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병 직 (주)리드컨설팅대표
이미지 통해 감정에 호소하는 ‘경험 마케팅’ 급증
한의계, 행사 후원 등 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서야
나는 기차를 타면 항상 삶은 달걀을 사먹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식당에 가면 가장 많이 시켜 먹는 음식중의 하나가 김치찌개다. 김치찌개를 보면 먼저 고기가 얼마나 들어있는가를 보며 먼저 한 두 점 골라먹고 식사를 시작한다. 이런 현상은 어려웠던 어린시절 경험들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경험은 오래 기억되어 우리의 삶의 일부를 지배한다.
이병철군은 어느 날 학교에서 중국학교와 자매결연식이 있으니 모두 체육관에 집합하라는 방송을 듣고 별 생각 없이 체육관으로 향하였으나 이 군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자매결연식이 아니라 바로 ‘스쿨어택’이었다. ‘스쿨어택’은 삼성전자 애니콜이 후원하는 행사로, 각 학교를 돌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인기 가수들을 학생들 모르게 초청해 공연하는 행사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쿨어택’이 오늘 이 학교에 방문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애니콜의 모델이자 이 군이 좋아하는 이효리가 출연해서 공연을 직접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인까지 받을 수 있어 너무 즐거웠다.
이러한 경험은 학창시절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며 애니콜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 및 충성도를 높여준다. 또한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 외에도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차별적 이미지를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최근 점차 기능과 가격만으로는 브랜드를 차별화 시키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경험 마케팅이 새로운 기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험마케팅’은 소비자가 직접 제품의 기능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그 제품과 서비스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경험하게 하는 마케팅기법으로, 제품과 서비스 자체만을 알리는 이차원 마케팅 차원을 넘어 브랜드에 내재되어 있는 속성 및 이미지 요소까지도 적극적으로 알리는 삼차원적 마케팅이다. 소비자에게 뭔가 기억하고 기념할만한 거리, 즉 ‘추억거리(Memorabilia)’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마케팅 기법과 차별화된다.
세계 연극인의 날을 기념하여 연극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되새기며,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연극, 무거운 지적인 예술만이 아니라 항상 시민들 곁에 있는 친근하고 즐거운 예술이라는 점을 알리고(전 국민 연극 보기 운동) 실천하고자 대학로의 29개 소극장에서 3월28일(화요일) 무료 개방 공연 행사를 하였다.
부산의 모 성형외과는 작년 말 가수 세븐의 공연을 후원하고 거래처와 단골 고객, 타겟층 가망 고객인 여대생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하였다. 이런 행사들은 모두 고객에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즐거움을 주며 이미지를 감성에 호소하는 경험 마케팅의 활동들이다.
한의의 여러 단체에서 하고 있는 해외 봉사활동, 한국전 참전용사 진료 등도 경험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원을 넘어 한의에 대한 이미지를 감정 속에 심어줄 수 있는 경험 마케팅의 시도도 필요할 것 같다.
예를 든다면 허준의 날 몇 진료과목에 대해 전국적으로 무료 진료 행사를 한다든지, 한의에 대한 이미지를 젊고 활동적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이 주로 참여하는 문화행사를 후원한다든지 하는 좀더 긍정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경험 마케팅 기법을 활용한다면 현재와 미래를 위한 좋은 준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