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지난 9일 ‘김우중 의료인상’에서 의료봉사상을 받은 (사)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이하 KOMSTA) 이승언 단장을 만나 수상소감 및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 단장은 ‘20년 제7대 단장으로 선임된 이후로 여러 차례의 한의약 해외봉사와 해외 온라인플랫폼 진료 어시스트 등 따뜻한 나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Q. 의료봉사상을 수상한 소감은?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수상 소감의 가장 흔한 말이자 중요한 말로 공통된 소감을 먼저 말하겠다.
30년을 꾸준하게 의료봉사를 참여해준 모든 KOMSTA 단원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릴 기회를 얻게 돼 단장으로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얻었던 해외 여러 국민들의 한의약에 대한 호응과 사랑이 국내에서도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
Q. 이번 수상에는 어떤 공적들이 인정됐는지?
KOMSTA 봉사가 지금까지 지속된 배경에는 한의원 문을 닫고 자부담을 들여가면서 봉사에 참여해 왔던 한의사 회원을 비롯한 참가 단원들의 적극성과 꾸준함이 큰 공적이 아닐까 한다.
또한 코로나19로 해외 파견이 힘든 상황에서도, 현지 의료진을 통해 ODA 대상국 국민들에게 한의약 의료의 따뜻함을 전달하고자 임상 교육 및 진료 어시스트 봉사를 이어왔고, 국내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진료를 꾸준히 진행해온 활동들도 좋게 평가된 것 같다.
Q. KOMSTA와 어떻게 인연이 닿았는지?
지난 2011년 한의사 커뮤니티에서 볼쇼이 아이스쇼단 의료지원 한의사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한 것이 첫 인연이 됐다. 당시에는 해당 의료지원 활동이 KOMSTA의 활동 중 하나인지도 몰랐으며, 심지어는 KOMSTA라는 존재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얼마 후 강원도에 전지훈련을 온 러시아 쇼트트렉 국가대표 선수 의료지원에도 참여를 하는 과정에서 KOMSTA의 활동임을 알게 돼 인연을 맺게 됐다.
Q. KOMSTA의 강점은?
30년이라는 기간의 역사가 KOMSTA를 이야기 해주는 것 같다. 이 기간 동안 여러 사건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 KOMSTA의 모습을 갖춰오기까지 힘써 주신 한의사를 비롯한 한의약을 사랑하는 일반 단원들의 노력이 강점이다. 현재는 ‘좌고우면’하기보다 KOMSTA 본연의 활동 의미인 인도주의 실천, 한의약 세계화라는 명분을 잘 지켜나가며 활동을 유지하는 것도 큰 강점 중 하나다.
Q. KOMSTA의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봉사단원의 활동이 필요한 곳과 사람에게 전달되기까지 ‘행정 및 봉사 운영’이 좀 더 세분화돼 가고, 국내외 네트워크의 체계화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봉사하는 마음과 활동을 이어가고자 하는 단원들을 어시스트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다. 그리고 활동의 양과 질에 비해 아직 KOMSTA의 활동 및 단체에 대한 홍보도 많이 미흡하다고 생각된다.
Q. 향후 KOMSTA의 사업계획은?
KOMSTA의 해외봉사 활동은 주로 ‘단기봉사단 파견을 통한 현지 국민 진료’다. 단기 의료봉사를 계기로 한의약적 치료 및 한의사의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는 현지 의료진에게 한의약 교육을 진행하고 나아가 현지 의과대학 체계 속에 한의약 강의를 마련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중장기적인 KOMSTA의 사업들이 조금씩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
또한 비대면 진료 어시스트 앱을 통해 해외의 의사와 한국의 한의사가 온라인을 통해 진료를 협조해 현지 국민들에게 한의약 진료가 전달되는 시스템도 좀 더 확고히 진행할 예정이다.
Q. 구상하고 있는 중장기 사업계획이 있다면?
현재 해외 단기의료봉사만을 진행하고 있는데, 국가들은 일회성에 그치는 봉사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의료를 지원해주는 부분을 원한다. 중장기적으로 한의사를 파견하는 사업은 봉사단 단위에서는 쉽지 않아 KOICA에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한의사 파견에 힘쓰고 있고, KOMSTA에서는 한의사가 현재 파견되는 곳에 단기봉사나 교육세미나 지원, 다양한 진료과목을 볼 수 있도록 한의사 회원들의 진료시트를 도와주고 있다.
또한 단기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도 온라인 비대면 진료 어시스트 앱을 통해 해외 의료진과 진료 협업을 하고 있다. 현지 의사가 진료 후 어시스트 앱에 올리면, 한의사가 확인하고 조제탕전을 해서 보내기도 하는 등 온라인 매개체를 통해 지속적인 진료를 돕는 것이다.
이외에도 온라인 Live 교육 봉사, 임상교육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Q.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해외봉사활동은?
처음으로 갔던 ‘109차 동티모르 의료봉사’다. UN헬기를 타고 간 오지였는데, 전기도 하루에 1∼2시간만 들어오고, 물도 미리 받아놓아야 하는 그런 오지는 처음이었다. 봉사가기 전에는 마냥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가니 내전 이후 치안은 안정돼 있었으며, 자연에 있는 식품들을 섭취하며 영양이 심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도 아니었고, 본인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행복과 불행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든 것들에 대한 물음표와 고민을 준 봉사활동이었다. 또한 한의학을 통해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었기 때문에 한의학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의료가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Q.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한의사 회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대단한 봉사정신’ 이런 것보다는 하나의 꾸준한 활동으로 KOMSTA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의료봉사를 가는 것은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돈을 벌려고 의료봉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 의료인들이 갖고 있는 대표적인 무기 중 하나가 바로 ‘의료’인데,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 의료가 정말 큰 의미를 준다. 이런 경험을 하고 싶으신 한의사 회원들이 적극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KOMSTA의 운영과 사업 기획을 적극적으로 해보고자 하는 한의사 회원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