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중풍·순환신경학회(회장 이상관)는 20일 서울 로얄호텔서울 로얄볼룸에서 ‘2025년 봄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강좌에서는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한의치료를 주제로 전문적인 지식과 새로운 영감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상관 회장은 “최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봄 연수강좌에서는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한의치료’를 주제로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을 모시고 깊이 있는 강의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오늘 강좌를 통해 전통의학이 인지기능 저하 관리에 있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면서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유익한 지식과 통찰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한의약은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예상보다 빠른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인지기능장애는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어르신의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한의약 치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오늘 자리를 통해 초고령화 사회에서의 한의약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팔미지황의 인지기능장애 치료 효과
이날 강좌에서는 △An empirical study of the efficacy and safety of hachimijiogan for patients with mild Alzheimer's disease: A step forward in the development of Japanese Traditional(Kampo) Medicine(카이누마 모사부로 일본 도야마대학교 교수) △가미귀비탕의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임상시험(박정미 경희대학교 교수) △가미귀비탕의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가미귀비탕의 고령자 불면증 및 인지기능 개선 효과(조승연 경희대학교 교수)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먼저 카이누마 모사루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팔미지황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카이누마 교수는 “팔미지황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인지기능장애를 지연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카이누마 교수는 이날 팔미지황을 투여했을 때의 개선 효과를 각종 그래프를 통해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 한의약 이용한 경도인지장애 개선
이어 박정미 교수는 ‘가미귀비탕의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인지기능 개선효과’에 대해 소개했다.
경도인지장애란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및 기억력은 떨어져 있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이 보존된 상태를 의미한다. 즉 치매는 아직 아니지만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다.
박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공인된 치료약물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런데 동의보감에서는 건망증 치료의 대표적인 약으로 가미귀비탕을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경증 및 중증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가미귀비탕을 처방한 결과 기능을 현저히 개선시켰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다.
이에 박 교수는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임상시험을 통해 가미귀비탕의 경도인지장애 개선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군내 복약 전후 유의한 인지기능 상승효과와 fMRI 영상분석을 근거로 KGT가 aMCI의 인지기능 유지 및 향상에 효과적임을 시사했다.

◇ 가미귀비탕, 고령자 불면증에도 효과
조승연 교수는 ‘가미귀비탕의 고령자 불면증 및 인기기능 개선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조 교수는 이날 고령자 수면장애와 치매 위험의 상관성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고령자 불면증 및 주관적 인지저하에 대한 가미귀비탕의 효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조 교수는 “최근 연구들은 노년기의 수면장애가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 발생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며 “수면 잠복기가 길어질 시 인지기능장애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낮은 수면 효율은 인지기능 저하 및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치매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관적 인지저하를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가 발병하기 전 단계부터 인지기능을 관리해 치매를 예방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더욱 조기에 치매 관련 병리를 예방하거나 역전시키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고령자 불면증 및 주관적 인지저하를 대상으로 가미귀비탕 과립을 12주간 투여한 연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 결과 수면의 질 및 인지기능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억력과 전두엽·집행 기능에서 위약 대비 더 큰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고령자 불면증 및 주관적 인지저하 개선 가능성이 확인됐으며, 이상반응 및 검사상 이상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함이 입증됐다.
한편 이날 대한중풍·순환신경학회 정기총회도 함께 진행됐으며, 2025년도 사업 계획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