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최근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면서 목이 아파서 내원하는 환자들이 부쩍이나 늘고 있다. 며칠 전에 45세 여자 환자가 목이 건조하면서 아프고, 말을 조금만 하면 두통까지 생기면서 쉰 목소리도 심해 일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서 내원했다. 사실 쉰 목소리는 간호사라는 직업과 아들 셋의 엄마로 오래 전부터 약간은 있던 상태였다.
내원 3일 전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성대에 물혹이 보이지만 수술할 정도까지는 아니니 한달 정도 기다려 보자는 소견을 듣고, 3일분의 진통제와 소염제를 복용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이 계속 불편감이 커 한방병원으로 왔다는 것이다.
진료시 ‘목이 아프다’라고 하면 살펴봐야 할 부위는 △구인두 △구개편도 △후두 △성대이다.
우선 구인두의 염증을 확인하려면 펜라이트와 설압자가 필요하다.

환자의 구인두는 마치 짚신을 만들 때 짚으로 새끼를 꼬아놓은 듯 또는 자갈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는 듯 울퉁불퉁하게 인두과립이 올라와 있고, 전체적으로 발적과 종창이 있어 인두염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편도의 상태를 보는데, 구개편도는 구인두를 보면서 구개궁의 양 측면을 좀 더 살펴보면 된다. 대부분은 별다른 방법 없이 한눈에 관찰이 되지만, 다만 환자에 따라서는 전구개궁이 구개편도를 가리고 있는 경우도 있어 아래 사진과 같이 설압자 2개를 이용해 구개궁을 밀면서 편도를 노출시켜야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

요즘과 같이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시기에는 편도선염이 자주 발생한다. 편도선염은 원인에 따라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나누어지고, 한의의료기관에서는 편도의 상태 확인과 더불어 증상을 통해 감별이 가능하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편도에선는 특별한 문제가 보이지 않아, 다음으로 후두를 살펴봤다.
후두는 후두내시경을 통해 관찰이 가능한데, 필자의 경우 외래에 구비돼 있는 것은 강직형 후두경으로 환자의 혀를 잡고 보는 방법이다. 사용방법은 비내시경과 동일하며, 후두경을 넣고 보면 되지만 환자가 두려움으로 인해 혀에 힘을 주고 있을 때는 혀뿌리가 구인두를 막아 시야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아 환자 본인이 스스로 혀를 잡는 방법이 더 수월하다.

이렇게 하여 보이는 곳은 후인두와 성대, 피열연골, 식도 입구이다. 염증이 후인두와 성대 주위까지 번져 있는지 발적과 부종, 분비물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된다.
아래의 사진처럼 후두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림프과립이 부어 있거나 가래와 같은 분비물이 고여 있는 경우, 또한 피열연골이나 후두개 같은 주위조직이 부어 있는 모습이 각 상황에 따라 보이게 된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매끈하고 대칭이여할 양측 성대 중 우측 전 1/3부위에서 성대 폴립이 보인다. 그렇다면 성대 폴립이 보인다고 한의치료가 어려운 것일까?
현재 환자가 호소하는 목구멍 뒤쪽의 통증이나 건조감, 또한 오후가 되면 기운이 없어 말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짜증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은 물혹만의 문제는 아니다. 물론 폴립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로 목에서 더 쉰소리가 나고 발성피로감이 있지만 한달 동안 폴립이 줄어들기만 기다리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환자의 상태는 종합하면 성대 폴립을 가진 상태에서 급성 인후염이 최근 심하게 발생한 것으로, 급성적인 상태만 치료해도 목소리를 포함한 많은 증상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인두염을 치료하기 위해 은교산과 연교패독산 보험제제를 같이 복용토록 했고, 천돌혈에 소염약침과 침 치료를 병행했으며, 침 치료 후에는 전자뜸을 목에 올려놓고 10분간 유지했다.
목 질환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점은 인후부는 상화를 가진 곳이면서 족소음신경이 순환하는 곳으로, 화를 주증상으로 하는 곳이지만 발산을 과다하게 하거나 찬약을 장기간 쓰는 것보다는 사혈을 해주거나 만성기로 접어들수록 목을 내외로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목수건을 항시 하도록 하고, 쉽게 마시는 냉수나 음료수를 중단하게 하며, 배에 꿀을 넣어 끓여 따뜻하게 수시로 마시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추가적으로 폴립을 가라앉히기 위해 갑자기 소리를 지르지 말고, 꼭 필요한 말만 배에 힘을 주고 발성하도록 하는 것도 좋다.
일주일 3회 치료로 목의 통증은 vas 5로 아래로 줄어들고, 두통 및 목 주위의 모든 불편감은 소실됐다. 쉰 목소리도 기존의 약간 허스키한 상태 정도로 호전됐으며, 걱정이 많았던 폴립은 지속적으로 관찰키로 했다. 만성 인후염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목수건이나 목도리를 빼지 못하고 만성 통증과 불편감에 시달리면서 생활하시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 한의치료는 증상 개선은 물론 만성 인후염으로의 이행을 방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