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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05일 (목)

“그들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

“그들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

제178차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이채진 진료원장
(터한의원 잠실본점)


이채진 원장님.jpg

 

[한의신문] 오랫동안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의료 혜택이 부족한 분들께 마음과 손길을 나누고, 한의학을 널리 알리는 일에 늘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졸업 이후까지 국내 의료봉사에는 여러 차례 참여했지만, 긴 일정이 필요한 해외봉사에는 선뜻 나서기가 어려웠다. 부원장으로 병원에 몸담고 있다 보니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퇴사를 고민하던 시기에 KOMSTA 제178차 해외의료봉사단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고, 바로 지원서를 제출해 봉사단에 합류하게 됐다.

 

한국어로 전한 “감사합니다” 깊은 울림

 

이번 봉사는 타슈켄트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에서 4일간 진행됐다. 외국에서, 그것도 병원이 아닌 체육관 같은 임시 공간에서의 진료를 예상하며 다소 열악한 환경을 생각했지만, 현장은 생각보다 훨씬 안정되고 체계적으로 준비돼 있었다. 베드는 물론이고 전침기, IR, ICT 등 다양한 치료기기를 활용할 수 있어 진료에 부족함이 없었다.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봉사단원들이 KOMSTA 해외봉사에 처음 참여한 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진료소 세팅은 빠르고 능숙하게 이뤄졌다. 진료보조를 맡아주신 선생님들께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 못했는데도, 베드 운영과 환자 응대가 자연스럽고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누가 특별히 지시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현장의 분위기와 팀워크가 인상 깊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젊은 20대 여성이었다. 환자는 10년 넘게 야뇨증을 앓아왔고, 매일 밤 자다가 소변을 본 뒤 잠에서 깬다고 했다. 며칠간의 치료로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밤에 소변을 본 뒤 깨지 않고, 먼저 잠에서 깬 후 화장실에 가게 됐다며 기뻐했다. 봉사 마지막 날, 선물로 주신 수박 한 덩이와 서툰 한국어로 전한 “감사합니다”라는 다섯 글자가 어떤 말보다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채진 원장님2.jpg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의 문제는 존재

 

마지막 날은 오전 11시까지만 진료가 가능해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그 탓에 셋째 날에 재진증을 드리지 못하고 치료를 마무리해야 했던 분들이 많았다. 아쉬워하는 환자들을 보며, 더 많은 분들이 KOMSTA 활동에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과 해외파견의 기회가 더욱 확대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이번 파견은 진료 활동에 그치지 않고, 한의학 교육센터 개소식과 침구학 교육과정 수료식을 함께 축하하는 뜻깊은 일정이기도 했다. 

 

침구학 연수 프로그램에는 우즈베키스탄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인접 국가의 학생들도 참여, 한의학에 대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높은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진료 중에는 학생들의 참관도 함께 이뤄졌는데, 아직 임상 경험이 부족한 나로서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출국 전 가장 큰 걱정은 체력적인 소모나 진료 환경보다도, 1차 의료기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환자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잘 갖추어진 의료 시스템 속에서 진료해왔기 때문에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이 낯설게 느껴졌다.

 

다행히 타슈켄트의 진료 환경은 기대 이상으로 잘 마련돼 있었고, MRI 등의 영상 검사 자료를 가지고 내원하는 분들도 많아 큰 어려움 없이 진료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여건이 모든 지역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의 문제는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의료인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이채진 원장님3.jpg

 

“현지 환자분들 한의치료에 매우 우호적”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현지 환자분들이 한의학 치료를 매우 우호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한의학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찾아주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이 한의학의 세계화에 함께해주시길 바랐다.

 

이번 봉사는 나에게 단순한 의료 활동을 넘어, 진심을 나누는 만남이었고, 한의학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나눔과 배움을 통해 이러한 경험을 이어나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봉사 기간 동안 진료를 훌륭히 이끌어주신 김주영 팀장님, 김영삼 원장님, 김효준 원장님, 총무 엄은지 선생님, 강보훈, 박규림, 박수연, 서영인, 윤지환, 주예린, 진희수, 추유미, 사무국의 권수연 대리님, 김다영 대리님, 현지 통역 선생님들께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봉사 내내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송영일 원장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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