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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9일 (월)

“단 하나의 치즈 구멍이라도 막으려 한다면”

“단 하나의 치즈 구멍이라도 막으려 한다면”

부정적인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동기로 승화시켜 나가야 해
한의학 웰빙 & 웰다잉 5

김은혜 (1).jpg


김은혜 경희대학교 산단 연구원

(전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 주] 

화가 베이먼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죽는다고 믿던 이웃을 위해 나뭇가지에 직접 잎새를 그렸다. 이웃은 이 잎새를 보며 생의 의지를 다잡았다. 오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 이야기다. 본란에서는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 암 환자에게 한의사로서 희망을 주고자 한 김은혜 임상교수(강동경희대한방병원)의 원고를 싣는다.

 

 

환자 안전의 원칙 중 ‘스위스 치즈 모델’이라는 개념이 있다. 의료 사고의 잠재력을 가지는 언행이 실제로 환자에게 위해를 끼치는 사고로 가시적 발현이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야만 한다는 개념이다. 


이 때 ‘일련의 과정’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해야만 했었던 업무의 누락으로 인해 시작된다고 한다. 치즈의 각 층은 각 단계의 업무이며 다시 말해서 의료 사고 예방을 위한 방어물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제 스위스 치즈의 모양이 그러하듯 현실적으로 그 방어벽은 필연적으로 구멍이 뚫려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임상 현장에서 의료인과 환자 간에 여러 층의 스위스 치즈를 겹쳐 놓고 진료를 하게 된다. 


한의계 인식은 치즈 구멍이 꿰뚫려 있다고 생각


반대로 해석하자면, 그렇기에 의료 사고가 발생된 것은 단 하루의 누락으로 기인된 것이 아닌 짧지 않은 시간동안 치즈의 구멍이 커지고 그 구멍이 서서히 일렬로 배열되기까지 하면서 한시에 꿰뚫려 발현된 것이다.


의료 사고의 과정을 설명하는 모형이라고는 하나,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 일부의 대중이 한의계에 간헐적으로 표출하는 불신 또한 몇 십년간의 치즈 구멍이 누적되어 오면서 발현된 사고 중 하나라고 생각되곤 한다. 


거듭 말했듯 나의 주 진료 층이 굳이 한의사인 나를 멀리서 찾아온 암 환자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50% 이상의 확률로 내가 그들에게 해야 했던 말은 ‘당신이 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한방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설득 아닌 설득이었다. 


내가 특정한 질환 군을 주로 담당해서 유독 그런 경험을 많이 한 것일 수 있겠지만, 휴대폰 하나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온라인 상 점점 악화되는 듯한 불신의 행태들을 보면 그저 ‘일부의 대중’이라고 치부하고 무시하기 쉽지 않다. 

아니,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우리의 생계와 미래의 문제도 있을 것이며 우리의 도움이 적절하게 들어가면 훨씬 상승된 삶의 질을 누릴 것이 분명한 지금과 미래의 환자들 문제도 있을 것이나, 무엇보다도 이로 인해 현재 한의계 내부에 분열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필자는 현재 한의계의 인식에는 치즈 구멍이 꿰뚫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그 구멍의 크기가 큰지 작은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은, 지난 6년 간 그 구멍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직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단 하나의 치즈 구멍이라도 막으려 한다면 충분히 회복 가능하며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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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대중의 니즈(needs)를 따라야 할 때”


다행히 내 주변에는 비슷한 관념으로 노력을 다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 같은 계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확신이 더해진다. 이러한 노력에 있어 핵심적인 관념은 이제는 우리가 대중의 니즈(needs)를 따를 때가 되었다는 점이다.


대중 또한 이미 알고 있는, 혹은 대중이 ‘의료기관’이라는 곳에 내원했을 때 전문 의료인으로부터 듣길 바라는 의학 정보들이 있다. 과거의 한 때에는 권위라는 단어를 앞세우며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보다 우리가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보들을 먼저 주입했었다. 물론 진료 현장에서의 권위는 전문성을 포함하는 이중적 의미의 단어이므로 그 필요성을 매우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전문성을 지키면서도 상대방이 나에게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의 관점에서 진료에 임한다면 조금은 다른 분위기가 흐르는 것을 느낄 것이고 그것이 치즈 구멍을 막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환자와 의사간의 관계 또한 일종의 인간관계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보는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암 환자를 진료하면서 그들이 나에게 가장 궁금해 했던 것은 ‘그래서 지금 내 상태가 심각한가?’였다. 상태라 함은 크게는 암의 상태이겠지만 수많은 검사와 치료 중에 수시로 변하는 징후와 결과들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기도 했다. 

그들이 나에게 듣고 싶어 하는 의학 정보는 ‘나의 크고 작은 변화들에 한방치료가 우선이어도 되는 것은 무엇이며, 당장 표준 치료가 들어가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였으며 그 대답을 축약하자면 결국 레드플래그(red flag)의 구분이었다. 


생각보다 레드플래그를 구별해내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진료 현장에 투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음을 우리 스스로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한의암치료의 길에 발을 들인 이상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해야겠다고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중이 ‘믿음’을 떠올리는 진료현장 체계 구축


당연한 말을 거듭 강조하는 것이지만 어떤 질환 군을 주로 보던지, 특히 내과 질환계라면 반드시 적어도 레드플래그 정도는 현장에 대입을 하며 정확한 진료 체계를 구축하는 한의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스위스 치즈 모델’의 탄생은 현상의 분석을 위함도 있겠으나 궁극적으로는 의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해의 확률을 단계적으로 줄임으로서 의료 오류를 최소화 하고자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도처에서 내외부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의 한의계이지만, 그럼에도 지금에서 발현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을 하고 있는 모든 분께 응원의 말을 보내드리고 싶다. 


부정적인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동기로 승화시켜 누구라도 단 하나의 치즈 구멍이라도 막으려는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는 다수의 대중이 ‘믿음’이라는 단어부터 떠올리는 진료 현장 체계를 구축한 한의계가 도래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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