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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2일 (금)

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22)

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22)

병원에 있으면 소견서나 진단서를 자주 접하게 된다. 아직 진단서는 인턴들이 쓰지는 않지만, 소견서는 자주 접하는 편이다. 특히 장기 입원하는 내과환자들의 경우에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많이 가기 때문에 소견서를 대부분 필요로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점차적으로 인턴들에게도 소견서 양식에 맞추어 작성을 한다. 또 필요한 서류를 첨부하는 등의 연습을 하게 되거나 실제로 그런 업무가 조금씩 넘어오고 있다.



최근 어깨통증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도 그런 경우였다. 학생 아버지가 “유도 특기생인데 운동 좀 그만하게 소견을 써달라”며 담당선생에게 애원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대해 담당선생은 “진단서는 특별히 심한 상처나 골절이 아닌 이상 2주를 끊고 증상 지속시에 연장하는 방식으로 가능하다”며 상세히 설명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말해도 보호자는 막무가내였다. 딱한 사정인 즉, “ 아들이 학교선생으로부터 운동하지 않으면 전학가는 것이 좋겠다”라는 말까지 들었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 그런 선생들이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거짓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아이도 유도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그래서 고민하던 담당선생님은 “진단서상으로는 곤란하다”며 정성들여 소견서를 써주었다. 물론 학생 아버지의 부탁대로 써주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환자와 보호자의 뜻을 정상 참작해 최대한 세심한 배려를 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선을 넘지 않는 것이나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최대한 배려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듯하다. 가끔 환자의 애절한 사연에 선을 넘은 의사의 사견이 들어간 진단서나 소견서를 쓰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될 때가 있다.



진단서와 소견서의 경계선을 구분하는 것도 의료인의 능력과 책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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