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肝鬱은 정신적인 鬱滯에 대한 한의학적 전문용어로, 해당되는 특정 질병을 비롯해 일반 질환에서도 원인 혹은 부수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肝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疏泄에 이상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마음이 편안하지 못해 나타나는 제반증상을 포함해 表裏臟腑인 膽과 연계하여 설명하기도 한다(예: 肝膽抑鬱 등). 기본적으로는 兩脇脹滿으로 꿰뜷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고 胸悶不舒하는 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전립선질환에서도 주된 증상인 배뇨장애와 아울러 정신적인 抑鬱증후를 나타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보겠다.
효율적인 대처법으로는 당연히 주된 불편증상인 배뇨장애에 적극적인 접근이 있어야 할 것이고, 보조적으로 疏泄 즉 疏達肝氣에 대한 배려를 모색함이 마땅할 것이다. 이는 肝實의 경우 氣鬱 火旺으로 이어지는 肝實熱의 과정을 밟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濕熱이 肝膽으로 薰蒸 혹은 下注하는 肝膽濕熱과 濕熱下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전립선질환은 濕熱下注의 경우로 설명될 수 있는데, 아울러 전립선질환의 진행에 맞춰 虛症 진입에 대한 대처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龍膽瀉肝湯은 治肝臟濕氣 男子陰挺女人陰痒瘡하므로 최근에 莖中痒痛 尿道炎 膀胱炎 등에 응용되고 있다.
龍膽瀉肝湯
龍膽瀉肝湯은 金나라 李杲의 蘭室祕藏의 陰痿陰汗門에 수재된 처방으로 瀉肝膽實火 淸三焦濕熱의 효력을 나타낸다고 했다. 즉 肝實에 대하여는 瀉肝을 바탕으로 하면서 利尿와 養陰을 모색하는 대표적인 처방이라고 말할 수 있다. 蘭室이라는 書名은 素問 靈蘭祕典論에서 따온 것으로, 수록한 方論이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책자 처방의 대부분은 李杲가 창안한 것인데, 藥味가 비록 많은 편이지만 배합이 정밀하고 합당하며 실용적이어서 후세에 비교적 큰 영향을 미친 서적이다.

위의 구성 한약재 11품목을 소변불리를 기본 증상으로 하는 鬱滯性 전립선질환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氣는 寒性7(微寒1), 平性2, 溫性1로서, 전체적으로는 寒性으로 파악된다. 이는 본처방이 熱性이고 實性이며 초기인 소변불리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적절하고 적극적인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2) 味(중복 포함)는 苦味6, 甘味6, 淡味2, 辛味2로서, 苦甘味를 중심으로 淡味와 辛味를 보조로 하고 있다. 특히 苦味는 淸熱降火燥濕의 역할로써 利水滲濕에 필요한 解熱과 利尿의 주된 효능을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에서의 淡味 역시 滲泄 효능이라는 점에서 전체적으로는 苦淡味를 활용하는 淸熱利水의 처방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甘味를 함유한 해당 약물이 모두 완만한 瀉性으로 설명된다는 점에서, 緩急의 역할에 치중한 배려로 해석된다. 辛味는 發散行氣·活血 작용으로 氣血阻滯의 疏泄에 적용됨을 나타낸다.
3) 歸經(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은 肝6(膽3), 心6(小腸3,心包1), 脾3(胃4), 腎4(膀胱2), 肺5(大腸1)로서, 五臟에 모두 관계함을 알 수 있다. 肝膽의 肝主疏泄, 心小腸의 心移熱於小腸 小腸主分離淸濁, 脾胃의 脾惡濕, 腎膀胱의 膀胱主通調水道, 肺大腸의 肺主氣 등의 기능을 모두 ‘濕’과 ‘熱’로 인한 소변불리와 연계시켜 설명할 수 있다.
4) 효능은 淸熱藥4, 利水滲濕藥4, 補益藥2(甘草 포함), 發散風熱藥1로서, ‘濕’과 ‘熱’로 인한 소변불리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燥濕과 凉血 瀉火를 통해 불필요한 熱을 제압하고, 이를 소변을 통한 通淋과 消腫의 과정을 거쳐 제거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실제적으로 肝氣鬱滯에 대한 疏泄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發散風熱의 柴胡 역시 넓은 의미에서는 淸熱의 범주에 포함된다. 한편 補益藥에 해당되는 當歸의 경우에도 活血을 통한 위의 과정에 대한 보조역할을 담당하며, 이런 면에서 많은 문헌에 活血力을 가진 當歸尾를 사용하라는 내용의 타당성을 엿볼 수 있다.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 (君藥) 龍膽 - 瀉肝膽之火하는 淸熱燥濕 약물로서, 肝膽의 實火를 瀉하고 下焦의 濕熱을 제거(瀉火除濕)한다. 즉 肝膽濕熱의 下注에 의한 전립선염에 주로 적용할 수 있다. 소변불리의 기본처방인 八正散의 경우 胃腸濕熱이 下注하여 膀胱에 積熱하므로 소변이 불리한 1차증후에 집중된 반면, 龍膽瀉肝湯은 肝膽實火濕熱로 인어난 남녀의 陰部질환을 치료하며 濕熱이 下注한 莖中痛 陰蝕瘡 陰腫 陰痒 囊腫 小便淋濁 便毒 帶下 小便澁痛 膿尿 痔疾腫痛 下疳 등을 없앨 수 있다. 즉 瀉肝火의 효력이 매우 강하지만 肝經實火에서 津液이 아직 손상되지 않은 경우에 응용이 가능하다.
