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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7일 (토)

인류세의 한의학 <24>

인류세의 한의학 <24>

연결의 기후위기III
“사회기후재난,” 복합명사가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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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교수

경희대 기후-몸연구소, 한의대 의사학교실


유럽중심주의, 자문화중심주의, 이성중심주의, 로고스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등 중심주의도 여럿 있지만, 인류세라고 불리는 지금의 시대에 가장 많이 회자 되는 중심주의는 인간중심주의이다. 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을 중심에 두고 다른 존재들과 세계를 이해하려는 관점, 태도, 욕망, 그리고 거기에 수반된 행동에 관한 것이다. 중심주의는 경중을 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게가 쏠려있는 곳은 중심에 놓여 있는 잣대다. 중심에 있는 것을 너무 강조하게 되면, 중심 바깥에 있는 존재와 현상을 배제하게 된다. 중심주의에서 허다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중심주의라고 불린다. 

 

인간을 중심에 두고, 환경과 비인간 존재를 경시, 무시, 대상화해 온 인간중심주의가 자연에 대한 난개발과 파괴, 그리고 쓰레기 투기(投棄)로 이어졌다. 이것이 인간의 행위가 지질학적 시대명까지 바꾸고 있는 인류세에, 인간중심주의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이다. 중심주의는, 천명하고 밝히는 주의(主義)라기보다는 역사 속에서 자리잡은, 생각의 습관, 경향성에 가깝다. 체화된 태도에 가깝기 때문에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강력하다. 무의식적으로 생각의 경향성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심주의는 드러내고, 명명하고, 논의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중심주의들

 

기후위기와 관련된 논의에서도 중심주의가 있다. 이글에서는 탄소중심주의, 기온중심주의, 재난중심주의를 논의하고자 한다. 탄소중심주의와 기온중심주의는 이미 이전 연재 글에서 짧게나마 언급을 한 적이 있다(<인류세의 한의학> 4 “기후의 관계” 참조). 이 글에서는, 거기에 재난중심주의를 더하여 지금 기후위기 관련 논의에서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중심”의 문제들을 말하고자 한다.

 

탄소중심주의는 탄소가 기후위기의 주범이 된 상황을 지시한다. 주지하다시피 기후위기는 흔히 대기 중 탄소 농도의 증가로 표현된다. 대기 중 탄소의 증가는 기후위기 논의에서 중요하다. 지구비등화1)의 결정적 증거이면서, 이에 대한 인간의 기여를 가시화시킨다. 또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추동할 수 있다. 특히, 정책결정에서 탄소배출을, 얼마 정도로, 언제까지 줄일 것인가, 그리하여 넷 제로를 몇 년에 달성할 것인가는 기후환경 관련 정책 결정에 중요한 잣대가 된다. 하지만 탄소의 중요성과 함께, 탄소중심주의에 매몰되지 않도록 기후변화의 큰 그림 속에서 문제들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탄소를 핵심 문제로 보고 그에 집중된 시선은 탄소만 보게 하는 경향성을 낳는다. 탄소를 과도하게 배출하는 행위와 행위자들 보다는 그 행위의 결과물로 주의를 돌리는 효과가 있다. 탄소저감기술을 기후위기 극복의 최선의 방책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에도 이러한 탄소중심주의가 내재해 있다. 

 

기온중심주의는 대표적으로 섭씨 “1.5도”와 관련된 논의와 연결되어 있다. 현재 전 지구적으로 1.5도 아래로 기온 상승을 제어하는 것을 기후재앙의 나락으로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기온 1.5도 상승을 막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1.5도 아래로의 기온 상승 목표와 탄소배출의 여유분을 연결하여 함수화 한 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전 지구적 대처의 핵심적 내용이다. 하지만 기온에 가 있는 시선은 기후의 수많은 연결성을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기온은 기후가 아니다. 기후위기 속 기온의 지나친 강조는 기후를 단일변수화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재난중심주의는 재난을 통해 기후위기를 문제화하고 가시화하는 경향을 지시하는 말이다. 폭우, 산불, 가뭄, 폭염 등 기후재난은 직접적으로 기후위기의 문제를 말한다. 최근 뉴스가 전하는 홍수에 폐허가 된 리비아의 데르나(Derna)와 화재로 재로 변한 하와이 라이하나(Laihana)의 장면들은 기후위기의 문제를 가시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재난을 강조할 때 재난 앞뒤의 연결성이 간과될 수 있다. 재난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재난은 단일변수가 아니다. 재난은 자연재해만도 아니고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리비아의 폭우와 홍수는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하와이 마우이 섬의 화재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 등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흔히 듣는 언급들은 재난을 자연재난의 문제로 보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만 명 이상의 사망·실종자를 낸 리비아의 홍수는 내전 속에서 재난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미약한 상황에서 일어난 기후사회 문제다. 하와이 마우이 섬, 특히 라하이나 타운의 화재는 하와이주의 재난에 대한 낮은 수준의 대비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회기후 참사다(이전 연재글 <인류세의 한의학 23 “연결의 기후위기 II”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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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후재난

