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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0일 (금)

헌법재판소, 모순된 판결로 우를 범하다

헌법재판소, 모순된 판결로 우를 범하다

모순(矛盾)이란 것이 있다. 모순은 ‘모든 방패를 뚫는 창’과 ‘모든 창을 막는 방패’처럼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즉 두 개의 명제가 동시에 참이 될 수 없는 상태가 바로 모순이다.



하지만 논리학에서는 두 개가 참이 될 수도 있고, 두 개가 모두 거짓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법학에서는 결코 그러해선 안된다. 유와 무, 흑과 백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판단하는 것이 재판의 책무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헌법재판소는 그 같은 당연한 의무를 외면했다. 바로 1년 전인 지난해 7월29일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 및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관련한 위헌법률심판에서 무면허 침·뜸 시술을 처벌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1년여가 흐른 뒤인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는 그간의 원칙을 뒤집고 침사가 뜸 시술을 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것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침사 김남수 씨가 수십년간 뜸 시술을 해왔기에 일반인의 신체에 미치는 위해가 적다는 이유였다.



불법의료로 처벌받아 마땅한 행태가 오랜 기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시행돼 왔기 때문에 무죄라는 것이다. 이는 너무도 잘못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우선 헌법재판소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위와 소신을 내던져 버렸다. 불법도 오래하면 당연히 합법화시켜야 한다는 매우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우를 범한 것이다.



법은 추상같아야 한다. 잘못된 것은 분명히 단속하고 엄벌해야만 한다. 특히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번의 잘못된 판결로 인해 일반인들의 뜸 시술 자율화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판결과 뜸 시술 자율화와는 완전히 별개라는 것을 오인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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