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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1일 (목)

“뇌졸중의 전 세계적 경향성과 변화 모색”

“뇌졸중의 전 세계적 경향성과 변화 모색”

세계뇌졸중학회(WSC 2024)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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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한결 교수, 정성훈 전공의

 

세계뇌졸중학회(World Stroke Congress, WSC)는 세계뇌졸중기구(World Stroke Organization, WSO)에서 매년 주최하는 뇌졸중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학술대회이다.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이한결 임상조교수, 정성훈 전공의로 구성된 연구팀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2024 WSC에 포스터 발표자로서 참여했다. 이 기고문을 통해 연구팀은 현재 뇌졸중의 전 세계적 경향성과 변화, 그리고 현장에서 선보인 대체의학의 뇌졸중 치료에 대해 직접 경험한 바를 나누고자 한다.

 

◇ 초급성기 뇌졸중 등 26개 주제 다뤄

 

이번 WSC는 초급성기 뇌졸중, 뇌졸중 재활, 뇌졸중 예방 등 총 26개 주제에 대해 4일간 7개의 강연장에서 강연이 진행됐다. 강연자(Faculty)들은 모두 뇌졸중 분야의 최고 권위자거나 혹은 주목받는 신진 뇌졸중 의사 및 의학자들이었다. 참여자들은 각 주제에 대해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원하는 주제의 강연을 선택해 참석할 수 있었다. 각 강연 후에는 15분간의 Q&A시간이 이어졌는데, 참석자들의 통찰력 있는 질문과 반론, 연자들의 심도 있는 답변이 오가며 지식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활발한 토론의 장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강연을 듣고자 분주히 움직이는 참석자들을 보며 학회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WSC에서 주목을 끈 주제 중 하나는 역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었다. 최근 몇 년간 과학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코 AI이며, 금년도 노벨 물리학상 및 화학상이 AI연구자에게 돌아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의학 분야에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며, WSC에서 특별히 세션을 AI에 할애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이 세션에서는 머신 러닝 및 빅 데이터를 활용한 뇌졸중 예측 시스템, 뇌혈관 영상에서의 머신 러닝, 질적 모니터링을 위한 인공지능 등 강연이 있었다. 뇌졸중의 발생 예측, 진단, 치료 및 예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AI는 이미 깊숙이 들어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 세션에서 우리 연구팀은 비구조화 상태의 한의학을 어떻게 AI로 구축할 수 있는가, 또 거기에서 한의뇌졸중치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만들 수 있었다.

 

WSC (1).jpg

 

◇ 한약처방의 급성뇌출형 연구 발표도

 

이번 WSC에서 우리 연구팀이 주목했던 강연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Jianwen Guo 광저우 중의약대학 제2부속병원 신경과 교수의 한약처방의 급성뇌출혈에 대한 대규모다기관 무작위대조군 연구(RCT)였다. 비록 일부 이차평가지표의 서브그룹분석 결과 외에는 그들의 한약처방의 유의한 효과를 발견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자는 현재 기존 의학의 급성뇌졸중 치료의 한계를 일부 보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는 WSC의 가장 큰 메인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과 좌장을 매료시켰으며, 강연 종료 후 큰 박수와 함께 가장 많은 질문이 플로어와 좌장으로부터 쏟아졌다. 어느 의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뇌졸중에서도 한의학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통의학은 미래 의학의 새로운 가능성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으며, 우리 연구팀도 보다 박차를 가해 전세계뇌졸중 학자들에게 우리 한약과 한의학에 대해 이곳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굳은 다짐을 갖게 됐다.

 

우리 연구팀은 이번 WSC에 국내 뇌졸중 환자들의 양의와 한의 협진 진료 체계인 통합의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A survey study on patients’ perception for integrated medical service in stroke treatment’라는 제목의 연구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설문 연구 결과 국내 뇌졸중 환자들은 통합의료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으며 통합의료를 받기를 원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통합의료에 따른 비용 및 의사의 협력 부족이 그 이용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던 연구이다. 이러한 결과는 뇌졸중 치료에 있어 통합의료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보험 시스템 개선 및 의료진 간 협력 증진을 통해 환자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통합의료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 본 연구팀의 포스터 발표에 많은 청중들이 관심을 보여,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협력과 상호 보완의 중요성과 미래 가능성에 대해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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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 접목한 뇌졸중 치료, 세계적 관심 높아

 

이번 WSC를 통해 한의학을 접목한 뇌졸중 치료 연구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했지만, 아직 연구 성과가 충분치 않고 기존 의학과의 협력도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앞으로 한의학적 접근법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고 기존 의학과의 협력 연구를 확대하며, 보다 질적 수준이 높은 연구를 수행해 결과를 발표하고, 또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하고 싶다. 또한, 글로벌 의료 커뮤니티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한의학의 가치를 알리고, 동서양 의학의 장점을 결합한 치료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궁극적으로는 뇌졸중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한의학이 세계 의료계에서 인정받는 의학 체계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WSC 2024 참석은 단순히 뇌졸중에 대한 최신 의학 지식과 연구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전문의가 돼 더 많은 연구와 임상현장에서 활동할 의료인으로서 시야를 넓히고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과 교류해 보며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귀중한 밑거름이 됐다.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국내 한의사 및 한의학자들이 이런 세계적인 학술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초청되며, 그들의 연구 성과가 발표돼 세계적인 학술대회에 한의학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학회 참석을 지원해 주신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학교실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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