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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생활습관병 치료 전략 9

생활습관병 치료 전략 9

“저탄고지 식단 부작용 대처, 한의학에는 좋은 처방 많아”
환자의 저탄고지 식단 잘 피드백 받으면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맞게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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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우 원장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제강우 원장으로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되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질환의 치료 전략을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중앙교육위원인 제강우 원장은 <모르면 나만 고생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 <한의사의 속마음>을 운영하며 올바른 한의약 정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벌써 아홉 번째 칼럼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동료 한의사 독자 분들은 ‘생활습관병 치료전략’ 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칼럼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떠셨나요? 무언가 대단한 비법이나 전략이 공개되고 이제 이 글만 읽으면 나는 고혈압, 당뇨, 고지질혈증 같은 생활습관병을 치료할 수 있는 명의가 당장 될 수 있다고 기대하셨나요? 도대체 비방이나 치료법은 언제 나오느냐고 계속 기다리고 계셨지요?

 

전작인 <돈의 심리학>도 베스트셀러로 많은 이들에게 읽혔지만 근간인 <불변의 법칙> 또한 미국에서 8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올린 모건 하우절이란 작가가 있습니다.

 

거기서도 말합니다. 많은 이들이 확신에 찬 어조로 ‘나만 따르라. 이렇게만 하면 된다.’라고 누군가 말하길 원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무슨 불변의 비법이 존재하거나 비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앞에 있는 환자는 거기에 지금까지 이용당했습니다. 

 

“건강 문제에서는 8시간 숙면을 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과식을 피하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전부다. 하지만 사람들은 건강보조식품과 빠르고 쉬운 지름길, 온갖 약을 찾느라 난리다.” -<불변의 법칙> p371


“칼럼 쓰는 이유는 진실의 길로 환자를 인도”


당뇨병은 식이질환이며 생활습관병이라는 진실이 있는데도 우리 환자들은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이들의 직업적 인센티브 안에서 진실은 뒤쳐진 채로 건강보조식품, 온갖 약을 찾느라 난리입니다. 이를 이제 우리가 바로 잡자는 겁니다. 우리가 이런 진실의 길로 환자를 인도하면서 우리가 케어하도록 하는 게 제가 칼럼을 계속 쓰는 이유입니다. 그러니 제가 아직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비방이나 치료법을 쓰지 않고 계속 환자 관리만 이야기 하는 겁니다. 

 

앞에서 저탄고지 식단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환자들이 식단 변화를 가지면서 겪을 수 있는 증상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탄고지 식단 후에 두통,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근육 경련, 불면증을 겪기도 하는 환자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을 ‘키토플루’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식단 변화 후에 몸이 가벼워지고 활력이 증가하나 가끔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키토플루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키토플루 증상의 해결은 충분한 수분과 염분 섭취만으로도 해결되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마그네슘 영양제, 혹은 카카오 90% 이상 초콜릿, 견과류 섭취도 좋은 방법입니다.

 

혹은 식단을 무리하게 급격히 진행하면 목 뒤쪽 등 여러 부위에 발진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를 키토래시라고 하는데요. 이때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금 더 늘리게 하고 보습제를 발진 부위에 발라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변화는 변비입니다. 변비가 생기면 우선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도록 하며 다음으로는 식이섬유를 늘리도록 합니다. 그래도 계속 변비가 있으면 식이섬유를 줄이면서 수분이나 염분, 식초 섭취를 늘려보고 때에 따라서는 불포화 지방 섭취를 늘려보기도 합니다. 마그네슘이나 비타민 C를 대용량으로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묽은 변이나 설사가 나타나면 지방 섭취를 조금 줄이는 것도 좋습니다.

 

그 다음으로 가끔 환자가 호소할 수 있는 증상이 안검 경련인데요. 저탄고지 식단 초기에 일시적으로 전해질 불균형으로 눈가가 떨리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도 비타민이나 미네랄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당뇨약 끊기 여정, 한의사가 치료접근 용이


혹은 식단 변화 후에 입 냄새가 심해지거나 속이 안 좋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 지방이 더 많은 소화효소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사실 키토플루니, 변비니, 안검 경련, 소화불량 모두 저탄고지 식단을 행하면서 충분한 수분, 염분, 식이섬유, 견과류 섭취 등 기본적인 영양 균형을 이루면 대부분 생기지 않습니다. 

