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첩약 건강보험 2단계 시범사업의 알레르기 비염에 응용될 수 있는 약물처방(49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다양한 원인인 항원에 대한 코점막의 과민반응으로 코에 가려움이 동반되는 재채기와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게 된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이 鼻炎 역시 기본적으로 유전적 요인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서, 전체 인구의 10∼20% 정도의 유병률을 가지고 있는 질환이다. 병리적으로는 코점막에 노출된 원인을 제거 혹은 대항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과민성면역반응에 해당되며,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히스타민과 같은 여러 화학물질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계절적으로는 환절기에 주로 발생되며, 일반적인 감기로 착각할 정도로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지만 재채기와 맑은 콧물 등의 비교적 뚜렷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항원 제거와 체질을 바꾸어 주는 것과 같은 이론적인 치료법이 있기는 하나 현실 적용에는 많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어, 일상생활에서의 항원 회피와 부수적인 면역약물 투여 및 대증치료 등과 같은 다양한 시도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 코(鼻)는 呼氣와 吸氣가 출입하는 門戶로서 肺의 구멍(竅)이다. 이는 肺의 주된 생리기능인 肺主氣의 첫 번째 측면에 해당되며, 營氣 衛氣 元氣 등과 같은 체내의 각종 氣機 활동인 두 번째 측면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알레르기 鼻炎은 콧물이 흐르고 그치지 않는 鼻淵이나 코가 막히는 鼻鼽 등이 해당된다. 초기의 맑은 콧물 단계는 外寒이 內熱을 束縛하는 증세로서 肺寒에 속하며(正傳), 점차적으로 변환되는 탁한 콧물 단계는 風熱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回春). 이때 응용되는 처방 중에서 많은 빈도수와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대표처방으로 小靑龍湯이 있다.
1. 小靑龍湯
小靑龍湯은 傷寒論의 傷寒表症에 처음으로 소개된 처방으로, 發汗化飮의 효능이 ‘능히 구름을 일으켜 비를 내리게 하는 龍의 용맹스러움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靑龍者東方木神 主發育萬物 小靑龍湯以發散爲義 故名之). 구체적으로는 ‘治傷寒表不解 心下有水氣 咳嗽喘急 肺脹胸滿 鼻塞流涕 或咳逆倚息不得臥 及一切肺氣不宜 痰飮停積 膚脹水腫之宜發汗者’라 하여, 傷寒 치료가 미흡해 발생되는 콧물을 비롯한 제반증상에 發汗을 통해 호전시키는 처방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기전은 알레르기 鼻炎을 비롯해 만성 鼻炎, 咽頭炎鼻炎 등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구성 한약재 8품목에 대해, 과다한 콧물 분비와 코막힘을 기본 증상으로 하는 알레르기 鼻炎을 대상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氣는 溫性6(熱性1), 凉性1로서 전체적으로는 확실한 溫性 처방이다. 초기의 콧물 분비 과다를 기본증상으로 하는 알레르기 鼻炎에 활용되는 처방이라는 점에서 매우 합당한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독성이 있는 半夏의 경우 相畏약물인 生薑을 사용한 修治(薑製)와 구성약물인 乾薑을 통해 추가로 독성에 대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傷寒論 저술시기의 桂枝는 현재의 桂皮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溫性이 더욱 보강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芍藥의 경우 성질이 凉한 부분은 溫性에 대한 反佐의 의미로 정리된다.
2) 味(중복 포함)는 辛味5, 甘味3(酸味2), 苦味1(微苦1)로서, 發散 기능의 辛味를 중심으로 收斂 기능의 甘味와 酸味가 보조하고 있는 형태다. 辛味는 能散·能行하는 작용(發散·行氣 혹은 潤養)으로, 發汗과 行氣·活血 작용을 나타내어 흔히 外感表證 혹은 氣血阻滯의 病證에 많이 응용된다. 甘味는 能補·能和·能緩하고 酸味는 能收·能澁하여 收斂에 대한 유사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發散의 주된 효능을 가진 辛味에 대해 甘味와 酸味가 견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한편 보조적으로 苦味는 淸熱降火 작용으로 解熱에 대한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3) 歸經(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은 肺7, 脾4(胃3), 心5, 腎2(膀胱2), 肝1로서 肺脾心經에 주로 작용하며 腎膀胱經이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서 肺心經은 發汗에 관련하여 肺主氣 肺主皮毛 形寒飮冷則傷肺의 내용과 汗者心之餘液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脾胃經은 溫性에 대한 내용으로 脾胃常要溫으로 설명된다. 한편 五味子와 細辛이 歸經하는 腎經의 경우는, 五味子의 肺氣降下를 통한 腎氣納入 작용과 細辛의 少陰性頭痛 치료와 鼻塞開竅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보조적으로 發汗을 통한 水濕대사의 조정기능은 膀胱主一身之表로 정리된다.
4) 효능은 解表藥3, 補益藥2(收澁藥1), 化痰藥1, 溫裏藥1이다. 여기에서 解表 化痰 溫裏가 發汗 및 血行 촉진의 瀉性으로 주된 역할을 수행한다면, 補益과 收澁은 補性으로 이의 지나침을 경계하는 反佐의 역할과 더불어 부수 증상(예: 咳嗽)에 대한 대처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解表藥 3종은 모두 發散風寒 기능을 나타내며, 여기에 化痰의 溫化寒痰·溫裏의 溫中逐寒이 發汗이라는 주된 치료방향으로의 지향에 맞추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 君藥(解表藥 2종): 麻黃과 桂枝가 해당되는데, 發汗解表하여 외부의 寒邪를 제거하고 肺氣를 잘 통하게 하는 역할로써 相須작용을 나타낸다(예; 麻黃湯 등).
