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남상수 교수 연구팀이 매선침에 대한 연구와 실제 진료 적용을 통해 안면신경마비 후유증 환자의 불편감을 줄일 수 있는 치료 방법과 임상적 근거를 최근 개최된 ‘2022년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 성과교류회’서 발표했다.
안면신경마비 환자 중 마비가 심한 환자의 경우 마비가 불완전하게 회복되거나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재생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안면비대칭, 연합운동, 구축, 악어의 눈물 증상 등의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하게 되며, 전체 환자의 30∼40%에서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후유증은 평생동안 지속되는 외모적 문제는 물론 뻣뻣함과 같은 자각적 불편감을 유발해 생활의 불편감을 줘 환자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다. 그러나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완전한 치료방법은 없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만성 질환에 장기적 유지 효과 있는 매선침 ‘적합’
이런 가운데 남상수 교수 연구팀에서 발병 후 최소 6개월, 평균 45개월이 지난 후유증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환자경험평가 연구를 수행한 결과 불편감을 많이 느끼는 부위는 입, 볼, 눈, 이마 등의 순서로 나타났으며, 증상으로는 외모의 비대칭, 불완전한 움직임, 주관적인 뻣뻣함 등의 순으로 심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러한 증상들은 항상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로, 추운 날씨로 인해 더 심해지기도 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평생에 걸쳐 지속되는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주기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데, 이 경우 매선침은 좋은 치료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선침이란 침 치료 기법을 통해 체내에서 녹는 실(매선)을 피부 아래에 매입하는 치료법으로, 매입된 매선이 약 1∼2개월 동안 서서히 분해되면서 장기간 혈자리 자극, 혈액 순환 개선, 섬유조직 재생 촉진 등의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때문에 15∼30분 정도 잠깐 시행하는 일반적인 침 치료보다 오랫동안 자극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어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을 포함한 다양한 만성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안면마비 후유증 증상 중에서도 뻣뻣함 느낌, 안면근육의 경직 및 팔자주름이 깊어지는 증상을 유발하는 구축에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매선침 치료의 유효성·안전성 확인
연구팀은 이미 ‘18년에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에 대한 매선침 임상시험의 결과를 국제 SCI급 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에 발표, 매선침이 가짜 매선침보다 안면장애지수(Facial Disability Index) 중 신체 기능 점수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연구팀은 임상에서도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에 꾸준히 매선침을 시술해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했다. 실제 진료를 통해 매선침 치료를 5회차까지 꾸준히 시술받은 21명의 치료 전후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의료진이 환자의 얼굴을 평가하는 Sunnybrook 안면점수는 57.8점에서 72.2점으로 약 25% 개선됐으며, 환자가 스스로의 평가하는 안면장애지수의 기능 점수는 143.0점에서 160.1점으로 약 12% 개선돼 모두 유의미한 호전을 보였다. 더불어 치료의 안전성에서도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하거나 후유증을 남긴 부작용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내년부터 추가적인 임상연구 통해 치료근거 마련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안면부 매선침 치료기술의 최적화에 대한 국책연구과제로 진행됐으며, 내년부터 추가적인 임상연구가 계획돼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들에게 보다 최적화된 매선침 치료를 제공하고, 실제 환자들이 더 큰 신뢰를 갖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남상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수년 동안 후유증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온 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며 “연구를 통해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에 매선침 치료가 안전하면서도 여러 번 치료시 누적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간격을 두고 꾸준히 시술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환자에 따라 후유증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매선침뿐만 아니라 약침, 전기침, 뜸, 한약 등의 다양한 치료법과 더불어 후유증이 심한 경우 입원을 통한 집중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