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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1일 (목)

가장 과학적인, 가장 현대적인 그리고 가장 세계적인 ‘킹덤 오브 한의학’

가장 과학적인, 가장 현대적인 그리고 가장 세계적인 ‘킹덤 오브 한의학’

한의의료기기의 현재와 미래-上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에서 의료기기 인허가, 품질향상 및 사후관리 등에 관한 강의와 교육 설계에 나서고 있는 임수섭 교수에게 한의 의료기기의 산업화에 대한 의견을 싣는다. 


 

임수섭.jpg

 


임수섭 교수

여주대학교 의료재활과학과 




우리의 한의학은 우리나라 의학계에, 우리나라 보건산업계에 그리고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한의학은 구태이고, 미신이며, 비과학적이다. 이처럼 지난 수십 년간 한의학을 공격한 화점(火點)에는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이 있다. 

즉, 의사 개인의 임상 경험이 아니라 무작위 대조군 실험이나 이를 종합한 체계적 문헌고찰의 결과만이 정량적이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한의학의 특성, 어쩌면 독특하고 독보적인 장점을 폄하 또는 사장 시키는 오류를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의학의 개인 맞춤형 접근법은 양의학이 

가장 관심 갖는 유전자 맞춤형 진료의 원조”


현대 양의학과 달리 한의학은 같은 질병이더라도 바로 동일한 약재를 투여하지 않고,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투여할 약재와 침을 놓아야 할 경혈을 다르게 하는데, 이로 인해 같은 질병에 대해서 진료방법이 어떻게 환자마다 다르고, 심지어 의사마다 다를 수 있냐고 현대 양의학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각각의 다른 사람에게 생긴 어떤 현상을 같은 질병이라고 한 데 묶어 분류하는 것 자체가 한의학이 아닌 현대 양의학의 질병 분류 체계를 따른 것이기에 이를 한의진료에 바로 적용할 수 없는 데다가, 오히려 한의학의 개인 맞춤형 접근법이 최근 들어 현대 양의학이 가장 관심 갖는 분야인 유전자 맞춤형 진료의 원조 격이자, 맥을 같이 하니, 단순한 도외시나 배척보다는 한의학의 관점과 접근법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과 고찰이 필요할 듯싶다. 

가장 과학적인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질문의 중심에 유명한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그 고양이는 청산가리가 든 유리병, 방사성물질 라듐, 방사능을 검출하는 가이거 계수기와 망치가 들어 있는 상자 속에 들어가 있다. 그 상자는 외부 세계로부터 차단되어 있고, 밖에서는 내부를 볼 수 없다. 

그런데 라듐 핵이 붕괴하면 가이거 계수기가 그걸 탐지한다. 그러면 망치가 유리병을 내리쳐서 깨게 되어 청산가리가 유출되고, 청산가리를 마신 고양이는 죽게 된다. 이때 라듐이 붕괴할 확률은 1시간 뒤 50%이다. 

그렇다면 1시간 뒤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우리가 과학적이라고 믿고 있는 사고법에 따르면 고양이의 생사는 각각 50%이고, 죽거나 살아있거나 단 하나의 상태로만 있을 것이다. 


“서양 과학의 위대한 쾌거가 이미 동양에서는 

무려 1,000년 전 보다도 훨씬 일찍 밝혀졌다”


한의 동인.jpg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가 ‘중첩’ 되어 있었으나, 관측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확정된다.” 

즉, 관측자의 대상에 대한 관측 행위가 대상의 상태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상식으로 볼 때 이 얼마나 황당한가? 그런데 이보다 더 ‘신박한’ 의견이 있다.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살아있는 세계와 죽어있는 세계가 모두 존재하며 관측하는 순간 어떤 한쪽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라는 해석으로 핵이 붕괴하는 순간이 분기점이 되어 고양이가 살아있는 세계와 고양이가 죽은 세계가 분리되어 평행 우주가 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영화에나 나올 황당한 말 같지만, 과학적으로 가장 ‘팬시한’ 공상과학영화 인터스텔라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이론이라면 또 어떡할 것인가? 

가장 비과학적이고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이 두 가지 의견이 심지어 현대 물리학의 새 장을 연 양자역학적 사고인 ‘코펜하겐 해석’과 ‘다중세계 해석’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런데 20세기에서야 이룬 이러한 서양 과학의 위대한 쾌거가 이미 동양에서는 무려 1,000년 전보다도 훨씬 일찍 밝혀졌다면 이 또한 놀랍다 아니 할 수 있겠는가?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이 그러하고, 혜능 스님의 풍번문답(風幡問答), 비풍비번(非風非幡)이 또 그러하다. 

지극히 과학적이다 못해 심오하고, 다중적이며, 철학적이기까지 하니, 어쩌면 여전히 현대 서양 과학이 아직도 1,500년 전의 이 동양 사상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러한 생각에서부터 우리 한의학을 바라본다면 어떠할까? 우리나라 의학계에, 우리나라 보건산업계에 그리고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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