 

이때의 해결법도 작전상 후퇴처럼 조금 탄수화물 섭취량을 늘리면 저절로 해결되니 미리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서의 한의사의 역할은 기존 양방 중심에서의 의학보다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양방에서는 영양제로 이런 저탄고지 식단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증상을 대처하는데 그칠 수 있으나 우리에게는 한의학의 좋은 처방이 있지요. 환자의 저탄고지 식단을 잘 피드백 받으면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맞게 처방을 쓰면 됩니다. 

 

사실 제가 당뇨병 치료를 하면서 제일 많이 쓰는 처방은 만성소화불량에 대처하면서 변비를 덜하게 하는 처방입니다. 거기에 홍국 같은 혈당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발효 약재를 더 추가하기도 하고요. 때에 따라서는 안검 경련에 대처하는 처방을 쓰기도 하고요. 이래서 환자들의 당뇨약 끊는 여정을 함께 할 때에 한의사가 오히려 기존 의사보다 더 치료 접근이 용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서 잠깐 혈중 케톤 검사에 대해 잠시 언급하겠습니다. 저탄고지 식단 초기에 지금 이렇게 하는게 맞는 건지, 지금 키토플루를 잠시 겪는 것 같은데 괜찮은지 확인 받고자 원하는 환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게 혈중 케톤 검사인데요. 제프 볼렉과 스티브 핀니라는 저탄고지식의 대가는 혈중 케톤 검사를 토대로 영양적 키토시스 상태를 지정하였는데요. 그 기준은 1.0~3.0mmol/L입니다. 그런데 이 기준에 꼭 맞을 필요는 없고요. 충분히 식단을 잘하고 있고 활력도 괜찮으면 0.3~1.0mmol/L 라도 괜찮습니다. 사실 케톤수치는 참고치일 뿐이고, 환자가 궁금해 하니 원내에서 구비해서 가끔 검사하는 것이고요. 우리가 진료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기본적으로 매일 공복혈당을 재고 있으므로 케톤수치보다는 공복혈당에 더 집중하는 게 맞습니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혈당 스파이크 방지가 중요


사실 저탄고지 식단을 유지하면서 임상에서는 위의 불편한 증상이 많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너무 초반에 열심히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시는 분들이 키토플루를 겪고 소화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탄수화물보다 단백질, 지방 식단 비중을 올리면서 소화불량을 겪는 정도입니다. 이런 불편함은 식단의 변화를 급하게 하다보니 생기는 부분이 큽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게 당뇨병 환자에게는 혈당 스파이크입니다. 

 

저탄고지 식단을 유지하게 되면서 인슐린 자극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가 갑자기 탄수화물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는 경우죠. 이 혈당 스파이크를 더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다이어트 용도로 저탄고지 식단을 시도하는 분보다 특히 당뇨병 치료를 위해 이 식단을 시도하시는 분은 절대 고탄수화물 치팅을 하면 안 됩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처음부터 급하게 탄수화물을 끊지 말고 단계별로 가령 1일 탄수화물 섭취량을 150g에서 그 다음 100g, 그 다음 50g으로 나눠서 줄여 보시길 권합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만큼 천천히 단백질, 지방을 늘리면서 몸의 반응을 봅니다. 처음부터 2주 정도의 적응기라고 할 수 있는 시점에서는 우선 식사는 원래대로 세 끼 식사를 하는 게 좋습니다. 

 

끼니 이외의 간식은 되도록 먹지 않으면서 식단을 가급적 단순하게 구성합니다. 그래야 초반 혈당 변화를 체크하면서 그동안 문제가 있었던 음식을 찾기에 용이합니다. 그 다음인 2주에서 3개월 동안에는 서서히 몸 상태를 지켜보면서 탄수화물을 줄인 상태라 혈당도 안정화되고 몸무게도 감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줄인 탄수화물에서 추가적으로 단백질, 지방 비율을 올리면서 점차 배가 덜 고파지게 됩니다. 그러면 배가 고프지 않으니 굳이 먹지 않아도 되며 이 상태에서는 하루 두 끼 또는 한 끼만 식사해도 괜찮습니다. 일종의 간헐적 단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후 이제 자신이 특히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올라가는지 알게 되니 이제는 음식을 다채롭게 늘려가는 단계입니다. 

 

자칫 한 두 가지 음식 위주로만 먹다 보면 영양 불균형이 올 수도 있으니 식재료의 종류를 늘리고 자신만의 저탄고지 레시피를 늘립니다. 변비가 이제 슬슬 찾아올 수 있으니 채소 섭취량을 늘리고 육류는 적당히, 그리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줄입니다. 더불어 근력 운동도 조금씩 늘려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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