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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0일 (토)

“인류의 의학, 철학에서 치유로”

“인류의 의학, 철학에서 치유로”

오대(五大)와 오행(五行)이 여는 통합 의학의 길

장재진.jpg

 

장재진 교수

·동명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인도철학박사

·국제지역학박사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존스홉킨스대학에서 ‘Buddhism, Healing, and Asian Medicine’을 주제로 개최된 국제심포지엄에서 장재진 동명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발표한 ‘The Philosophical Foundations of Oriental Medicine: Comparative Perspectives on ‘the Five Principles’ in Indian Medical Philosophy and Korean Traditional Medicine’을 정리해 게재한다. 이번 발표는 오는 12월 개최 예정인 ‘불교와 한의학 학술대회’에서 상세하게 발표될 예정이다. 


철학으로부터 다시, 치유를 묻다


의학은 단순히 병을 다루는 기술의 집합이 아니다. 그 기원은 ‘생명은 무엇이며, 어떻게 함께 조율되는가?’라는 철학적 물음에서 비롯됐다.

고대의 의술은 실험보다 사유에서 시작됐고, 인간과 우주는 분리된 실체가 아니라 상호 의존하는 하나의 생명망으로 이해되었다. 건강은 그 관계의 안정된 궤도, 치유는 무너진 리듬을 다시 맞추는 ‘관계의 재조율(resynchronization)’이다.


이러한 관점은 인도와 한국의 전통의학에서 가장 정교하게 발전했다. 인도의 오대(五大, pañca-mahābhūta)와 한국의 오행(五行, 五運·六氣)은 단지 철학 개념을 넘어, 임상·수행·우주론을 하나로 잇는 통합적 사유의 축으로 작용했다. 이 두 전통은 각각 존재의 구조와 변화의 질서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 치유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답하고 있다.


인도의 오대- 존재의 구성과 조율의 원리


인도의 의학과 철학은 상키야(Sāṃk hya), 아유르베다(Ayurveda), 요가(Yoga), 탄트라(Tantra)의 네 전통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 핵심에는 다섯 근본 요소, 즉 오대(地·水·火·風·空)가 자리한다. 이들은 우주와 인간의 물질적·형이상학적 기반으로, 존재의 구성과 생리의 작동을 동시에 설명한다.


상키야 철학은 푸루샤(Puruṣa, 순수의식)와 프라크리티(Prakṛti, 물질)의 상호작용 속에서 우주가 전개된다고 보며, 그 안에서 25원리를 체계화했다.


요가는 이러한 세계관을 실천 체계로 전환하여 아사나·호흡·명상을 통해 심신의 정화를 도모하고, 의식의 본래적 평정을 회복하려 하고 있으며, 아유르베다는 오대를 세 가지 기능적 원리인 도샤(Doṣa: 바타·피타·카파)로 집약해 생리·병리·치료의 기준으로 삼았다.


건강은 오대의 균형이며, 질병은 그 불균형이다. 식이·생활·명상·약물의 조화를 통해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곧 치유이다. 탄트라 전통은 오대를 역동적 에너지의 장으로 재해석했다. 차크라(cakra)와 나디(nāḍī)라 불리는 미세 에너지 체계와 오대의 상응 관계를 통해, 신체·의식·우주의 구조적 동일성을 탐구했다.


오대는 더 이상 단단한 물질이 아니라, 의식의 진동이 물질로 나타난 형태이며, 수행과 의례를 통해 조율 가능한 에너지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인도 전통에서 오대는 단순한 구성 요소가 아니라, 존재·의식·치유를 연결하는 다리였다.


한국의 오행- 관계와 변화의 동학


한국의 전통의학은 중국의 음양오행론을 계승하면서도, 지역적 경험과 문화적 사유를 결합해 독자적 체계를 세웠다.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동의보감』은 이를 집대성한 대표적 성과이며,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은 체질의학이라는 새로운 해석 틀을 열었다.


한국 의학의 중심에는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이 있다. 음양이 우주와 생명의 이원적 균형을 설명한다면, 오행은 변화의 구체적 법칙을 서술한다.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다섯 기운은 상생(相生)·상극(相剋), 상모(相母/相侮)·상승(相乘), 그리고 대대(對待)의 관계 속에서 순환한다. 


이 질서는 단지 우주의 원리가 아니라 인체의 지도이기도 하다. 장부-정서-환경의 상호작용은 이 오행의 질서 속에서 해석된다. 예컨대 간(木)은 혼(魂)과 창의성을 주관하고, 심(火)은 신(神)과 의식을 다스리며, 비(土)는 의(意)와 사려의 중심이 된다. 이러한 연계 속에서 침과 뜸, 한약과 섭생, 호흡과 도인이 조화롭게 배치된다.


운기학(五運六氣)은 오행의 변화 원리를 천간·지지·기후와 결합시켜 계절별 병기의 흐름을 예측하는 체계이다. 육기(風·寒·暑·濕·燥·火)의 편승과 체질·연령·생활양식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고려함으로써, 인간과 환경의 조화를 꾀한다.

오늘날 기후위기와 고령화라는 시대적 문제 속에서, 이 전통적 세계관은 예방의학과 공중보건의 철학적 토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행과 명상- 의식과 임상의 다리


불교 전통은 오대의 체계를 사대(四大)로 단순화하고, 이를 사념처 수행과 결합시켰다.

‘지·수·화·풍’의 관찰은 물질·감각·감정의 상호 의존성을 체험적으로 드러내며, 무상과 무아의 통찰로 나아간다. 이 수행은 단순한 명상법이 아니라, 감정 조절·통증 인식·호흡 조율 등 현대 임상적 차원과도 깊게 연관된다. 요가와 프라나야마, 명상은 신체의 생리와 의식의 흐름을 동시에 조정한다.


최근의 신경생리학 연구에서도 이들은 자율신경 균형, 염증 지표, 통증 감수성의 조절 효과를 보인다. 전통적으로는 이를 도샤의 균형, 기혈의 순환, 정서의 안정으로 해석했다. 수행은 곧 의식의 임상학(Clinical Science of Consciousness)이며, 명상은 심신 상호작용의 실험장이다.


치유의 철학, 미래 의학의 길


인도의 오대와 한국의 오행은 각각의 문화 속에서 발전했지만, 궁극적으로 의식·물질·환경이 서로를 조건 짓는 상호생성(co-origination)의 철학을 공유한다. 이 관점은 근대 의학이 간과한 관계의 차원을 복원한다. 치유란 세포나 조직의 수리에 머무는 행위가 아니라, 삶의 리듬을 다시 맞추는 예술이자 기술이다.


오늘날 통합의학과 의학인문학은 이러한 전통적 지혜를 근거 중심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진단, 예방, 치료, 수행, 양생이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될 때, 의학은 단순한 치료술을 넘어 생명·의식·환경의 관계를 읽는 지성이 된다. 오대와 오행은 그 물음에 대한 동양의 응답이다. 의학이 철학을 만나고, 치유가 존재·관계·환경의 조화로 확장될 때, 우리는 다시금 생명의 의학과 치유의 철학이 열어주는 길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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