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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하다가 그만두는 게 훨씬 어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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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하다가 그만두는 게 훨씬 어려운 일”

‘더불어 사는 삶’ 꿈꾸는 김명철 한의사, 동백장 수훈
대안학교 설립·벼룩시장 기획·환경 운동까지 공동체 발전 앞장
의료사협 창설해 취약계층 위한 한의사 방문진료 확대 예정

김명철1.jpg

“봉사를 여러 군데 다녀봤는데 저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분들이 한센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사실 마음먹으면 병원을 갈 수 있었지만 한센인들은 외형적으로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마음 편히 병원을 갈 수 없는 입장이었거든요. 예전에 소록도를 다녀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는데 산청에 이사오면서 근처에 성심원이 있다는 걸 알고는 망설임 없이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최근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한 김명철 한의사(산청 청담한의원 원장)는 지난 2001년 산청으로 이사온 후 20년째 한센 병력을 가진 분들의 쉼터인 산청군 산청읍 성심원을 찾아 코로나 시국에도 봉사를 지속했다. 코로나가 아주 심하고 백신도 보급되지 않았던 시기에는 잠시 중단했지만 이후에 재개한 뒤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 그는 “봉사활동을 하다가 그만두는 게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처음 봉사를 시작한 건 먼저 활동하던 친구를 따라서였다. 대학생 시절 부산의 오순절 평화 마을 의료봉사에 재미를 붙이며 본격적으로 하게 됐고, 소록도에서 한센병이 전염된다는 오해와 사회의 편견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한센병 환자들을 보고 의료봉사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게 어느 덧 28년이 됐다.  

 

긴 세월을 한결같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그는 “봉사하는 것, 나누는 것 자체가 성향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뭘 많이 가지면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타인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에 행복을 느낀다는 김명철 한의사는 한센인 대상 의료봉사에서 나아가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 조성과 나눔 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제천 간디공동체 대표, 부산 우다다 학교 이사, 산청 지속가능 발전 네트워크 상임대표까지 맡고 있는 김 한의사로부터 수훈 소감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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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철 한의사가 수훈 직후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동백장 수훈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무슨 상이든 상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 같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동백장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얘기도 듣고, 또 평소 존경하던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께서 받으셨던 훈장이라 더욱 의미도 있는 것 같다. 


◇청소년 대안학교 간디학교의 이사장이시다. 대안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대학시절 참여했던 야학 모임을 졸업 후에도 지속했는데 공동체 교육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영국 대안학교인 서머힐에 대해 공부하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직접 대안학교에 보냈고 관심을 가지다보니 학교까지 돕게 됐다. 그러다 자연스레 이사장 역할을 맡게 되더라. 


◇벼룩시장인 목화장터도 기획하고 발전시켰다. 

 

목화장터는 주민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과 직접 만든 수공예품, 수제 빵이나 쿠키, 잼 등의 음식, 사용하지 않는 헌옷 등의 물건은 물론, 재능도 기부할 수 있다. 산청 사람이라면 누구나 판매도 물물교환도 가능하다. 지난 2015년 신안면에서 첫 목화장터가 열린 이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장이 선다. 지난달까지는 코로나로 인해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축소해 운영했고 이번 달은 다시 2회 실시할 예정이다. 


◇수익 추구를 멀리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게 되면 경제적으로 궁핍하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다행히 개원한 후 한의원이 잘 된 편이라 나눠도 경제적으로 힘들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 준비하는 의료복지 사회적 협동조합은 수입의 20~30%만 받고 하는 일이라 아내한테 많이 미안하지만 그래도 65세가 되는 내년쯤엔 그렇게 적게 버는 건 아니란 생각한다(웃음). 어차피 세상 벗어날 때 손에 쥐고 갈 것도 아니지 않나.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산청에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통해 활동 중이다.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역 지속가능발전을 추진하는 거버넌스 기구의 네트워크 조직으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로 지역마다 구성돼 있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를 모토로 환경 문제를 중심으로 그 외 노동,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단체로 활동하는 셈이다. 산청 협의회의 경우 쓰레기 줍기, 환경 보호를 위한 강의 등도 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또 공동체적 삶을 꿈꾸게 된 이유는?

 

어릴 적부터 체화돼 있던 것도 있고 봉사 네트워크인 원모임의 영향도 크다. 35년째 활동했는데 20년 동안 원모임 원장을 맡고 있다. 사회봉사 모임으로 시작은 부산이었지만 지금은 각자 있는 곳에서 참여하는 봉사 네트워크다. 사람은 가깝게 지낼수록 갈등이 증가하지만 같이 해 나가면서 뭔가 잘 돼가는 걸 경험하면 그 희열이 대단한 것 같다. 현재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합창을 하다 어느 정도 소리가 모여지고 완성될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생각하면 될 거 같다. 


◇향후 계획은?

 

작년부터 산청에서 의료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사회적 협동조합을 창설할 준비를 인근 지역인 진주, 창원, 합천 등과 협력해 거의 끝마쳤다. 오는 27일 창립총회가 예정돼 있고 공식적으로 총회 끝난 이후부터 이사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하던 청담한의원은 한의대 졸업반인 딸에게  물려주고 성심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양방 의사 한분을 모시고 함께 상주하는 한의사로 활동하게 된다. 

 

협동조합을 소개하자면 주치의 개념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올해 한의방문진료가 실시됐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외국 같은 우리동네 주치의 개념이 약한 편이라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 그 안에서 건강하기 위한 영어, 요리, 합창단 등의 다양한 소모임을 개최하고 당뇨나 혈압 있는 사람들 환자들끼리 소모임도 운영할 계획이다. 친한 한의사들은 후원의 개념으로 조합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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