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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7일 (수)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7)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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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南 一 / 慶熙大 韓醫大 醫史學敎室



알렌(Horace N. Allen, 安連)이 1884년 9월 미국 장로교 의료선교사로 조선에 부임한 이후로 기록한 ‘알렌의 日記’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I found the patient in a horrible condition all blood and gore and attened by fourteen Corean doctors who made great objection to my heroic measures.”(김원모 완역, 『알렌의 日記』, 단국대학교 출판부, 2004, pp 407~408)



이 기록은 1884년 12월5일자로 기록된 일기 가운데 한 구절로서 하루 전날 밤인 12월4일 밤에 어느 환자를 보게 된 상황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기록된 환자는 바로 유명한 역사인물 閔泳翊이다.



1884년 12월4일에 우리나라 역사에 남는 큰 사건이 터진다. 이른바 갑신정변이 그것이다. 갑신정변은 개화파들이 우정국 축하연을 계기로 수구파인 민씨 척족들을 몰아내고 정권을 찬탈한 사건이다. 3일 천하로 끝난 이날 사건 후에 개화파인 홍영식과 박영교는 청군에 피살되고,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서광범 등은 일본으로 망명하여 개화파는 몰락하게 되었다. 위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은 갑신정변의 와중에 발생한 사안을 알렌이 기록한 것으로서 한의학과 관련된 기록이기에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 사건의 전후맥락은 이러하다. 민영익은 개화파가 무너뜨리려 한 민씨일파의 골수로서, 이날 우정국 축하연에 참석하여 개화파 자객의 칼을 맞고 쓰러져 있었다. 독일 공사 멜렌도르프는 쓰러져 있는 민영익을 자신의 집으로 옮겨 놓고 같은 해 9월 미국 장로교 의료선교사로 내안하여 몇 개월 안된 알렌을 불러 치료를 요청하였다. 알렌은 이에 멜렌도르프의 집으로 급히 달려 와서 민영익을 치료해주게 되었고, 이 치료에 힘입어 몇 개월 후 민영익이 완쾌되었다.



그런데, 위의 문장에 등장하는 한의사의 모습에 대해서 어떤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점이 발견된다. 그것은 기록이 매우 소략하여 한의사들의 행적에 대한 多岐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당시 한의사들의 행동을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멀뚱멀뚱 서양의학의 신비로움에 탄복하고 서있었다거나 혹은 허둥대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사이에 알렌이 들어와서 치료해주었다는 등의 다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의 글의 목적은 기존의 연구를 비판하거나 번역서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에 묘사하고 있는 문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먼저 하는 것에 있다. 이 문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앞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연결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위의 문장 자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위의 문장에 대해 가장 권위 있는 완역본에서는 다음과 같이 번역하고 있다. “멜렌도로프 집에 당도해 보니 중상자의 상태가 이미 出血이 심했고 계속 피를 흘리고 있어서 瀕死상태였다. 이곳에 치료하기 위하여 모인 조선인 의사들(漢醫)은 나의 뛰어난 치료 솜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번역서는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번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렌의 日記’번역판으로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위 문장의 번역에 있어서만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특히, “attened by fourteen Corean doctors who made great objection to my heroic measures”에서 fourteen이라는 숫자와 objection이라는 단어에 대한 번역이 치밀하지 못하다. 이것은 아마도 역자가 전체적인 맥락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 번역은 당시 한의사들이 처해 있었던 상황에 대한 왜곡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기 때문에 실수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즉, “이곳에 치료하기 위하여 모인 조선인 의사들(漢醫)은 나의 뛰어난 치료 솜씨를 기다리고 있었다”라는 번역은 아니라는 것이다.



맨 위의 문장을 번역판을 기준으로 다시 번역한다면 다음과 같은 번역이 될 것이다.



“멜렌도로프 집에 당도해 보니 중상자의 상태는 피범벅이 된 끔찍한 상태였다. 나의 당당한(영웅적인) 치료에 대해 敵意를 품고 있는(반대하는) 14人의 조선인 의사들(漢醫)이 옆에서 지켜보았다.(I found the patient in a horrible condition all blood and gore and attened by fourteen Corean doctors who made great objection to my heroic measures.”



다음 호에 이 문장과 관련하여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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