① 麻黃의 峻烈한 성질에 대한 기존의 여러 완화법을 보면, 먼저 끓인 뒤 위에 뜨는 거품을 제거하는 방법과 마디 제거 방법 및 修治法이 있다. 이중에서 현실적으로 용이한 방법이 修治法인 蜜炙인데(麻黃:蜜=10:1), 실제적으로는 發汗解表에도 蜜炙麻黃을 사용하고 있는 점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겠다(辛散作用減弱 且有潤肺之功). 이는 生用의 경우 發汗力이 강하므로 주의해야 함을 의미하며, 따라서 부작용이 염려되는 경우에도 蜜炙麻黃의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 즉 蜜炙麻黃을 소량에서 대량으로 증량하며, 이어서 生麻黃을 소량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② 桂枝는 《傷寒論》의 113처방 중 41방에서 桂枝가 사용되어 전체 빈도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 桂枝는 현재의 桂皮를 사용하였음을 나타내는 여러 근거가 있으므로, 현재의 기준에 맞추어 桂枝와 桂皮를 가변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초기의 콧물성 알레르기 鼻炎의 경우에는 發汗에 초점이 맞추어 解表力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계수나무 가지인 桂枝를 선택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한편 桂皮는 溫裏藥으로서 通陽化氣한다는 점에서, 질병의 진행과 內寒이 심한 경우에는 桂皮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2) 臣藥(2종): 細辛(解表藥)과 乾薑(溫裏藥)이 해당되는데, 주로 君藥의 解表작용을 보좌한다.
① 細辛: 味가 辛香하고 性이 溫하면서 猛烈하여 外로는 風寒의 邪氣를 發散시키고 內로는 寒飮을 化하며 아울러 開竅하여 止痛시키는 효능이 있다. 하지만 散寒시키는 작용이 비교적 좋으나 發汗시키는 작용이 약한데, 여기에서는 解表의 보조적인 역할로 설명되며, 아울러 半夏와 더불어 溫肺化飮하는 작용을 도와주는 부수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② 乾薑: 溫裏藥으로서 辛熱하고 효능이 강력하여 溫中回陽이 주된 작용이고 아울러 溫肺化痰하여 裏寒의 증상에 응용된다. 즉 주된 효력이 上中二焦에 미치는데, 여기에서는 麻黃 細辛과 함께 裏寒을 제거하고 肺寒에 적용되어 溫肺化飮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 佐藥(3종): 芍藥(補血藥)과 五味子(收澁藥) 半夏(化痰藥)가 이에 해당된다.
① 芍藥: 酸甘化陰에 의해 營陰을 보호하고 養血하여 津液을 收斂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君藥인 麻黃과 桂枝의 辛散의 지나침을 방지하는 反佐의 의미를 포괄한다. 실제로 麻黃 桂枝에 芍藥을 배합하면 發汗解表 작용이 桂枝湯보다 우수하고, 麻黃湯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有汗 無汗을 막론하고 고루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芍藥의 역할을 ‘所以和陰血’이라 하였다. 한편 白芍藥과 赤芍藥에서의 補瀉 선택기준에 따라, 초기 實症에는 白芍藥을 대신하여 赤芍藥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② 五味子: 주로 酸味를 가지고 收斂 작용을 나타내는데, 肺氣上逆이 심한데 辛溫發散劑만 사용하면 肺氣를 손상시키므로 肺氣를 수렴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여기에서는 “五味子는 乾薑 없이 肺氣를 降下하고 腎氣를 納入시킬 수 없다”는 내용과 溫肺散寒의 효능인 乾薑 細辛 등이 배합되어 一收一散의 효능을 나타내는 2가지 방향을 나타낸다. 특히 乾薑 細辛 등과의 배합은 한편으로는 肺氣耗損의 지나침을 방지하고 한편으로는 斂肺로 인한 邪氣의 壅滯를 피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五味子의 역할을 ‘所以收肺氣’라 하였다.
③ 半夏: 化痰의 효능으로 여러 痰症에 기타의 약물들과 배합되어 응용될 수 있다. 여기에서는 痰多淸稀에서의 細辛 乾薑 등과 배합된 경우에 해당되며, 이런 의미에서 半夏의 역할을 祛痰和胃散結을 이용한 ‘降上逆之氣’라 하였다. 하지만 알레르기 鼻炎에서 咳嗽 喘症 등이 없을 경우에는 鼻淵 혹은 鼻鼽의 表症약물인 辛夷 등으로의 교체가 효율적일 것이다.
4) 佐使藥(補氣藥 1종): 炙甘草가 이에 해당된다. 甘草의 일반적인 효능인 諸藥調和로써 여기에서는 發散하는 약과 收斂하는 약을 조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炙를 통한 溫性 및 약간의 補性 추가로 益氣和中한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小靑龍湯은 風寒을 疏散하고 肺氣를 잘 통하게 하므로, 콧물이 많이 유출하면서 코가 막히기도 하는 초기 알레르기 鼻炎에 응용될 수 있는 처방이다. 특히 부수적으로 기관지의 분비물이 많을 때 적합한 처방이다. 아울러 구성약물의 辛溫燥熱한 특성은 초기 實症의 호흡기질환에 유효하지만, 陰液을 손상시킬 수도 있으므로 참고하여 응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