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과정
한의학은 수천 년을 두고 생명현상을 형신일체(몸과 마음)에 두고 정신건강 현상에 대해 서구의 기계론적 해석에서 벗어나 오기능의 역학적 평형으로 ‘번아웃’ 등 흔들리는 심신을 관찰 연구해 왔다는 점에서 뉴노멀(New normal)시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앞서가고 있다.
팬데믹 와중에서 그룹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BTS가 ‘번아웃’을 극복하고 지난달 15일 부산에서 국내외 ‘아미’들과 대면 콘서트를 가졌다.
세계 229개국에서 4천9백만 명이 ‘위버스’로 열광한 것은 팬데믹을 털고 부활한 BTS와 아미들과의 교감을 통해 지구촌 세계인들이 서서히 ‘팬데믹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정상상태로 회복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정신건강 한의학은 ‘몸과 마음’의 탈진에 대해 전일관적 생명현상을 ‘혼신의백지’의 오기능 역학적 상관관계에서 개체의 생리학리로 관찰 연구해왔다.
이처럼 한의학리는 신체적이나 정신적 질환을 불문하고 우주자연 질서의 오행에서 正(생리)과 邪(병리) 학리를 숙지하여 이상변이를 정상상태로 회복시키는 오신체계론을 구축, 수천 년 임상에서 과학적으로 실증해온 것이다.
임상사례
40대의 단정하게 차려입은 여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료실로 들어오며 “불면증, 가슴답답함, 무력감, 두통, 전신통, 항강증, 불안감으로 몇 년간 항신경약을 복용해왔지만 별차도가 없다”고 호소했다.
먼저 환자를 안정시키고 망문문절 진찰 후
한의사: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나 봐요?
환 자: (한숨을 쉬며) 남편과 좀 안 좋은 거 말고는 다른 건 없어요.
한의사: 남편의 어떤 점이 제일 힘드세요?
환 자: 말을 잘 안 해요. 퇴근하고도 대면대면한 지 오래됐어요. 무슨 하숙생도 아니고, 전엔 알콩달콩 말도 많이 하고 참 다정했는데...
한의사: 일이 많고 바쁜가 보네요.
환 자: 아무래도 자영업이니, 그동안 코로나로 힘들었으니까요. 요즘은 또 일이 갑자기 많아져서 피곤해해요.
한의사: 전엔 남편과 대화도 많이 했나 봐요.
환 자: 네. 제가 외동으로 외롭게 커서, 그게 좋았어요. 근데 바깥일은 누구나 다 그렇게 힘들게 일하잖아요. 그렇다고 집에 와서 말도 안하고 잠만 자니, 속상해서...
한의사: 남편에게 서운하고 걱정도 되고, 그렇다고 피곤한 남편에게 자꾸 귀찮게 할 수도 없고... 오랫동안 참았는데 어떻게 견디고 지냈어요?
환 자: (조금 차분해지며) 네...그래서 앵무새도 키워요.
한의사: 앵무새가 말도 한다면서요?
환 자: 그럼요. 세 마리인데 동영상 좀 보여드릴까요?
핸드폰 화면에 가득 찬 수 많은 앵무새 동영상에서 하나를 골라 보여준다.
한의사: “안녕, 사랑해” 하는 소리가 어쩜 사람과 참 똑 같네요~
환 자: 앵무새들 기분 따라 톤과 소리 크기가 달라요. 기분 나쁘면 그냥 큰소리로 “안녕”하고 성질내요. “사랑해”하면 얘네들이 고개 끄덕이며 “사랑해~”라고 따라하고요. 그거 보고 웃어요. 제가 기분이 축 쳐져 있으면 새들이 가까이 와서 뭐라뭐라 소리를 내요.
한의사: (눈을 맞추며) 그동안 앵무새들이 환자분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군요. 사실 ‘사랑해’는 남편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었고요.
환 자: (살짝 눈물을 그렁이며) ...네...
한의사: 남편이 ‘번아웃’될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건 무엇을 위해서일까요?
환 자: 저와 아들을 위해서죠. 병원에도 다니고 옷도 사고, 하고 싶은 건 뭐든지 다 하라고 해요.
한의사: 남편은 이미 행동으로 ‘사랑해’라고 말하고 있었던 거네요.
환 자: (잠시 생각하는 듯) 네...맞아요. 사실 남편은 늦게까지 정말 열심히 일해 왔거든요. 선생님과 상담하니 남편이 이해되고, 이제 좀 안심이 되요. 저는 남편 마음이 떠난 줄 알고 불안했거든요.
필자는 만성피로와 무기력증에 젖어 있던 남편과 그동안 대화단절로 우울, 불면, 불안증상을 갱년기 증상과 맞물려 앓던 부인에게 간기울결, 심화상염, 불면증, 화병으로 분석진단, 이를 가감향부자팔물탕으로 방제하고 침구 시침했다.
복약 한 달 후 내원한 환자는 “남편 앞에서 ‘사랑해’라는 앵무새 소리를 들려줬더니, 이제는 예전처럼 웃으며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줘요. 요즘은 잠도 푹 자고 아픈 게 싹 날아갔어요”라며 기뻐했다.

‘혼신의백지’는 ‘몸과 마음’의 생명 현상
위 사례에서 보듯 필자는 발생·추진기능이 병리적으로 태과된 환자에게 ‘몸과 마음’의 교감으로 생리적 통합·억제기능을 살리는 공감의 오지상승위치, 교감의 정서상승법과 사랑의 이정변기요법을 적용했다.
이는 혼신의백지 오기능의 생명현상을 역학적 상관관계에서 개개의 생리학으로 관찰 분석하여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의 조화상태는 상생의 생리작용이 우세할 때 이뤄지고, 악화상태는 상극의 병리작용이 고개를 들었을 때 일어났음을 확인한 임상사례다.
실제 한의대 정신의학 병동에서는 다양한 장애군 환자들에게 생리, 병리학리를 임상에 활용하여 증후별(동병이치 이병동치) 개인 맞춤식 방제치료로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가 신의료 기술, 뇌연구개발 사업 등 뉴노멀 시대에 다양한 연구진행 뿐 아니라 향후 전통의학 국제표준과 협력, 비교우위의 ‘정신건강 한의학’ 경쟁력 증대에 나서고자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