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이하 건보공단)은 ‘23년 급여의약품 지출현황 분석 결과, 총 약품비는 26조1966억원으로 전년(24조1542억원)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23년 전체 진료비(110조8029억원)가 전년대비 4.7% 증가한 것과 비교해 2배 가량 높은 증가율이며, 진료비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3.6%로 전년대비 0.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OECD 보건통계(2024.8.)에 따르면 ‘22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상의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율은 18.0%로 OECD 평균인 14.2%보다 3.8%p 높았으며, 멕시코(21.0%) 등에 이어 OECD 국가 중 7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라 약제비 부담이 큰 암·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치료에 필요한 필수의약품에 대해 사회적·임상적 요구, 비용효과성, 국민수용도, 재정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약제 급여를 추진해 왔다.
‘22년에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인 킴리아주 등 22개 약제를 급여 적용했고, 면역항암제 등 7개 약제에 대해 사용범위를 확대했으며, ‘23년에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에브리스디 등 24개 약제를 급여하고, 중증아토피치료제 등 8개 약제의 사용범위를 확대했다.
이러한 국민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약품 급여를 지속 확대한 결과, 암·희귀난치질환 환자의 본인 부담이 줄어들면서 ‘23년 기준으로 암 및 희귀난치질환자 치료에 사용한 급여 약품비는 각각 3조8402억원, 2조5492억원으로 전년대비 10.8%와 9.7%씩 증가해 전체 약품비 증가율(8.5%)을 상회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환자의 약품비가 6조6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25.2%)을 차지한 가운데, 70대(5조2000억원), 50대(4조4000억원), 80대(3조1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으며, 전체 약품비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였다.
요양기관 종별로는 약국 청구액이 18조원(68.9%)으로 가장 높았고 상급종합병원(3조8000억원), 종합병원(2조2000억원), 의원(1조1000억원) 순이었다.
지출 규모의 경우 효능군 별로는 동맥경화용제(고지혈증치료제) 2조8490억원, 항악성종양제(2조7336억원), 혈압강하제(2조원), 소화성궤양용제(1조3904억원), 당뇨병용제(1조3667억원) 순으로 나타나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고지혈증 치료제가 최근 들어 매해 지출 1순위를 차지하고, 이를 포함한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및 고지혈증) 치료제가 상위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성분군 별로도 지출 상위 효능군 1위인 동맥경화용제에 해당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 복합제가 1위로 6058억원 지출됐고, 이어 콜린 알포세레이트(뇌기능 개선제, 5630억원), 아토르바스타틴(고지혈증약, 5587억원), 클로피도그렐(항혈전제, 4179억원), 로수바스타틴(고지혈증약, 337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2위인 콜린 제제는 최근 5년간 지출액이 104.3%(‘18년 2756억원→‘23년 5630억원) 증가했는데, 해당 약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효과를 입증토록 하는 임상재평가를 진행 중이며, 약제의 적정 처방 관리를 위해 심평원은 ‘22년부터 선별집중심사 대상 항목으로 치매 외 질환에는 처방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고가 항암제와 유전자 치료제 등 신약의 급여 등재와 기준 확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약품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진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장성을 높이되, 오남용되거나 불필요하게 처방되는 의약품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해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면서 국민건강 증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건보공단 소속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장기요양시설 노인의 중추신경계용 약물(마약성 진통제, 항정신병제, 수면진정제 등) 복용률이 86.8%에 이른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설수급 노인에 대한 다제약물관리 모델 개발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