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희정 대요메디(주) 대표
이번호에서는 맥파 형성기전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혈류역학적인 파라미터와 맥파요소가 가지는 생리적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맥(脈) 신호 기초 파라미터
아래의 맥파 그래프는 가압식 맥파분석기(맥진기) 국제표준 ISO18615에 수록된 전형적인 요골동맥 맥파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 파형은 시간축(t)에 대한 요소들과 맥의 세기축(h)에 대한 요소들로 맥진을 위한 기기와, 현대의학의 혈류역학 장비에서 다루는 맥파형 모두 이와 동일하다. 맥파의 특징점이 되는 변곡점들을 지칭하는 용어들이 조금씩 달라 ISO18615에서는 명사형의 특징점 이름이 아닌 나타나는 순서로 표시돼 있다.

3차원 맥영상 검사기기는 위의 기초 파라미터를 측정하고 혈류역학 분석기법을 적용해 심 기능 평가정보인 심박출량(stroke volume, cardiac output)과 혈관저항지수(SVRI: Systemic Vascular Resistance Index), 혈관의 탄성/긴장도 정보(R-AI: Radial Augmentation Index) 등을 기초정보로 제공한다. 객관적 진단정보를 토대로 심혈관 시스템의 구조적(mechanical) 특성을 파악한 후 기능적(functional) 요소를 반영하는 맥상을 활용하면 환자의 생리·병리적 상태 파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근거 기반의 한의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맥파 분석기술(PWA)의 이해: 혈관탄성(R-AI)
이완기 동안 좌심실(Left Ventricle)에 되돌아오는 혈액(Preload)은 심장근육의 수축력(Contractivity)에 의해 발생하는 압력에 의해 대동맥 판막을 열고 중심대동맥(Aorta)을 거쳐 전신으로 흘러 나가게 된다. 이때 뿜어지는 혈액량을 심박출량(Cardiac Output 혹은 Stroke Volume)이라고 한다. 또한 혈액이 심장으로부터 분출될 때 심장 후단에서 존재하는 저항을 혈관저항(System Vascular Resistance)이라고 하는데, 이는 폐순환을 제외한 전신 혈관계에 순환하는 혈액에 가해지는 저항으로 전체 말초저항(Total Peripheral Resistance)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압력과 흐름, 그리고 저항이 존재하는 시스템은 옴의 법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저항을 중심으로 다시 표현하면 수식1과 같이 저항은 시스템에 걸리는 압력을 흐름으로 나눈 값으로 설명할 수 있고, 혈류역학 요소로는 수식2와 같이 혈관저항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력을 박출량으로 나눈 값이 된다.

심장의 순환기능을 평가할 때 다양한 요소들을 확인해야 하지만, 혈류역학적 요소들이 심장운동의 차원에서는 기본요소가 되며, 중심대동맥부터 말초동맥에 해당하는 요골동맥까지 박동이 전달될 때 구조적 특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각 부위마다 나타나는 맥파형 분석을 통해 혈류역학 파라미터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맥동 흐름(Pulsatile Flow)을 간략하게 정의하면 심장, 혈관, 혈액의 상호작용이라고 설명한 이유가 이러한 이유이다.
심장에서 혈액 구출시(stroke) 발생하는 압력은 매우 빠른 속도로 혈관을 따라 진행하는데, 혈관분지나 말초단에 다다르면 반사되어 되돌아 나와 첫 번째 압력파와 겹쳐지는 중첩(Superpositon)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반사파의 진행속도와 반사파의 크기는 박동이 전달되는 혈관시스템의 탄성이 높은 경우 느리고 작은 파로 되돌아오게 되고, 탄성이 낮은 경우 빠르고 큰 파로 되돌아오게 된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동일한 충격파(구출압력파)를 가지더라도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파형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세 번째 맥파 봉우리는 심장판막이 닫히면서 발생하는 충격파로 해석한다.

요골동맥에서 혈관탄성 평가 파라미터의 하나인 RAI(Radial Augmentation Index)는 수식3과 같이 충격파에 대한 반사파의 비례값으로 계산된다. 해당 값이 크다는 이야기는 반사파의 파고(Amplitude)가 크다는 의미이며, 여러 가지 요인에 이해 혈관탄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몸의 혈관은 심장으로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혈관 지름이 작아지면서 점차 말초혈관에 다다르게 된다. 중심대동맥에서부터 말초동맥까지 전달되는 동안 평균혈압(Mean Arterial Pressure)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혈관저항은 혈관 반지름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말초로 진행할수록 저항이 증가하고 맥압(Pulse Pressure)이 증강(Augment)되어 반사파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혈관직경, 혈관탄성 등의 특성에 의해 맥파형이 달라지기 때문에 중심대동맥부터 경동맥 혹은 요골동맥에서 측정되는 맥파 분석정보는 심혈관 진단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맥파는 신체특성, 혈관특성(탄성·저항·압력의 변화), 심장기능 등을 반영하는 생리지표로 기본적인 형성기전을 이해하면 비침습적인 심혈관 건강상태 평가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음호에서는 맥의 세기 등과도 연관지어 살펴볼 수 있는 심박출량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1) ISO 18615:2020 – General Requirements of electric radial pulse tonometric devices.
2) modified from Carotid Pulse Wave Analysis: Future Direction of Hemodynamic and Cardiovsacular Risk Assessment, Sam Parittotokkaporn etc., JMA, 2020-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