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기와 독으로 정기 고갈·직접적인 간 손상 유발
곡지·수삼리 자극 통한 지압, 숙취 해소에 ‘효과’
연말에 마시는 술이 1년 알코올 소비량의 3분의 1이라는 통계가 있다. 이처럼 연말이 되면 각종 모임으로 술자리도 많아지고 분위기 탓인지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음주를 하게 되기도 한다. 이는 과음과 폭음으로 이어져 결국 다음 날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리는 등의 숙취로 고생하게 된다.
뜻하지 않은 과음은 다음날 숙취로 이어지게 되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간은 들어오는 다량의 알코올을 해독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지만 그 해독 속도는 들어오는 술의 속도를 감당해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음날까지 몸 속의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우리 몸은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내 몸만 축내는 술! 한방(韓方)으로 한방에 다스려보자.
한의학으로 본 숙취
한의학에서는 술로 인해 발생되는 체질환을 주상병(酒傷病:술에 상한 병)이라 하는데 이는 술에는 열기와 독이 있어서 사람의 정기를 고갈시키고 성품을 변화시키며 간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도가 지나치면 몸을 상하게 만든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술의 성질을 보면 술의 맛은 쓰고 달고 맵다. 쓰기 때문에 심(心), 달기 때문에 비위(脾胃), 맵기 때문에 폐(肺)에 영향을 미친다. 술의 성질은 열(熱)이 아주 많고 습(濕)하다.
특히나 과음을 하게 되면 몸에 습열·담과 같은 몸에 필요 없는 성분이 축적이 된다. 이러한 병리적인 산물이 비위·간·혈맥을 손상시켜서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탁주를 마신 다음에는 국수를 먹지 말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땀구멍이 막히기 때문이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면 오장이 상하고 정신을 혼란케 하여 발광할 수 있는데 이는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연말에 과음과 폭음은 자칫 잘못하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소금으로 이를 닦고 더운 물로 양치를 하면 이에 남은 술독이 제거된다고 한다. 이와 잇몸에 남아있는 술 성분과 안주 찌꺼기는 불쾌감을 주고 술기운을 유지시켜 준다. 따라서 술자리를 마친 뒤 바로 양치질을 하면 위나 입에서 나는 술 냄새와 취기가 없어질 뿐만 아니라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술 마신 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거나 사우나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음주로 인해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더운 목욕을 하면 탈수증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단하게 머리만 감는 것은 오히려 숙취 해소에 좋다.
술 마신 뒤 배변을 하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숙변이 되어 대장에 머물게 되는데 대장에서의 암모니아와 알코올을 해독해야 하는 간은 피로해지고 당연히 알코올 분해속도도 떨어지게 된다. 대변을 통해 암모니아를 줄여주는 것이 좋다.
지압으로 숙취를 한방에 해결
숙취가 심할 때는 ‘곡지’를 압박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곡지는 팔을 ‘ㄱ’자로 굽혔을 때 상완골(위팔뼈)과 요골(아래팔 바깥쪽 뼈)이 만나는 곳의 살이 많은 부분이다. 또한 ‘수삼리’를 자극한다. 팔굽의 바깥쪽에서 팔목 쪽으로 세 치 아래에 있다. 한 쪽 팔을 감싸듯이 엄지손가락의 두 번째 마디를 경혈에 대고 강하게 쥐는 느낌으로 누른다.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고 아플 때는 머리 꼭대기에 해당하는 ‘백회’ 부위 중 가장 아픈 곳을 2~3분 정도 세게 누르고, 효과가 없으면 누르는 시간을 더 늘려주면 된다. 술 먹고 다음날 숙취로 고생한다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수지요법을 사용하도록 해보자.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맑은 국물을 먹는 것이 상한 속을 달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해장국은 얼큰하게 먹는다고 고춧가루 등 자극적인 음식을 첨가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술 마신 뒤 위와 간 모두 부담스러운 상태에서 자극적 음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국을 맑게 조리해 먹는 것이 위에 부담되지 않고 좋다. 맑은 국을 조리하기 위해서는 소금으로 간을 하면 된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 라면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라면은 다른 영양성분이 없는데다 염분이 많고 자극적이어서 좋지가 않다. 특히 라면을 먹으면 입이 깔깔해지고 입맛이 없어져 점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면서 식사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
술 똑똑하게 마시자
하나, 우선 술을 마시기 전에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빈 속일 경우 알코올은 위에서 대부분 흡수되어 간으로 전달되지만 위 안에 음식물이 있으면 바로 장으로 내려가 농도가 낮아진 후 간으로 전달된다. 둘째, 천천히 마신다. 우리 몸이 알코올을 해독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급하게 마시면 위에 자극을 주게 된다.
셋째, 술 마실 때는 담배는 멀리한다. 넷째, 2차는 노래방을 간다. 우리가 마시는 술의 10%는 호흡을 통해서 배출되므로 말없이 술만 마시는 것보다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노래를 부른다면 술에 덜 취하게 된다.
다섯째, ‘원샷’과 ‘폭탄주’를 피하라. 여섯째, 짜고 매운 안주를 피하라. 이런 안주를 먹으면 간에 자극을 줄 뿐만 아니라 술도 많이 마시게 된다.
일곱째, 물 먹는 하마가 된다. 술 먹는 중간에 물을 많이 마신다. 다음날 숙취의 원인은 알코올이 다 분해되지 못하고 몸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숙취에 고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셔 알코올을 희석하는 것이 좋다.
Tip
→ 콩나물국 : 콩나물 뿌리 부분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생성을 도와주므로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 북어국 : 다른 생선보다 지방함량이 적어 맛이 개운하고 간을 보호해주는 아미노산이 많다.
→ 조갯국 : 조개국물의 시원한 맛을 내주는 질소화합물 중 타우린과 베타인은 간을 보호해 주는 효과가 있다.
→ 꿀물 : 당과 수분을 공급해 주어 숙취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 녹차 : 녹차잎의 폴리페놀이란 물질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데 도움을 줘 숙취 해소 효과가 크다.
→ 감·사과·귤 :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과당은 알코올 분해를 촉진한다.
→ 이밖에 무와 오이 즙을 내어 마시는 것도 숙취 해소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