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한의 돌봄 사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심포지엄이 21일 국립재활원에서 열렸다. ‘한의 돌봄사업 현재와 미래 - 장애인 한의돌봄의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장애인 의료 복지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한의 돌봄 모델이 주목받았다.
김동수 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는 ‘한의 지역사회 돌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 장애인 한의 돌봄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며, 한의 돌봄 모델이 장애인 건강 관리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돌봄 정책에 한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한의학 기반 돌봄의 성과가 뚜렷해졌다. 2021년부터 시행된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서는 방문진료 환자 수와 횟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김동수 교수는 “2023년 기준 전체 방문진료의 절반 이상이 한의 방문진료로 이뤄졌다”며 “돌봄에서 한의사들의 열정과, 그 열정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들이 많이 쌓여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 데이터 분석 결과 한의 방문진료 이용 이후 한의원에 내원한 건강보험 환자수는 1095명에서 889명으로 18.8% 감소했으며, 한의원 내원일수는 한의 방문진료 이용 전 평균 19.6일에서 평균 16.0일로 1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문진료가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환자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을뿐만 아니라 자원의 효율성까지도 얻을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2024년부터는 3차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 확대되면서 한의원의 참여도 늘어나 총 135개 기관 중 35개 한의원이 포함됐다. 한의 다직종 팀(재택의료센터)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한의계 다빈도 질환인 만성병/통증관리와 신체기능재활이 주요 진료 항목으로 꼽혔으며, 장기요양 등급 3~4등급 환자가 주요 대상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장애인 대상 한의 돌봄의 주요 서비스는 만성병/통증 관리와 신체 기능 재활이다. 방문진료 시 한의사는 침, 뜸, 부항 등의 한의치료와 함께 혈압·혈당 모니터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장애인 환자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김동수 교수는 장애인 돌봄이 기존 노인 돌봄과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애인 건강 관리는 연령이 아닌 장애 유형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돌봄이란 큰 틀 안에서 노인돌봄과 장애인돌봄이 비슷한 면도 있지만, 유형별 특성을 고려하고, 더욱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다직종 협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의사들은 주로 간호사(81.1%), 사회복지사(65.0%), 의사(37.8%)와 협력하고 있으며, 향후 작업치료사 및 물리치료사와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다직종 협력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의사들에게는 교육과 한의 특성에 맞는 매뉴얼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장애인 돌봄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의사와의 협진 활성화도 중요한 과제다. 김 교수는 부천과 대전에서 진행되고 있는 협진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사회에서 한의학과 의학이 상호 협력하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장애인 돌봄에서는 한의 치료뿐만 아니라 양약 처방, 응급 대응 등을 위해 의사와 협력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