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서만선 부회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과 19일 간담회를 갖고, 한의 비급여 의료비의 실손보험 보장 등 공정한 의료제도 정착을 통해 국민의 진료선택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성찬 회장은 “우리나라가 의료이원화 제도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각종 보건의료 시스템은 양방의료에 편향돼 국민들이 양방진료와 같은 질환을 담당하는 한의진료 선택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제는 이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할 때로, 특히 실손의료보험에서의 한의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에 따르면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되던 한의진료의 비급여 의료비는 보험사 개별약관에 따라 지난 2009년 표준약관 제정 이후 보장에서 제외됐다.
이후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치료 목적이 명확한 한의 비급여 의료비를 실손보험에서 보장할 것을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에 권고했음에도 불구, 여전히 한의 비급여(한방물리요법, 추나요법, 약침 등)는 배제돼 있는 상황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21년 제4세대 실손보험 도입으로 도수치료 등 고가의 비급여 실손의료비가 특약사항으로 변경됐으며, 더욱이 보상액에 따른 할인 할증제 도입으로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모럴해저드가 줄어들어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이 대폭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 보장을 위해 한의 비급여를 실손보험 보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실손보험의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표준약관’ 중 실손의료보험 특별약관 △제1조(보장종목)에 ‘한의 비급여형’을 신설하고, △제4조(보상하지 않는 사항)에서 ‘한방치료’를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윤 회장은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X-ray)의 안전관리 책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령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 규칙’에 따르면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로 의사와 치과의사, 이공계 석사학위 소지자, 방사선사, 치과위생사 등은 포함돼 있으나 한의사는 제외돼 있다.
윤 회장은 “한의원을 내원한 근골격계 환자가 기본 진찰을 받은 뒤 X-ray 촬영을 위해 담당 의원을 방문했다가 또 다시 한의원을 내원하는 등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지난 20·21대 국회에서도 공감,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만료로 통과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의료법’ 개정을 통해 한의사가 X-ray 사용이 확보된다면 △의료기관 이중방문 등 국민들의 불편 해소 및 의료비 절감 △한의의료기기 산업 활성화 △환자 치료효율 증대 및 국민건강 증진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 회장은 최근 법원 판결 및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이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활용 행위에 대해선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보건복지부(한의약정책과)의 혈액·소변검사기 사용 가능 유권해석(2012. 10·2014. 3) △대법원의 초음파진단기기 재상고심 ‘기각’ 결정(2024. 6) △서울행정법원의 코로나19 체외진단키트 사용 가능 판시(2023. 11)를 제시하며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활용이 합법임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적용 차별화로 인해 국민의 건강권·의료 선택권 및 접근성 저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유사·동일한 의료행위에 대한 형평성 등 사회적·경제적 논란도 내재돼 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어 “한의사의 사용이 가능한 의료기기 활용 행위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한다면 의료기관 중복 방문으로 인한 불편 해소 및 의료비 절감 효과는 물론 환자의 치료효율 증대와 한의사 의료기기 활용의 다양화·활성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밖에도 윤 회장은 △의료취약지의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농어촌의료법’ 개정 △한의약 난임치료 정부지원 제도화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개선 △한의사 장애인·치매 주치의 참여 등 의료이원화 체계에 걸맞는 합당한 의료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전진숙 의원은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 등이 지속돼 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감염병 위기까지 더해져 전 국민이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현재 의료문제가 가장 큰 사안인 만큼 모든 의료인 직능이 차별받지 않고, 함께 나서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안을 챙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