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과반수 이상이 의사·간호사 인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62.5%는 법정 적정의료인력 기준을 마련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이하 보건의료노조)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건의료인력 현황과 확충 관련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전국 17개 시도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의사인력 부족으로 진료 대기시간 지연 등 불편
의사인력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 부족하다는 응답이 58.4%였고, 충분하다는 응답은 41.6%였다. 또한 의사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도시지역이 57.7%, 기타 지역이 61.1%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국민들은 도시·비도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의사인력 부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들은 의사인력 부족으로 진료 대기시간 지연, 진료 예약 불편, 충분한 상담 및 설명 부족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 부족으로 인해 경험한 불편 내용으로는 ‘진료 대기시간이 지연되었다’는 응답이 69.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57.9%가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인한 진료 예약이 어려웠다’, 50.0%가 ‘진료 시간이 짧아 충분한 상담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간호사인력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 부족하다는 응답은 56.1%, 충분하다는 응답은 43.9%였으며,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57.3%, 수도권 55.2%로 큰 차이가 없었다.
간호사인력 부족으로 국민들은 △필요할 때 간호사를 찾아도 바로 보기가 어려웠다(62.2%) △진료 및 검사와 관련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31.2%) △의사가 처방한 내용에 대해 충분한 치료와 간호를 받지 못했다(25.9%) △간호사 처치 상의 실수로 불편을 겪었다(23.7%) △수술·시술 동의서에 대한 설명시간이 부족하다(20.8%) △병실 안내 등 입원과 관련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20.2%) 등 다양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의사 대면 상담시간, 외래 83.1%가 ‘5분 이내’ 응답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사 대면 상담시간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다수의 국민들이 의사와 대면 상담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외래 진료시 의사와 대면 상담시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5분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6.9%에 불과했고. ‘5분 이내’라는 응답이 총 83.1%였다. 구체적으로는 ‘30초’가 5.3%, ‘1분 이내’가 22.4%, ‘5분 이내’가 55.4%였다.
입원 시 하루에 의사와 대면 상담시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는 ‘1분 이상’은 41.6%에 불과했고, 총 48.3%가 ‘1분 이내’라고 응답했다.
또한 의대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66.7%로 나타난 가운데 모르겠다는 23.5%, 반대한다는 9.8%였다.

의사가 부족해 의사가 해야 하는 업무를 간호사나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등이 담당하고 있는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3%가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며 금지시켜야 한다’고 응답했다.
더불어 의료인력이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적정의료인력에 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이 기준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52.6%가 ‘법으로 의료인력 기준을 정해야 한다’에 찬성했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3.8%, ‘법으로 정하지 말고 병원 재량에 맡겨둬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23.6%에 불과했다.
이밖에 보건의료노조가 국가 책임 하에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함께 적정인력 기준 마련을 위한 법 개정 요구를 하고 있는 데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62.5%였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5.1%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