의료에서의 침구치료 역할 등이 주요하게 논의됐다.
암성 통증, 호흡기 질환 완화치료, 만성통증 관리 등 현대 의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침구의학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외에도 AI를 활용한 침구교육, 스포츠 현장에서의 다직종 협력, 미용침, 소아침, 위험관리 교육, 증례보고 작성법 워크숍 등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임상가와 연구자, 학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학술 교류의 장이 조성됐다.
이러한 국제 학술 교류의 장에서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과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연구진도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 한의학의 임상 경험과 연구 역량을 소개했다.
침구의학과 김건형 교수는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Medicine for Amputees’와 ‘Acupuncture and 5-Year Mortality in Traumatic Amputees’를 주제로 구두 발표를 진행했으며, 이 연구는 절단 환자의 장기 예후와 통합의료적 접근 가능성을 제시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침구의학과 오유나 교수는 ‘퇴행성 요추 및 경추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초음파 유도 침도요법의 타당성: 무작위 대조 예비 임상연구’를 발표하였으며, 침도요법의 안전성과 임상 적용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Feasibility of Thread-Embedding Acupuncture for Degenerative Lumbar Spinal Stenosis’ 연구를 통해 퇴행성 요추관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매선치료의 활용 가능성 또한 소개했다.

필자는 ‘Role of Acupuncture in Humanitarian Crisis Settings’를 주제로 재난·인도주의 위기 상황에서 침구치료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고찰했으며, ‘Rapid Improvement in Bell's Palsy: Two Case Reports Treated with Integrated Traditional Korean Medicine’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통해 통합 한의치료를 받은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증례를 소개했다.
이번 학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침구의학이 단순히 통증 조절을 위한 보조적 치료를 넘어, 만성질환 관리, 암 환자 지지요법, 신경재활, 재난의료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임상 경험을 과학적 근거로 연결하려는 연구자들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침구의학이 현대 의료체계 안에서 더욱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오카야마 학술대회는 의사와 침구사의 협력을 통해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하고자 하는 일본 침구계의 방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향후 한국과 일본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학술 교류를 통해 침구의학의 근거 창출과 국제적 확산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