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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5일 (목)

인류세의 한의학 <32>

인류세의 한의학 <32>

키리바스 통신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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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교수

경희대 기후-몸연구소, 한의대 의사학교실


 

키리바스의 의료


키리바스는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나라다. 기후변화가 남태평양 도서국 사람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현장연구를 진행하면서, 이 인프라 부족의 문제는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키리바스에는 의학 교육기관이 없다. 의대가 없어서 키리바스에서 의료를 실천하는 의사들은 대부분 외국의 의대에서 공부를 하고 온 사람들이다. 태평양 도서국 중 큰 나라에 속하는 피지는, 의학 공부를 추구하는 키리바스 사람들의 주요 목적지다. 혹은,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의학이나 간호학을 공부하고 온 사람들도 있다. 


키리바스에는 한국의 한의대와 같은 전통의학을 교육하는 기관이 없다. 지역과 문화에 상관없이 인간 집단에 항상 존재하는 의료는 키리바스라는 조그만 섬나라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거기에도 전통의학이 존재하고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키리바스 자생 식물을 바탕으로 하는 본초학이 있고 마사지 의료도 발달해 있다. 마사지 치료사는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뼈 전문가, 근육 전문가도 있고, 조산사의 역할을 하는 마사지 치료사도 있다. 조산 마사지 치료의 경우에 산모의 복부에 대한 마사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외부의 마사지 자극으로 치료되지 않을 것 같은 마사지 치료도 키리바스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두통, 설사, 열병, 중풍 등을 치료하는 마사지 치료사가 있다1). 하지만 전통의학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전통의학을 전달하는 교육기관은 없다. 대부분의 본초학과 마사지 치료는 가계 전승의 맥락에서 전달되고 있었다. 의료인력 부족은 키리바스에서 의료인프라 문제의 핵심적 부분이지만, 작은 섬나라에서 의학교육 기관을 설립하고 그 기관을 운영할 여력이 없어 보였다. 


섬들의 군집이라는 지리적 조건은, 또한 키리바스의 의료인프라를 취약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30여 개의 조그만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 키리바스에서 의료 전달 체계를 제대로 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키리바스는 그 해역이 넓어서, 포괄하고 있는 지역은 미국 본토의 크기에 맞먹는다. 그리하여, 같은 나라라고 하더라도, 섬과 섬 사이의 이동은 가능한 이동 수단의 여부에 따라 이틀이 걸리기도 하고, 사흘이 걸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키리바스의 주요 의료체계인 서양의학은, 주지하다시피 충분한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의료장비를 구비하고, 제약을 종류에 따라 마련하고, 무엇보다 그러한 장비, 치료제를 수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존재해야 했다. 그러한 의료기관을 30여 개의 (그것도 매우 먼 거리로 흩어져 있는) 섬에서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아래 키리바스 지도 참조(출처: kiribati Annual Health Bulletin 2022)). 


위에서 언급한 여러 어려운 조건 위에서, 현재 키리바스의 의료기관의 형태는 절충적이다. 주로 보건소의 형태가 주를 이룬다. 키리바스 전체에서 병원이 있는 섬은 세 곳뿐이고, 나머지 섬들에는 병원이라는 의료기관이 없다. 또한, 의사도 없다. 필자가 현장연구를 진행한 마라케이(Marakei)섬도 의사가 없는 섬이었다. 섬 전체에 5곳의 보건소가 있고, 보건소는 간호사와 간호보조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필자가 현지조사를 할 때 마라케이에는 2명의 간호사가 두 곳의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었고, 나머지 세 곳은 간호보조원이 맡고 있었다. 간호사의 주된 업무 중의 하나는 출산이다. 산부인과도 없고, 산부인과 의사도 없는 상황에서 출산은 간호사의 주요 역할이 된다. 산모들은 주로 마라케이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라완나위(Rawannawi) 마을의 보건소로 와서 출산을 한다. 라완나위의 보건소에는 분만침대 같은 기구가 갖추어져 있다(키리바스에는 장비의 유지보수가 중요한 이슈이다. 필자가 그 보건소를 방문했을 때 분만침대는 고장나 있었고, 간호사는 인터뷰에서 현재 가장 필요한 물품으로 분만 침대를 꼽았다.)


