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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1일 (목)

“‘음, 재미있네’라는 기억으로 남으면 참 행복할 것”

“‘음, 재미있네’라는 기억으로 남으면 참 행복할 것”

<사람 잡는 약초부>의 저자 홍다인 학생(동국대 한의대)
“‘본초’를 단서로 사용함으로써 저마다의 역할과 매력이 있다는 인식을 주고 싶었다”

홍다인님(보정 사진).jpg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협 소아청소년위원회의 소아 청소년을 위한 한의약 서적 출판 지원 응모사업에 참여해 <사람 잡는 약초부>라는 제목의 소설을 출간한 동국대 한의대 홍다인 학생(본과 4년)으로부터 저술 과정 및 발간 목적 등을 들어봤다.


<사람 잡는 약초부>는 고등학교 은재가 학교 동아리인 약초부에 들어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개성 가득한 약초들을 단서로 삼아 동아리에 얽힌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남자 주인공인 서범을 비롯해 다양한 성격을 가진 동아리 부원들과 끈끈한 우정을 다지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소설이다. 이 과정에서 약초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일반인들이 약초의 특성을 파악함은 물론 한의약에 친숙히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소설의 작가 홍다인 학생은 현재 동국대학교 한의학과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혼자 공상하는 것도, 게으름 피우는 것도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일은 ‘뭘 그렇게까지 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하는 편이라고 한다. 그가 소설을 저술하게 된 계기와 소설의 이모저모에 대해 소개했다.


Q. 책을 출간해 남다른 소회를 느낄 것 같다.

출판이 끝나면 후련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얼떨떨하고 기분이 오묘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들춰보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출판 후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의 진심 어린 축하를 받아 감사한 요즘이다. 그림 작가님과 디자이너 분들이 힘써주신 덕에 디자인도 예쁘게 나와서 집에 놓여있는 책들을 볼 때마다 마음 깊이 뿌듯하다.


Q. 고등학교 약초부 동아리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대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책에 나오는 약초 동아리 ‘자청비’처럼 나 역시 본초에 대해 공부하는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었다. 또한 연극 동아리 활동을 통해 끈끈한 유대감을 배웠다. 이러한 활동을 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이야기로 풀어내 보고 싶었다.

 

중·고등학교 동아리는 기대하는 만큼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는 않다. 그에 따른 갈증을 가지고 있는 학생 독자 분들이 이 책을 읽고 해소감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약초동아리를 소재로 선택했다.


Q.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의약 이야기를 담았다. 

보통 한약재라고 하면 인삼, 홍삼밖에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한약에 무엇이 들어갈까 생각해 보라고 하면 단순히 몸에 좋은 쓴 풀이 들어간다고 생각하거나 어떠한 이미지도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약재들에는 얽힌 이야기도 많고, 개성이 강한 특성들도 있다. 성분, 맛들도 천차만별이다.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재료들인 ‘본초’를 단서로 사용함으로써 저마다의 역할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도감 형식의 페이지를 구성해 놓았다. 소설을 읽고, 단서가 된 약재들을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독자님들을 위한 페이지이다.

 

사람잡는 약초부.jpg

 

Q. 저술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 들었던 감정은?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왔다 갔다 했다. 방학 동안 쓰면서 밤낮이 바뀌었다. 새벽에 완성을 하고 나서는 ‘와, 내가 이런 걸 썼다니, 나 좀 재능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자만감과 함께 쓰러져 잠들었다가도, 낮에는 벌떡 깨면서 ‘어제 왜 이렇게 썼지? 써놓은 것들은 왜 이렇게 재미없지?’하는 밀려오는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 교정을 계속하면서 이러한 기분의 격차들은 점차 무뎌져, 끝날 때가 되어서야 익숙해졌다. 이 모든 감정을 느낀 과정들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Q.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길 바라는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계실 독자님들이 읽고 해소감과 흥미를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음, 재미있네.’ 라는 기억으로 남으면 참 행복할 것 같다. 학생 때를 생각해 보면 책을 읽으며 빠져들고 탐닉하는 것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 해소와 위안감이 있다. 나 역시 청소년 시절 많은 책들에게서 위로를 받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순수 문학뿐 아니라 소아,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읽으면서 재미있고,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되고, 두근두근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책 속에 기술된 한약재를 상세히 기억하시기보다도, ‘한약재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인상만 남겨드릴 수 있어도 참 좋을 것 같다.


Q. 젊은 세대들에게 특히 한의학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한의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 아늑함,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젊은 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한의학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향긋한 한약재의 냄새, 몸을 풀어주는 침과 추나. 한의원에만 다녀오면 잠이 솔솔 온다는 사람들도 많고, 몸을 고치러 갔다가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개운함을 느꼈다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이점을 직,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한의원 방문 경험이 적거나 없는 젊은 세대에게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일상의 긴장도를 낮춰주고, 전일적인 관점에서 몸을 회복시켜주는 한의학의 매력을 어필한다면 젊은 세대들 역시 한의학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


Q. 훗날 한의사와 작가를 병행하고 싶은 생각은?

꼭 병행하고 싶다. 셜록 홈즈를 지은 코난 도일도 의료인 생활을 하면서 환자가 없을 때마다 틈틈이 글을 썼다고 한다. 한의사를 하면서 다양한 환자분들과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지금보다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학교 다닐 때가 좋다고 말하는 어른들도 많지만, 나는 청소년 시기가 지금보다 훨씬 고민스럽고 괴로움도 많았었다. 청소년 독자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뭐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일은 어떻게든 풀리게 되어있다. 솔로몬의 말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는 않지만 배의 방향키만 잘 잡고 있으면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생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세세한 고민에만 몰두하는 것은 그날 바다에 어떤 모양의 파도가 칠지 예상하려는 것과 같다. 그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살고 싶은지를 큰 틀에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책 한 권을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의 수고와 관심,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기회였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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