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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3일 (토)

김남일의 儒醫列傳 30

김남일의 儒醫列傳 30

兪孝通은 의학에 조예가 깊었던 조선초기의 文臣이다. 1408년(태종 8)에 式年文科에 급제하여 弘文館에 등용되었고, 1427년(세종 9)에는 문과중시에 급제하여 大司成을 거쳐 집현전직제학이 되었다.



弘文館은 궁중의 經籍을 관장하고 文翰에 專力하며 국왕의 자문에 대비하는 일을 맡는 기관이다. 이 기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뛰어난 학술적 능력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大司成은 成均館에 둔 正三品 堂上官으로 儒學과 文廟의 관리에 관한 일을 담당하였는데, 성균관의 으뜸 벼슬이었다. 兪孝通이 이러한 뛰어난 학술적 능력을 요구하는 관직을 계속 맡은 것이다.



그는 1431년 盧重禮 등과 함께 ‘鄕藥採取月令’, ‘鄕藥集成方’을 편찬하였다. ‘鄕藥採取月令’은 약물의 채취시기와 약성, 가공방법 등을 기록한 서적으로 한국 본초학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서적이다. ‘鄕藥集成方’은 ‘醫方類聚’, ‘東醫寶鑑’과 함께 ‘한국의 3대 의서’로 꼽히는 名著로서 몇 가지 측면에서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첫째, 하나의 처방이 3종 이상의 약물로 구성된 경우가 적고 또 3종 이상의 약물이 들어가는 처방이 수록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같은 곳에 3종 이하의 간편한 처방을 기록하여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둘째, 금원사대가류의 의서들이 나온지 이미 100여년이 지난 시점임에도 이들 의서를 거의 인용하지 않고 있고, 그나마 인용하고 있는 처방들은 3종 이하의 약물로 구성된 처방들이다. 이것은 금원사대가의 처방들 가운데 약물의 종류가 많아 우리나라 국산 약재로 수용할 수 없는 처방들은 제외시키는 과정에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인용된 醫論, 處方, 鍼灸法이 대부분 인용서적을 밝히고 있어 학술적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것은 유효통의 학자로서의 풍모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넷째, 鍼灸法에서 子午流注鍼法 같이 고도의 계산을 요구하는 鍼法은 삭제되어 있다. 이것은 저자가 子午流注鍼法을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번쇄한 이론보다는 조선산 약재와 간편한 치료방법의 정립에 초점을 맞춘 ‘鄕藥集成方’의 편집의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 약재를 중심으로 치료책을 강구하고 있는 ‘鄕藥集成方’과 조선산 약재의 감별과 가공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는 ‘鄕藥採取月令’을 간행한 것은 민족의학의 독자적 발전을 염두에 둔 그의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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