2. (臣藥) 黃芩과 梔子 - 모두 苦寒하여 瀉火하는 효능이 있어 君藥인 龍膽草의 肝膽濕熱을 淸熱燥濕하는 작용을 협조한다.
1) 黃芩: 使藥인 柴胡와 배오하면 少陽經의 熱을 淸하게 하면서 寒熱을 없애주는 작용(예: 小柴胡湯)이 있으며, 梔子와 배오하면 胸膈의 熱을 없애주는 작용(예: 凉膈散)을 나타낸다,
2) 梔子: 三焦의 火를 瀉하고 小便을 利하는 淸熱利濕의 효능이 있다. 즉 濕熱이 蘊結한 黃疸, 淋閉, 小便不利 등에 응용되어, 최근에는 急性黃疸性肝炎, 膽囊炎, 膽石症 혹은 腎盂腎炎, 尿道炎 등 질환에 응용하고 있다.
3. (佐藥)
1) 澤瀉 木通 車前子 - 龍膽草의 淸利濕熱하는 효능을 협조해 火熱을 인도하여 소변으로 배출(利水通淋)한다. 澤瀉는 상대적으로 완만하여 利水而不傷陰하며, 木通은 降火利尿약물로서 澤瀉 등과 배합되고, 車前子는 甘味로써 虛實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 완만한 이뇨약물이다.
2) 赤茯苓: 소변을 통한 泄利濕熱 효능을 나타냄에 있어 健脾補中<利水滲濕함에 연유한 것으로, 이는 瀉하면서 利尿 작용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3) 當歸 혹은 當歸尾: 肝은 藏血하는 곳이므로 肝에 熱이 있으면 陰血이 상하기 쉬우므로, 이때 當歸의 活血力을 이용한 反佐의 방법이다(여기에서는 土當歸가 적합). 이런 면에서 일부 문헌의 當歸尾 사용은 活血力의 강화 목적이라고 이해된다.
4) 生地黃 : 淸熱凉血효능으로써 1차적으로 淸熱기능을 협조하여 준다. 한편 凉血을 통해 2차적으로 滋陰과 養血작용으로 확대되어지며, 이러한 경우에는 當歸와 더불어 補血養肝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4. (使藥)
1) 柴胡: 疏達肝氣함으로써 肝膽의 鬱滯를 疏暢함을 의미한다. 즉 모든 약성을 이끌고 肝經으로 들어가는 한편 肝膽의 氣를 舒暢하게 하는 것이다. 즉 肝氣를 조달케 하여 解鬱하게 함으로써 邪氣가 少陽經에 있는 것을 치료하며 寒熱往來와 肝氣鬱結을 포함한 胸脇脹痛 등에 응용할 수 있다.
2) 甘草: 諸藥의 조화 및 완화 역할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약물로서, 여기에서는 生用하는 것이 더욱 마땅할 것이다. 生用할 때의 瀉火효능이 기타 약물들에서 발현되는 주된 淸熱작용에 대한 보완도 일부 포함되기에 더욱 그러하다.
한편 일부 문헌에서 언급된 구성약물의 酒拌(龍膽, 生地黃, 當歸, 黃芩) 혹은 炒(車前子, 梔子)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酒拌의 경우 술이 가지고 있는 溫性과 活血通絡의 기능을 활용하고자 함인데, 當歸를 제외하고는 모두 성질이 찬 약물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여기에 當歸의 活血力 이용의 의미를 추가한다면 酒拌은 매우 적절한 수치법으로 설명된다. 炒의 경우는 해당 약물 모두 과실종자류라는 면에서, 효율적인 용출을 위한 果皮와 種皮의 균열유도의 목적임을 알 수 있다.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龍膽瀉肝湯은 肝火를 瀉하고 濕熱을 淸泄함으로써 부수적으로 養陰血할 수 있는 처방이다. 이런 점에서 전체적으로 瀉하는 가운데 補함이 있고 淸解하는 가운데 養陰이 있다는 문헌기록(以瀉肝之劑 反作補肝之藥 有標本兼顧之妙)이 매우 적절함을 알 수 있다. 즉 瀉肝火와 淸濕熱을 통한 제반 증상의 완화를 가능하게 하는 처방으로, 아직 진액이 손상되지 않은 경우에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전립선질환의 경우 중기에 나타나는 鬱滯性에 해당되며, 원인질환 및 부수증상으로서의 다양한 肝氣鬱滯(스트레스, 대사장애 등)을 겸비한 경우에 적합한 처방으로 정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