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가 지난 10월 한 달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향정신성의약품 중 식욕억제제에 대해 현장감시를 실시한 결과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의원·약국 15곳과 환자 21명에 대해 행정처분 및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현장감시는 지난 1년간(2018년 7월~2019년 6월) 식욕억제제를 구매한 상위 300명의 환자 자료를 기초로 △과다 구입 환자 △과다 처방 의원 △같은 처방전을 2개 약국에서 조제한 건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원 30곳과 약국 21곳을 조사하고 환자 72명의 처방전·조제기록 등을 확보해 실시된 것이다.
그 결과 식약처는 과다 구매한 뒤 이를 수수‧판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 19명, 처방전 위조가 의심되는 환자 4명 등 환자 21명(2명 중복)과 과다 처방이 의심되는 의원 7곳에 대해서는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마약류 보고 의무 등을 위반한 약국 8곳과 의원 1곳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적발된 환자 A씨(36세, 남)의 경우 1년간 대전 소재 의원 42곳에서 327건의 처방을 받아 약국 33곳에서 펜터민을 4150일분, 4185정을 구매하고한 개 처방전으로 약국 2곳에서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다른 환자(31세, 여)는 부산 소재 의원의 처방전을 위조해 1년간 54회 펜디메트라진 5400정을 구매했다.
식약처가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일부 의사가 업무 목적 외에 처방(마약류관리법 제5조 제1항 위반)한 혐의와, 일부 환자(마약류취급자 아닌 자)가 마약류를 사용, 수수, 매매 등 취급(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 위반)한 혐의다.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소지한 경우(제4조 제1항) 및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한 경우(제5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법 제61조)에 처하게 된다.
또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서 △보고 내역과 현장에서 확인한 재고 내역 불일치 △보고 내역 중 일부 항목(의료기관명, 환자명 등) 불일치 △취급 보고기한 지난 후 보고 △마약류 의약품 사고(분실·도난·파손 등) 미보고 △마약류 의약품 저장시설 점검기록 미작성 등 마약류취급자의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에서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 도입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약류 의약품을 보다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으며 안전한 의료용 마약류 사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병의원·약국 등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프로포폴, 졸피뎀, ADHD 치료제 등 오남용 우려가 있는 마약류 의약품에 대해 구매량이 많은 환자나 처방 일 수를 과도하게 초과해 처방한 의원 등 위반 사항을 적발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를 개발, 현장감시를 강화해 나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년 동안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는 1786만명으로, 국민 2.9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성별로는 여성(57.4%)이, 연령대별로는 50대(21.5%)가 가장 많았으며 효능군별로는 마취‧진통제, 최면진정제, 항불안제 순으로 처방 환자수가 많았다.
같은 기간 동안 약물별 처방 환자수를 비교해 보면 졸피뎀 178만명(국민 29명 중 1명), 프로포폴 773만명(국민 7명 중 1명), 식욕억제제 129만명(국민 40명 중 1명)으로 대상 성분 중 프로포폴의 사용이 가장 많았다.
의료용 마약류 전체 사용자의 7.2%를 차지하고 있는 식욕억제제는 사용 환자 중 92.4%가 여성(115만명)이며 20대부터 50대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30대가 가장 많이 사용(30.2%)하고 있다.
식욕억제제 중 펜터민 성분 처방 환자가 83만명으로 가장 많고 다른 성분은 76만명 정도다(펜디메트라진 59만명, 디에틸프로피온 10만명, 로카세린 5만명).
펜터민 성분의 사용량이 8740만정(8032만일분)으로 가장 많고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순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처방일수는 로카세린 성분의 평균 처방이26일로 가장 길고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