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국립소방병원 한의과 설치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가운데 임정태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는 ‘소방공무원 다빈도 질환에 대한 한의치료의 가능성과 근거’란 제하의 주제 발표를 통해 소방공무원의 다빈도 질환과 더불어 이에 대한 한의치료의 근거들을 제시했다.
현재 임정태 교수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주관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립소방병원 내 한의과 설치를 위한 소방공무원들의 한의치료에 대한 인식 및 요구에 대한 양적 및 질적 연구의 혼합’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본연구 과제로 선정돼 지난 ‘23년 6월부터 오는 ‘26년 2월까지 진행된다.
임 교수에 따르면 한국 소방공무원들이 호소하는 주요 증상 및 질환은 △전신피로 △두통 및 눈의 피로 △수면장애 △소화불량 △청력 문제 △피부 문제 △우울 또는 불안장애 △복통 △심혈관질환 △호흡곤란 등으로, 한의 외래서비스 이용자의 다빈도 질환과 많은 부분 겹쳐 있다.
임 교수는 “소방공무원은 일반 공무원보다 정신과질환, 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면서 “정신적인 측면을 보면 주요 심리질환(PTSD, 우울증상, 수면장애, 문제성 음주) 4개 중 최소 1개 이상 관리·치료가 필요한 위험군이 43.9%로 나타나는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에 많이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근골격계 통증 질환 △신경정신과 질환(수면장애, PTSD, 우울증 등)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및 화상 등에 대한 한의치료의 근거를 그동안 발표됐던 다양한 연구결과들의 사례를 들며 설명했다.
특히 임 교수는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가 설치됨으로써 소방공무원의 다빈도 질환에 대한 한의치료의 기대효과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임 교수는 “우선 PTSD로 인한 높은 자살 위험, 우울증, 수면장애 등 신경정신질환의 높은 유병률은 한의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업무 중 신체적·정신적 상해 호전률을 높여 업무능력 향상과 부상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침구·부항·추나 치료와 같은 비약물적인 치료를 통해 약물 효과 및 약물사용량 최적화는 물론 (마약성)진통제, 정신과 약물 등의 오남용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의 치료는 통증, 신경정신, 호흡기, 심혈관 치료 등을 한 세션 안에서 진행 가능한 만큼 소방공무원의 바쁜 업무일정으로 인한 치료 지연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교수는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게 됐으며, 연구를 진행하면서 몸이 아파도 시간이 없어 치료를 받기 힘들다는 소방공무원들의 어려움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며 “또한 소방공무원들의 한의진료에 대한 높은 만족도도 확인하는 등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가 설치되는데 있어 이번 연구가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 교수는 “‘소방공무원들은 무엇이 힘들까?’, ‘소방공무원들은 무엇을 원할까?’, ‘한의사는 소방공무원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이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에게 적게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연구인 만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