 

우리는 인간과 사회의 기여가 분명한 재난에 대해 인재라는 말을 사용한다. 작년의 태풍피해도, 올해의 물난리에도 인재라는 말을 사용하여 이것이 단지 기후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사회(인간)의 문제라는 것을 드러낸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관계된 재난은 모두 인재다. 이제 자연재난인지, 인재인지를 구분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인간의 사회적 활동이 지구의 자연사(史)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인류세라면, 그 시대에 인간의 활동이 결정적 기여를 하는 기후변화는 이미 인간의 영향력이 행사된 변화다. 그러므로 기후변화 시대 가뭄, 폭우, 산불, 혹서에 의한 피해는 모두 인재고, 기본적으로 사회기후재난이다.

 

사회기후재난을 개념화하고 일상어화할 필요가 있다. 인류세 시대의 기후재난은 모두 인재라는 것을 각인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그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사회기후재난에는 사회-기후-사회의 연쇄고리가 포함되어 있다. 인간(사회)의 활동이 기후에 미쳐서 영향을 주고, 그 기후의 변화가 다시 인간사회에 재난과 같은 형태로 영향을 주는 것이 사회-기후-사회의 고리이다. 그렇게 영향을 받은 (맨 뒤의) 사회가 다시 어떻게 기후 문제에 응대할 것인가라는 이후의 고리는, 즉, 사회-기후-사회-기후에서 맨 뒤의 연쇄는 인간사회의 앞으로의 생각과 행동에 맡겨져 있다. 

 

또한 이 고리의 연쇄도 차원을 높여 볼 필요가 있다. 즉, 첫머리의 사회-기후의 연결에서 사회가 기후와 관계 맺는 지점들은 단선적이지 않다. 공장에서 당장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도 있겠지만, 그러한 공장을 돌아가게 하는 기술적 조건, 제도적 배경 등 사회에서 기후로 연결된 지점들은 하나 둘이 아니다. 산업화의 역사,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경제 체계, 글로벌화된 시장경제 구조, 그리고 인간중심주의 속에서 저기 바깥에 놓여있는 “자연”과 “생태”의 개념 등... 그야말로 그물망으로 얽혀 있는 것이 사회와 기후의 관계이다.

 

기후위기 논의에서의 중심주의는 연결의 기후위기를 조각나게 한다. 이것은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시선만의 문제는 아니고, 지금 시대가 의지하고 있는 세계의 현상을 알고 문제를 파악하는 특정 방식의 일부다. 경제, 정치, 사회, 의료의 제반 영역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되는 경향성이다. 탄소중심주의, 기온중심주의, 재난중심주의에서 모두 이러한 현상 인식과 문제 파악의 경향이 두드러진다. 우리는 탄소, 기온, 재난으로 대표되는 기후위기의 표현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개별 변수화하는 경향이 강력한 탄소, 기온, 재난에 집중된 시선을, 연결의 관점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사회기후재난과 같은 용어가 필요하다. 사회탄소와 같은 복합명사가 요구된다. 사회기온, 인류탄소 혹은 사회온도상승, 인류탄소증가와 같은 복합명사들을 명명하고, 회자하는 것이 요구된다. 인류세는 연결의 기후위기를 명시할 언어가 필요한 시대이다(다음 연재글 “연결의 기후위기 IV”에서 계속). 


1) 지구비등화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의 global boiling을 번역한 것이다. 현재의 기후위기가 단절적 변화의 양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구열대화보다는 지구비등화가 더 적절한 번역일 수 있다. 이에 관해서는 이전 연재글 (<인류세의 한의학> 22 “연결의 기후위기 I”)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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