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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3일 (토)

한의사 변태우 “일본 모슬포비행장 군사 기밀 제공”

한의사 변태우 “일본 모슬포비행장 군사 기밀 제공”

고문의 여독과 옥중 생활 후유증으로 2년 만에 광주 자택에서 별세

변태우 한의사.png
변태우 한의사

 

의생면허 6920번, 한지의업면허 879, 본관은 원주. 변태우(邊太祐,1899.8.5.~1965.2.7)는 선친 변양근의 둘째 아들로 제주도 제주시 대정읍 하모리 933번지에서 태어났다. 

변태우는 1922년 장한규의 둘째 딸과 결혼하고 1923년에 의생(醫生) 시험에 합격한 뒤 모슬포에 보창의원을 개업하여 의료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한의사로서의 기록은 의외로 1923년대 신문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회장에 최치경, 부회장에 장한규를 선임” - 매일신보 1923년 12월7일자

“去月 1日 하오 3시에 제주도 성내 장한규氏弟에서 최치경, 장한규, 변태우 3氏의 발기로 <제주의생회>를 조직하얏는데 그 임원은 如左. : 회장 최치경, 총무 장한규, 간사 김홍기, 변태우 외 二人 (제주).” - 동아일보 1923년 12월5일자에 여기 나온 이들이 제주의생회(濟州醫生會, 한의사회 전신)를 설립했다고 보도됐으며, 이상에서 보면 최치경, 장한규, 김홍기, 변태우 등이 <제주의생회>의 창립 발기인, 즉 창립 회원들이다.


일제강점기 탄압의 대상으로 몰려 지독한 고문당해


1938년 가을 변태우는 제주도 제주읍 삼도리로 거처를 옮겼다. 거기서 천주교 신도가 되어 제주성당(남문통 소재)에 교적을 두었는데 1937년 한지의사(=지역 의사) 시험에 합격한 뒤로, 천주교 모슬포 지역 회장직을 역임하며 지냈다. 이때 천주교 선교사로 온 제주성당 소속 손 신부(孫 신부:본명 도슨 패트릭 Dawson, Patrick)와 일본군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훗날 이것이 큰 문제가 됐다.

그날 대화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모슬포 비행장 넓이 약 20만 평, 남경 함락 당시 하루 두 차례씩 한 번에 20기 정도가 바다 건너 폭격을 하기 위해 왕복 비행을 함. 현재는 비행숫자가 많이 줄었고, 군인의 수도 많이 줄어서 그리 숫자가 많지 않음.’

얼핏 보면 크게 문제가 안 될지 모를 이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한 인물을 탄압의 대상으로 몰아넣어 지독한 고문을 가하게 만들었다.

제주도 천주교 신자들의 항일 활동은 세 명의 천주교 신부가 주도하고 있었다. 손 신부, 서 신부(徐 신부:Sweeney, Augustine), 그리고 나 신부(羅 신부:Ryan, Thomas.D.) 이들은 중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할 경우, 동양에서 천주교의 포교는 불가능해지고 서양인은 동양 각처에서 쫓겨나게 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 

이때 모슬포 군용 비행장의 모습과 내용이 외국 잡지에 사진과 함께 게재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본 군부에서는 군사기밀이 누설되었다며 야단법석을 떨었고 기밀을 누설한 사람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 됐다. 

일본 군부는 먼저 서양 사람과, 조선인들을 의심했다. 당연히 모슬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우선으로 검속을 당했다. 1940년 일제는 제주도를 군사 기지로 만드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렇게 삶의 터전에서 죽음의 땅으로 변한 아픔의 장소가 제주에는 참 많다.


제주도민을 강제로 동원해 알뜨르비행장 건설


대표적으로 알뜨르 비행장이 그것이다. 일제가 제주도에서 중일전쟁과 남경지역 폭격을 준비하며 1930년대 중반까지 제주도 도민을 강제 동원해 군용 비행장을 건설했고, 1940년대에는 연합군의 폭격으로 탄약고, 연료고 등 중요 군사 시설을 감추기 위한 동굴 진지를 구축했다. 그것이 ‘셋알오름일제’와 서귀포시에 있는 ‘송악산 해안 일제 동굴 진지’이다

이러한 군사 기지화, 전초 기지화 작업을 하며 제주도도내 반일세력(항일세력)을 색출 및 제거하기 시작했다. 일제는 우선 적성국인 아일랜드 선교사들과 그들이 소속된 천주교회의 신도 조직을 탄압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군사기밀을 누설했다고 해서 모슬포 공의로 종사 중이던 변태우는 1941년 10월경 일경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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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비행장

 


군기보호법 위반 징역, 1993년 광복절에 건국포장 추서


일제 당국은 외국인 신부 3명과 평소 반일 감정이 있는 신도 35명을 구인해 심한 고문을 가했다. 

결국, 외국인 신부 3명과 한국인 신도 10명이 기소됐고 그중 1명은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혹독한 고문의 여독으로 순국했다. 변태우는 1942년 10월 24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국방보안법 및 군기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렀다. 

조국이 광복되면서 변태우는 전라남도 광산군(光山郡) 대촌리의 보건소장으로 발령받아 생활 근거지를 광주로 옮겼다. 

1948년 광주 시내에 <월산의원>을 개업 운영하던 중 고문의 여독과 옥중 생활 후유증으로 2년 만에 광주 자택에서 별세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1993년 광복절에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 정상규 작가는 지난 6년간 역사에 가려지고 숨겨진 위인들을 발굴하여 다양한 역사 콘텐츠로 알려왔다. 최근까지 514명의 독립운동가 후손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들의 보건 및 복지문제를 도왔으며, 오랜 시간 미 서훈(나라를 위하여 세운 공로의 등급에 따라 훈장을 받지 못한)된 유공자를 돕는 일을 맡아왔다.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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