출산과 관련된 일은 경우에 따라 주어지는 보건소의 일이라면, 일상적인 업무는 주로 약을 나누어주는 것이었다. 구비되어 있는 약 중,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맞춰서 적당한 것을 찾아서 약을 전달하는 것이다. 즉, 보건소라기보다는 약 보급소의 역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건소에서 구비하고 있는 약의 리스트는 길지 않았다. 또한, 만약 약의 종류가 많다고 하더라고, 그것을 분리하고 환자의 상황에 맞게 그 약을 보급하는 것은 지금의 인프라의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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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국제보건


키리바스의 의료인프라를 접하면서 한의학의 국제보건에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을 하였다. 필자가 접한 마라케이의 아픈 사람들 중에는 한의학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침 치료를 통해 통증을 경감할 수 있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접하는 경우였다. 또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과립제 형태나 환제의 약이 있다면 키리바스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병증이 많았다. 마라케이섬에서 현장연구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언급하는 몸의 증상은 두통, 설사, 복통, 고열, 감기 등이 많았는데, 주요 호소 증상에 따라 약을 준비한다면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키리바스에서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의학은 서양의학에 비해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다. 침과 같은 최소한의 도구와, 다국적 제약회사가 생산하는 고가의 약이 아니더라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약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러한 비용절감을 수반한 한의학의 방법론을 활용하면 국제보건에서 가능한 한의학의 역할이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라는 캐치플레이즈 아래에서 대한민국이 최근 해외 공적개발원조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학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키리바스의 의료인프라 부족은 단지 키리바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태평양 도서국들이 모두 경험하고 있는 문제다. 나우루(Nauru), 팔라우(Palau), 통가(Tonga), 투발루(Tuvalu), 니우에(Niue), 바누아투(Vanuatu),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 등등의 국가들이 공통으로 어려워하는 보건의료의 과제다. 이들 태평양 도서국들의 의료인프라 문제에는 기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가 전제되어 있다. 그것은 서양의학을 주된 타깃으로 의료체계를 설립하려고 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과 목표치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충분한 시설과 설비가 갖춰져야 하는 서양의학의 경우에 태평양 도서국 같은 나라에서, 의료체계를 잘 갖추어서 섬사람들 전체에 전달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한의학을 통한 국제보건의 실천이라는 이슈는, 한의학이 최근 시도하고 있는 방문진료와도 연결되어 있다. 국제보건은 인터내셔널 한 차원에서 찾아가는 의료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은 방문진료에 장점을 가진 의료로서 의료전달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에 잘 부합한다. 방문진료에 대한 국내의 경험을 통해 국제보건의 역할에 있어 한의학의 기여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각 지역에서 의료인프라를 조직화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는 목표를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키리바스에서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질환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은 키리바스 만의 문제는 아니다) “에어컨”은 마라케이섬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말이다. 섬 전체에 에어컨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더위를 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최근 기록 갱신을 계속하고 있는 최고 기온을 생각할 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의 의료적 기여는 필수적이고 의미 있는 기여가 될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서병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어 왔다. 각각의 경우에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약들도 심도 있게 논의되어 왔다. 태평양 도서국들이 적도 주변에 위치해 있고, 특히 기록 갱신의 고온에 계절과 관계없이 노출된다는 점에서 서병에 대한 대처가 특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모서(冒暑), 중서(中暑), 상서(傷暑) 등2) 상황에 맞게 약을 준비하고 적용한다면 극심한 서기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고통을 경감하고 생명에 도움이 되는, 의료의 본래의 역할을 다할 때 사회적 입지도 보다 확실해 질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의학으로서 한의학은 단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보건의 영역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 가능성을 실현해 감으로써 지역과 국제사회에서 지금의 사람들에게 기여하는 현대의학으로서의 존재감을 더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키리바스 통신 VI에서 계속). 


1) 여기서 열거한 병증들은 필자가 인터뷰 한 마사지 전문가와 또한, 그 치료를 경험한 환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시하였다.

2) 이들 구분은 『동의보감』 서병문의 구분을 따랐다. “서병에는 모서, 중서, 상서의 세 증상이 있다(暑有冒暑中暑傷暑三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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