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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9일 (월)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34)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34)

朴奭彦의 弱肉强食論
“박석언 한의사의 경험적 서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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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朴奭彦 先生은 四象醫學을 평생동안 연구한 한의사다. 그는 1937년 일제 강점기에 醫生이 됐고, 해방 이후 한의사로 활동하면서 四象醫學을 전문으로 연구했다. 그는 영등포구 신길동에 1967년 한의원 이름을 ‘사상당한의원’으로 하여 개설하고 활동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동의사상대전』(1977년)이 있다. 

 

1985년 『醫林』 제166호에는 박석언 선생의 「弱肉强食과 强肉弱食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어 있다. 이 글은 한 쪽을 채운 글이지만 한의사로서 죽어가는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약육강식’이라는 은유적 술어를 사용해서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래에 그의 글의 전문을 싣는다.  

 

“약한 자의 살은 강한 자의 먹이가 되고, 강한 자의 살은 약한 자의 먹이가 된다는 뜻이다.

 

옛날 선비들은 弱肉强食에 對하여 몹시 슬퍼하고 탄식하였다. 先知者 이사야께서도 매우 슬퍼하셨다. 사자 호랑이가 노루 사슴 토끼를 잡아 삼켜 먹어버리는 것이겠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삼켜버리고 큰 자가 작은 자를 먹어버린다. 이것을 눈에 보이는 事實이라고 한다. 이것을 너도 나도 몹시 괘씹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强肉弱食에 對하여서도 잘 알고 있다. 三尺童子들도 잘 안다. 풀, 나무, 채소, 곡식과 사람, 새, 짐승, 물고기가 다 弱食에 인하여 먹이가 되어가고 마는 것이다.

 

내가 잘 아는 朴 敎師는 평양사범을 나와 교편을 잡고 바욜린을 잘켜고 ‘활촉에 맞은 참새야 벌벌 떠는 그 모양 사람이 비웃지 말라. 내 가슴에도 붉은 피가 식기 전에 네 갈길을 찾어라’하는 詩를 늘 읊기를 좋아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날 갑자기 가래침에서 血點이 나타났다. 略血을 하면서 기침을 하더니 三年 後에 이 세상을 떠나갔다. 肺結核菌에 먹키운 것이다. 

 

또 한 사람 金 醫師는 세부란스 醫大를 나와 詩 「진달래」 수집어 수집어 연분홍이 부끄러워 부끄러워 바위틈에 숨어 피이다. 그나마 남이 볼세라 곧에지고 말더라. 이 詩를 늘 읊더니 이상하게도 하루는 장질부사를 여러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집에서 왕진을 청하였다. 그리하여서 왕진가방을 들고 가서 그집에 자면서 病을 치료하여 주다가 그만 전염되어서 이 세상을 영영 떠나갔다.

 

이와 갈이 腸디브스菌이 사람들을 홍수처럼 쓸어가는 世代도 있고, 結核菌이 사람들을 몰아가는 세대도 있고 호열자菌이 사람들을 흩어가는 시대도 있고, 요새 와서는 癌腫菌이 그러하다. 물고기가 물고기를 먹고, 짐승이 짐승을 먹고, 새가 새를 먹고, 또한 거북이가 비둘기를 잡아먹는다.

그러나 徵菌은 거북이도 먹고 비둘기도 먹는다. 天下의 萬가지 生物을 이것들이 다 먹어버린다. 더군다나 우리 人類를 더 잘 먹어 삼킨다. 그리하여 醫者는 病患者를 다스리다가 저승으로 가고. 牧者는 羊을 먹이다가 저승으로 간다.”

 

‘서사’(narrative)란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시간순서에 따라 기록하는 산문을 말한다. 서사는 경험적 서사와 허구적 서사로 구별되며, 전자에는 역사·전기·실록이, 후자에는 소설·드라마 등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다. 

 

박석언 선생은 한의사의 입장에서 주변 환자들이 병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약육강식이라는 은유로 경험적 서사의 형식으로 ‘기술’(description)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학적 사망의 원인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문학적 감수성의 호소가 더욱 애닳게 다가오는 것이다.

 

김남일 .png

1985년 ‘의림’ 제166호에 나오는 박석언 선생의 약육강식 서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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