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김철현 교수 연구팀과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회가 공동연구를 진행한 논문이 SCIE 등재지 ‘Life(IF: 3.2)’에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논문은 뇌졸중 발병 6개월이 지난 환자의 하지 경직에 대해 초음파를 활용해 도침술을 시행하고, 보행 기능 개선이 관찰된 증례를 보고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재활의 ‘골든 타임’은 발병 후 6개월 이내로 알려져 있으며, 이 시기가 지나면 회복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논문을 통해 보고에 포함된 환자들은 발병 6개월을 넘긴 뒤에도 도침 치료를 수차례 받은 후 트레드밀 기반 보행 분석에서 움직임의 향상이 확인됐다.
뇌졸중 환자의 재활 목표는 기능적 독립을 회복하는 데 있으며, 특히 ‘보행 능력’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이 가운데 하지 경직은 이러한 보행 회복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상지 경직에는 보툴리눔 독소 주사가 사용되지만 하지 경직에는 부작용 우려로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한의학의 초음파 활용 도침술이 대안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침’은 일반 침보다 굵고 침습적인 시술이기 때문에, 주요 신경과 혈관을 피하기 위해 초음파를 활용해 시행돼야 한다.
이에 김철현 교수 연구팀과 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회는 하지 경직을 유발하는 주요 근육들을 분석하고, 문헌 검토 및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접근 경로를 선정했다. 접근 경로 설정 과정에서는 ‘초음파로 보는 알짜근육학’의 집필진인 한의영상학회 오명진 교육부회장·안태석 교육이사·문지현 교육위원의 초음파 영상 해석 능력과 임상 자문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논문에서는 초음파를 활용한 도침술을 받은 환자 2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했으며, 근육 경직 정도를 평가하는 MAS 점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실제 보행 기능은 뚜렷하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도침이 근육의 고유수용감각을 개선하고, 운동 협응을 돕는 작용을 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편 도침술은 기존의 서양의학 치료와는 다른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어, 앞으로의 재활 치료에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지우 전공의(제1저자)와 김철현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증례는 뇌졸중 발병 6개월 이후에도 적용 가능한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현재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RCT)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문지현 교육위원은 “도침은 일반 침보다 침습적이기 때문에 초음파로 고위험 구조물을 확인하고 피하면서 시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항혈전제 복용 환자에게도 보다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초음파 활용의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태석 교육이사는 “초음파 활용 도침 치료는 뇌졸중 환자뿐 아니라 종아리 강직, 야간 경련, 근막통증증후군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며 “종아리 통증이 잘 회복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한의원에서 ‘초음파 활용 도침 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