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형상의학회(회장 최영성)는 9일 대한형상의학회관에서 ‘제29차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 형상의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주요 병증과 처방에 대한 최신 연구와 임상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올해 추진할 사업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최영성 회장은 학술대회 개회사를 통해 “지산 박인규 선생님께서 열어주신 형상의학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난해해지는 현대 질환을 효율적이고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한의학에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면서 “현대의학의 난치병에 해당하는 수많은 질환들을 형상의학을 통해 풀어나가다 보면 치료율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을 우리들은 임상에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논문들이 바로 형상의학을 통해 임상에서 활용되는 탁월한 식견을 직접 보여주는 실례”라며 “오랜 기간 형상의학을 전수받고 스스로의 연구와 노력을 통해 이론과 임상을 합일하여 얻은, 각자의 노하우와 피땀으로 일궈낸 소중한 열매인 만큼 회원들이 한의학을 정진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醫者三訓의 意義(박준규 원장) △陽明形 陽明熱證의 형상의학적 치법과 음식섭생에 대한 소고(전창훈·조장수 원장) △雙敗湯의 形象醫學的 활용(최철한·김선희·부지연·윤원 원장) △雙和湯 合 藿香正氣散의 形象醫學的 活用 硏究(이지영·한정훈·이광영 원장) △우울증에 대한 升陽順氣湯의 형상의학적 고찰(이양석·조장수 원장) △面黃하고 부택한 여성의 만성 베체트병에 加味不換金正氣散 치험례(김수상·김종덕 원장) 등이 발표됐다.
박준규 원장은 형상의학회 강의를 시작하면서 항상 낭독하면서 시작하는 醫者三訓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분석, 발표에 큰 호응을 얻었다. 醫者三訓은 △하나, 心身合一로 사물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느끼고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을 갖춘다 △하나, 心身合一로 사물의 여건성립에 따라 능변해갈 수 있는 임기응변적인 지혜를 가꾼다 △하나, 心身合一로 精氣神을 배양하여 天理에 逆行하지 않고 天壽를 다한다 등 3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각 조항에 담긴 의미 및 醫者三訓이 내포하고 있는 철학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형상의학이 유용한 학문으로 살아남으로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화두를 던진 박 원장은 그 해답으로 “우리는 醫者三訓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능변해 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며, 더불어 임상능력을 끌어올리는데 만족해 하지 말고 현대사회를 이끌어가는 과학·철학과 소통하면서 세상에 유익하면서도 창발적인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형상의학은 현대 과학·철학과 소통하기 좋은 요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소통을 더욱 활발히 진행한다면 형상의학에 대한 임상적 측면뿐만 아니라 이론적 측면에도 더욱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어 “이를 위해 우리 회원들은 三才觀에 대한 깊은 사고를 통해 철학적 기반을 탄탄히 해야 한다”며 “앞으로 형상의학회의 철학적 연구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또 전창훈 원장은 최근 먹방 등과 같이 음식이 점차 오락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형상의학에서 바라보는 음식섭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최철한 원장과 이지영 원장은 형상의학에서 다빈도로 활용되고 있는 ‘쌍패탕’과 ‘쌍화탕 합 곽향정기산’에 대해 이들 처방에 대한 기원 및 형상의학적 의미, 실제 임상사례를 공유하는 등 이들 처방이 임상에서 보다 쉽게 활용되고 유효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양석 원장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울증에 대한 ‘升陽順氣湯’에 대한 고찰을 통해 우울증 치료에서의 활용 범위와 적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김수상 원장은 난치병인 만성 베체트병을 加味不換金正氣散을 활용해 치험례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학술대회에 앞서 △난치성 위장질환의 형상의학적 치료(조성태 아카데미한의원장) △난치병의 형상의학적 치료- 노화병·정신병 중심으로(정행규 본디올홍제한의원장)를 주제로 한 임상특강을 진행, 난치질환에 대한 △형상 △병인 △처방 △병리병증 등 다양한 임상사례들을 공유했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지난해 주요 사업경과 보고 및 감사보고에 이어 △2024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안) 승인의 건 △2025회계연도 사업계획(안) 보고 △2025회계연도 세입·세출 예산(안) 승인의 건 등이 논의돼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날 보고된 사업계획에 따르면 우선 형상 진료의 객관화와 표준화, 편의성 증진을 위한 ‘형상 진료 매뉴얼’이 담긴 ‘(가칭)형상차트’ 개발해 형상의학의 저변 확대를 도모키로 했으며, 이를 위해 올해 개발업체 계약 및 베타버전 개발 등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형상의학회의 근간이 되는 ‘임상한의사를 위한 형상의학책’의 후속작 ‘구궁론’ 발간을 위해 필요시 학회 인력과 예산 등을 지원키로 하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발간이 중지됐던 ‘학회보(학회지)’ 재발행을 위한 인터뷰 및 연간 자료 등을 편집이사와 협의해 진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지산묘소 참배를 비롯해 박물관·기념관 방문, 여름 원행 등 회원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기획·추진하는 한편 △토요임상 자료 취합 및 정리, 공유 △형상아카데미 활성화 등을 통해 학회원들의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으며, 이밖에도 형상의학회가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설문조사·온라인 등을 통한 건전하고 발전적인 회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수렴을 진행해 적극 반영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