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문재인 정부의 출범 2주년 저출산 대책을 평가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지난 25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3세미나실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2년간의 성과 및 향후 과제’ 포럼에서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통계청에서 지난 2월 합계출산율 0.98명이라는 역대 최저치 통계 자료를 발표, 3월에는 기존 예측보다 인구감소시점이 3년 앞당겨져 2028년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줄기 시작한다는 장래 인구전망 특별추계를 발표했다”며 “성장률이 떨어지고 경제 활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가운데 2020년 내실 있는 제4차 기본 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민간위원을 대폭 확대했으며 청년과 여성 위원의 비율을 높였다”며 “지난 2017년 12월 사람 중심으로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위원회는 사회적 공론화의 장 마련을 위한 저출산 고령화 월간 포럼 개최, 문재인 정부 저출산·고령사회 비전 제안, 저출산·고령사회 로드맵 발표, 청년·학부모·노인 등 정책 수요자와의 끊임없는 현장 소통 등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제고로 저출산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저출산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제3차 기본계획(2016~2020)을 대폭 수정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저출산·고령화 관련 기존 194개 과제 가운데 35개만 역량집중과제로 선정하고 정책 목표도 ‘출산율 제고’에서 ‘삶의 질 개선’과 ‘성 평등 확립’으로 바꿨다. 숫자를 맞추겠다고 무작정 돈을 넣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 모든 세대의 삶의 질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과 의의’로 주제발표를 맡은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은 “기존에는 대응해야 할 문제로서 인구 변동을 인식했다면 이제는 국민이 주인으로 등장하는 시대적 환경에 부합해 사람 중심의 ‘삶의 질 제고’에 맞춰 성평등 가치 실현 등 다양한 가치를 포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은 기본 출산율 회복, 노인빈곤율 완화를 ‘지표중심으로 접근’했던 것에서 나아가 인구정책이라는 목표와 저출산 대책이라는 수단과 복지정책 간 긴장을 해소하고 국가와 개인 간의 행태의 괴리를 해소하며 공급자인 중앙정부 주도의 접근을 정책수요자의 인식과 동기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기존에는 기본계획 성과에 대해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모니터링을 했다면 성과 평가 체계도 간소화해 성과 도출에 대한 조급함을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양난주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를 보장하는 게 중요한 정책목표의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고령사회에서 여성의 수명이 더 길고 여성 독거노인이 많다”며 “노동시장의 제도 개혁을 통해 여성의 지위를 보장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대규모 빈곤 여성 노인을 만드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득영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은 출산율의 양적 목표 설정 등 국가 주도적 관점에 정책 수요자인 여성, 청년, 아동, 노인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지속돼 근본적으로 삶을 안정되게 만드는 삶의 질 제고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상태”라며 “수정안은 2040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더라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성 평등한 일터와 사회가 되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어 고 정책관은 “4차에서는 중점적으로 시간과 관련한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며 “이를테면 학교와 노동시장 또는 가정과의 시간들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고 시간 확보를 통해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